음양사 1
Reiko Okano / 세주문화 / 1997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왜 음양사라는 만화를 좋아하는 걸까?'라고 자문한 적이 두 번 있습니다. 한 번은 일본 원판 만화 전질을 구입했을 때이고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저는 가나를 못 읽습니다), 두 번째는 아마존을 통해 만화 음양사의 사운드트랙 (영화 음양사의 사운드트랙이 아닙니다)을 꽤나 비싼 돈을 주고 부득부득 구입한 때였습니다.

   하지만 꽤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오컬트 계열에 취미가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답이 우선 튀어나올 법 하지만 저는 오로지 밝고 맑은 코미디나 액션을 선호하는 쪽이라 그리 수긍이 가지 않고, 오카노 레이코의 그림체를 좋아하기 때문이지 않겠냐는 분석은 사놓자마자 구석에 처박아둔 '팬시 댄스'와 함께 날아가 버립니다.

   가장 비근한 답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음양사의 엑조틱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지만 이 또한 위의 의견들 못지않게 결정적이지 못한 답으로 보이는군요. 하여 지금까지도 음양사가 제게 주는 매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채입니다.

   혹시 이 만화에 빠져 보고 싶으신 분 중 헤이안 시대에 익숙지 않으신 분들은 가급적 유메마쿠라 바쿠의 원작소설을 읽으시거나 겐지이야기 또는 마쿠라노소시 (枕草子) 같은 책을 일독 하신 후에 보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추기 : 이 만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의 과거사도 잘만 꾸며놓으면 좋은 컨텐츠가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삼국유사를 보면 막상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지만 '이렇게 생소할 수가' 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충분히 엑조틱한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매력을 줄 수 있을텐데요.

추기 2 : 영화는 '정말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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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09-1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정말 아니었어요. 보다가 잤다지요.
저도 이 만화책 참 좋아합니다. ^^
바쿠의 원작 소설, 재미있나요?

瑚璉 2004-09-14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anda78 님이라면 원작소설을 꼭 즐겁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한 번 읽어보세요.

Fithele 2004-09-14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오래 전에 비슷한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있는데, 제게는 홈즈와 왓슨의 슬랩스틱 받아치기 같은 두 주인공의 대화 방식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케일이 커지는 10권 이후부터는 별로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panda78 2004-09-1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로마사가 너무 웃겨요. 흐흐흐. ^^피리 불다가 울고..

panda78 2004-09-14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녜, 호련님 공돈이 생기는 그날. 꼭 읽어보겠습니다. ^^

瑚璉 2004-09-15 0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ithelestre Hahn 님의 말씀이 옳습니다. 10권 이후로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줄어들면서 별로 손이 가지를 않지요. 그런데 한 가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번역의 문제입니다. 다뤄지는 내용들이 전문적 배경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것 들인지라 과연 번역에서 이런 내용들을 제대로 옮겨주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 덕분에 내용이 복잡하고, 재미없다라는 평을 사고 있는지도 모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