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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1
Reiko Okano / 세주문화 / 1997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왜 음양사라는 만화를 좋아하는 걸까?'라고 자문한 적이 두 번 있습니다. 한 번은 일본 원판 만화 전질을 구입했을 때이고 (참고삼아 말씀드리면 저는 가나를 못 읽습니다), 두 번째는 아마존을 통해 만화 음양사의 사운드트랙 (영화 음양사의 사운드트랙이 아닙니다)을 꽤나 비싼 돈을 주고 부득부득 구입한 때였습니다.
하지만 꽤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오컬트 계열에 취미가 있는 것이 아니겠냐는 답이 우선 튀어나올 법 하지만 저는 오로지 밝고 맑은 코미디나 액션을 선호하는 쪽이라 그리 수긍이 가지 않고, 오카노 레이코의 그림체를 좋아하기 때문이지 않겠냐는 분석은 사놓자마자 구석에 처박아둔 '팬시 댄스'와 함께 날아가 버립니다.
가장 비근한 답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음양사의 엑조틱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겠냐는 것이지만 이 또한 위의 의견들 못지않게 결정적이지 못한 답으로 보이는군요. 하여 지금까지도 음양사가 제게 주는 매력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채입니다.
혹시 이 만화에 빠져 보고 싶으신 분 중 헤이안 시대에 익숙지 않으신 분들은 가급적 유메마쿠라 바쿠의 원작소설을 읽으시거나 겐지이야기 또는 마쿠라노소시 (枕草子) 같은 책을 일독 하신 후에 보시는 걸 권장드립니다.
추기 : 이 만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우리의 과거사도 잘만 꾸며놓으면 좋은 컨텐츠가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입니다. 삼국유사를 보면 막상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지만 '이렇게 생소할 수가' 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서 충분히 엑조틱한 이야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매력을 줄 수 있을텐데요.
추기 2 : 영화는 '정말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