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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드레스메이커 비룡소 그래픽노블
젠 왕 지음, 김지은 옮김 / 비룡소 / 201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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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자신들의 애니메이션을 보며 공주의 꿈을 키웠던 수많은 남자 아이들을 위해, 하루 빨리 이 작품의 영상 제작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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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캡틴. 마이 캡틴.

제주 봄날의 바다는 어땠어요?


4월의 봄날, 

나른한 일요일 오후에요.

캡틴, 뭘하고 있어요?


저는 망루에 올라 먼 바다를 바라봐요.

새파란 제주의 봄바다, 그리고 파란 물결.


이곳에 온지도 어느덧 꽤 되었어요.

확실한 건, 3월 내내 이곳에 

4월에도 여전히 이곳에 있다는 것이죠.


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죠.

고립된 섬과 같이. 변해버린 세상 속에서.




서쪽으로 난 제 방 창밖으로

서구 민담 속의 공주님처럼 바라보고

또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제가 있는 이 곳이 성인지 탑인지

배 한 가운데 주돛대에 달린 망루인지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죠.


그래서 섬이라는 상상도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섬 제주라는

상상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몇 해전, 안식년을 맞은 당신이 

1년 간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렇게 이월, 삼월이 지나고

어느덧 사월의 막바지에 이르러

곧 오월이 됩니다.


캡틴,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아득한 봄날, 문득 안부여쭤봅니다.

문득 내려다 본 방 밖의 바다가 너무 눈부셔서

기억을 새하얗게 태울만치 눈부셔서.



제주 봄날의 바다는, 네, 아름다워요.

알고 있어요. 그래도 당신에게서 또 듣고 싶은 거였어요.


"아름다웠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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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그래요.


캡틴, 저 오늘 상장을 찾았어요.

정확히는 상패(賞牌)네요.


교내 대회에서 받았던 것인데 꽤 근사한 유리 상패에요.

<'인문학&미디어콘텐츠' 프레젠테이션 콘테스트>라고 되어있네요.


당시에는 별 감흥도 느끼지 못하고 그대로 뚜껑 덮어 보관함 째로 

방구석에 두었는데, 새삼 생각나서 꺼내보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유리? 크리스탈? 소재가 꽤 그럴듯해 보이고요. 

이게 나이 먹어 생기는 허울이라는 걸까요?(웃음)

'이런 거 좀 더 모아둘 걸'이라고 생각했다가

'이제 이런 거 좀 모아야겠다'고 생각을 고쳤어요.


그리고 받게 되면 제일 먼저 당신에게 자랑하겠죠.

지금 이 상도 사실 당신 손으로 건네받은 거잖아요. 다 알아요.


뭘 아냐구요? 음, 정확히는 본 것이죠. 똑똑이 봤어요.


당신은 여러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고, 그래서

수여식에 시상하는 역할도 분담할 수 밖에 없었고,

상마다 시상자가 다르도록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진행자의 안내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제 차례가 되었을 때, 계속 당신이 시상했던 것을.

잠깐이지만 분명히 보았고, 알아챘습니다.


세상 누구보다도 공정한 당신이 나중에

'나는 네 점수 제일 박하게 줬는데'라고 알려준 사실을 의심하지 않아요. 

그리고 당신이 직접 나에게 상패를 건네주고 싶어했다는 사실도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그래서 기뻤고, 더욱이 의미있는 상입니다.

오, 선장님. 나의 선장님. 

온세상에 자랑하고픈 나의 스승님. 


"스승의 이름은 제자로 인해 빛나는 것이다."


스스로의 성과보다 제자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시는 스승님.

저도 언젠가 그럴 수 있을까요. "내가 당신 제자다!"

"저 분이 바로 내 스승이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웃음)


오, 캡틴. 마이 캡틴.

상패 하나 찾은 수다가 여기까지 이어졌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모쪼록 평안한 오후 되시길 바랍니다!


-수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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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식사는 했어요?


첫번째 편지부터 밥 얘기라니

너무나 K-국민스럽지 않냐고

할지도 모르지만요.


당신 생각을 하면 

'식사는 하셨을까?'라는 생각부터

떠올리지 않을 수 없어요.


또 굶었죠?

제때 식사하지는 못하더라도

하루 두 끼를 드셔야 하는데

또 연구다 공부가 원고다 이러며

굶으셨을 게 눈에 선해요.


연구실에 전자렌지 두면 뭐해요?

상온보관 즉석식품도 유통기한이 지나는데!


그래서 캡틴, 이번에는 이걸 권해드리고 싶었어요.

바로 '단백질 쉐이크!'(*광고 아님) 식사대용이라

물이나 우유에 바로 타드시면 돼요.


아... 그마저도 귀찮아하실 게 눈에 선하지만

'5분만 투자해서 해결하는 식사'라고 생각하시고

제발 먹어주세요. 미숫가루 비슷한 거에요...


연구 흐름 끊기 싫을 때, 읽던 책 계속 읽고 싶을 때

진짜 잠깐만 시간내서 드시고 하시던 거 마저 하면 됩니다.


쓰러졌다는 소식 또 듣기 싫어요. (몇 년 전 일이지만)

네? 건강 꼭꼭 챙기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는데 이제야 하네요.

제발... 일도 좋은데 먹을 건 먹고 해요. 알겠죠?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수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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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잘 지내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 

안부 여쭙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이 글을 쓰기로 했어요.

바다에 던지는 병 속의 편지처럼,

망망한 이 곳에 제 편지를 올리는 것이죠.


당신에게 닿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어서. 유리병 편지와 같은

해양 불법 쓰레기 투기같은 것이 아니니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요? (웃음)


언제나 생각나요. 당신이.

시시콜콜한 이야기, 이런저런 수다.

전하고 싶은데 이제는-지금은-

그러지 쉽지 않으니까, 그냥 받아요.


그냥 당신이 받는다고 생각하고 쓸게요.

나의 캡틴, 나의 선장님, 나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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