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싼 보석들
드니 디드로 지음, 정상현 옮김 / 고려대학교출판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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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드로라는 이름이 주어지면 무엇이 생각날까?

달랑베르라는 이름까지 옆에 붙어있다면 십중팔구 '백과전서'가 연상될 것이다. 더불어 '백과전서'라는 이름에서는 무언가 따분함이 연상될 터이고... '에밀'과 볼테르의 몇 몇 작품을 빼면 하도 이 시기의 프랑스사상가의 저작을 읽어 본 바가 없어 지리한 이야기를 읽게 될 각오를 하고 구입 후 읽어보니 과연 지리하고, 따분하기는 한데 예상과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보석 bijoux에는 여성의 성기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상당히 외설적인 내용들에다 자신의 문예적, 철학적 의견을 버무려둔 소설이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콩고의 군주 망고귈이 자신의 정령으로부터 받은 아티팩트(여성의 음부가 자신의 연애사건에 대해 직접 말을 하도록하는 효능이 있는 -.-;)를 써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는다 정도가 될 터인데 이 언뜻 보기에는 흥미진진할 듯한 내용이 실제로 전개되는 과정 중 묘하게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글쓴이는 엄숙주의자도 아니고, 페미니스트도 아니지만 글의 내용이 내 수용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당시에 통하던 재담이 시효가 다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건 재미만을 위해 이 책을 드는 건 재고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추천대상자: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없다. '프랑스인들은 연애 이야기 외에는 관심이 없다'라는 편견을 강화하고 싶은 분께는 효험이 있을 것 같긴하다.

비추천대상자: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내 경우는 재미있게 읽었지만)을 읽고 치를 떤 분이라면 아마 견디지 못할 것이고, 조금의 여성비하도 참을 수 없는 분이라면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것이 나을 것이다.

 

추기: 그런데 이 책이 대학교재로 채택되어 있는 모양인데 과연 무슨 과에서 교재로 사용할까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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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0 17: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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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1 08: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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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1 1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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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1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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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1 22: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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