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타이거! 그리폰 북스 9
알프레드 베스터 지음, 최용준 옮김 / 시공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예전에 '타이거!타이거'를 동서문화사 (였다고 기억되는 곳)에서 나온 책으로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베스터의 다른 글인 '파괴된 사나이'를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 글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책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제 수 십년이 지나 (예, 수 십년입니다) 드디어 다시 출판이 되었군요. 일단 시공사에 감사를 표합니다.

내용은 읽는 분에 따라 호오가 좀 갈리겠지만 일단  처절한 복수극이나  본래적 의미로서의 피카레스크 소설을 즐기시는 분께는 더 없는 선택이 되겠습니다 (아, 제가 처절하다고 말하는 것은 구체적인 묘사가 그렇다기보다는 복수에의 집념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베스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야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장정은 훌륭한 편입니다. 비록 제 취향보다는 제목이 조금 크고 폰트가 힘이 없어보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단, 책을 쫙 펼치게 될 경우 내구성에 대해서는 조금  의심이 드는군요). 

번역은 최용준 씨가 맡았습니다. 저로서는 크게 불만이 없는 분이지만 이번 번역에서는 조금 미진한 면이 나타납니다. 일례로 66쪽의 "흑장수위관이 나타났다"라는 부분이나 74쪽의 "성실 법원에서는..."같은 부분들이지요. 영국사에 대해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라면 65쪽부터 묘사되는 모습들이 영국 왕실의 분위기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기 어렵고, 성실 법원이 실은 誠實法院이 아니라 星室法院이라는 것도 알기 어렵겠지요. 다시 말해 이런 애매한 용어들은 한문이나 영문을 병기해주거나 역자 주를 따로 달아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흑장수위관이 무슨 직인지 모르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잘 쓰이고 잘 만들어진 책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역자가 후기에 희망한 것처럼 여러 판본을 비교해가며 읽을 능력은 없는 독자이지만,  나름대로 읽고 즐기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까요.

추기 : 48쪽의 "Etre entre le marteau et l ' enclume"는 아직도 뜻을 모르고 있습니다. 어줍지 않은 제 프랑스어로는 "곤경에 빠지다" 정도의 뜻으로 해석되는데 프랑스어를 아시는 분의 의견을 기다려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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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thele 2004-06-07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번역판이군요. 구판을 읽은지라 구입에 망설이고 있었는데 사야겠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