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라면 교양 2
하승우 지음 / 뜨인돌 / 200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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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코멘트:
병역과 인권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어 책을 몇 권 읽어본 바 있는데 여전히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는 문제가 몇 가지 있다.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을 인용하여 말해 보자면 "독일의 히틀러나 일본 천황의 세계지배 야욕을 막았다는 점은 인정받아야 할 중요한 성과이지만..."(18쪽)이라고 되어 있는데 과연 히틀러나 일본 천황의 침공을 군사력 이외의 방법으로 막을 수 있었을까? 다시 바꿔서 말하자면 자위에 국한된 정전론을 부인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읽은 주장 중 이를 설득력있게 반박하는 내용은 본 적이 없으며 그 점은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이 점이 반박되지 않고서는 지은이가 주장하는 절대평화의 추구는 그리 설득력이 없다. 더불어 이 책에서는 그리 납득이 가지 않는 가정이 다른 관련서적보다 많은 것도 유감스럽지만 독자의 의견으로 덧붙여 두어야겠다.

권고:
양심적병역거부와 모든 폭력거부, 대체복무 등을 한꺼번에 종합세트로 다룬 것은 그리 성공적인 전략으로 보이지 않는다. 차라리 저런 선정적 제목 대신 양심적병역거부와 대체복무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감을 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니었나 싶기는 하지만 어차피 선택은 각자의 몫.
관련주제에 관해 개괄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이 책보다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쪽을,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위해서라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시민불복종' 또는 '평화의 얼굴'쪽을 추천하고 싶다.

추기: '스크루지도 개심해서 새 사람이 되었고, 놀부도 개심해서 새 사람이 되었다'와 같은 주장(14쪽)이나 '남성은 안도한다, 여성이 군대에 가지 않으므로(그럼으로써 남성성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와 같은 주장(44,49쪽)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추기2: 꿈을 꾸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을 때 치러야 할 댓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는 점도 문제이다.

추기3: 지금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냉전, 대결논리를 체화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국방부의 논리가 실제로 구현화된 군대의 신?

 

읽어볼 만한 관련 문헌:
1.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시민불복종'
2. '평화의 얼굴'
3.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4. '철학이 있는 콜버그의 호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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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망할 겁니다. 중에서
    from 내가 사귀는 이들, 翰林山房에서 2008-10-16 12:49 
    * 호련님의 2008년 9월 9일자 <군대가 없으면 나라가 망할까?> 의 서평 ‘망할 겁니다. 십중팔구는 말이지요.’에서 발췌 * 꿈을 꾸는 것은 훌륭한 일이지만 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을 때 치러야 할 댓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이 없는 점도 문제이다.
 
 
2008-09-09 2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瑚璉 2008-09-10 07:59   좋아요 2 | URL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실 저도 저자가 완전평화주의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군대의 문제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저런 구성을 취했을 거라고 짐작은 하고, 군축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매우 동감합니다.

다만 워낙에 병역논의라는 것이 참여자들의 정치사회적 스탠스가 다양한데다, 주장의 합리성 정도까지 다양한 지라 상당한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전장(!)인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군대를 악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제가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되겠습니다.

어쨌건 이 책이 합리적 논의의 바탕이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만, 솔직히 이 책을 병역거부 운동에 관심을 가지려는 다른 분들께 권했다가 오히려 역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 두렵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