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인스타 닉네임이B월입니다. 


일곱 살 때 처음 읽었던 『무지개 물고기』,

아름다운 홀로그램 인쇄술도 여지껏 마음 속 깊이

간직해온 동화입니다. 오랜만에 서점에서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펼쳐보았다가, 이렇게 만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이 동화의 주제는 '나눔의 미학', 욕심 부리지 말고 나누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무조건 '양보해라'라고 강요하는 것은 조금

마음 아픈 일이 될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무언가를 좀처럼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었습니다. 만일 없는 용기를 쥐어짜서

거절하게 된다면 죄책감과 불안함에 힘들어했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양보

-부드럽고 분명한 거절

-정중하고 진심어린 요청

-거절 당했을 때도 잃지 않는 예의


어린 시절의 저와 친구들이 이런 것들을 배웠다면 어땠을까요.

좀더 즐겁게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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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알라딘


도서 명: 별이 내리는 밤에

도서 정보: 센주 히로시, 열매하나, 2020

 

0. 너에게


안녕. 별을 쫓는 아이. 지금 여행은 어때?

우리 함께 여행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너는 또 새로운 여행을 떠나고, 나는 여기서 너에게 편지를 쓰네.

 

별을 쫓는 아이, 네 덕분에 나는 이번에도 멋진 별들을 볼 수 있었어.

아직도 눈을 감으면 머릿속에 별들의 잔상이 남아서 반짝거리는 것 같아.

하지만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어쩔 수 없이 흐려진다는 것을 잘 알기에


나는 한 가지 수를 내기로 했어. 난 너처럼 사진을 잘 찍지 못하고, 내 어쭙잖은 그림실력은

장대한 별하늘을 옮겨놓기에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렇다면 찾기로 했어.

너와 내가 보았던 밤하늘과 가장 닮은 그림책을 말이야.

 

 

1. 간단한 책 소개를 하자면


별이 내리는 밤에는 제목대로 

별이 쏟아져 내릴 듯한 푸른 밤하늘로 가득 채워진 그림책이야

저자는 일본의 화가 센주 히로시님으로, 이 분이 만든 유일무이한 그림책이라고 하네


본래 자신의 아이와 젊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그리기 시작했는데

점차 자신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 ‘자신을 위한 책이라니

그게 어떤 의미인지 너도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고 믿어


그림책 속 주인공인 사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가 사슴이 되어있고내가 여정을 마친 듯한 기분이 될 테니까 말이야.

 

 

2.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깊은 숲속에 사슴 가족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밤, 아기 사슴이 별똥별을 쫒다 낯선 세상을 마주합니다.

하룻밤 사이의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기한 모험이었습니다.”

 

그림책의 첫 페이지이자

이 책에 등장하는 유일한 활자라고 할 수 있겠네


이것만으로 충분하고, 오히려 없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건 저자의 친절한 배려란 생각이 들어.

 

이어지는 장면들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아.

 

1)아기 사슴이 가족과 함께 초저녁을 맞고 있어. 밤하늘이 맑고 밝은 파랑이거든.

2)가족들 사이에서 아기 사슴 혼자만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하얀 별똥별을 발견해.


3~4) 아기 사슴은 홀로 별 길을 따라, 강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

간간이 돌아보는 이유는 와중에도 망설이는 걸까, 왔던 길을 확인하는 걸까.

5) 그러다 낯선 별빛을 발견했어. 그건 바로 잠든 도시에 밝혀진 불빛이었지.


6~7) 알알이 빛나는 도시는 별과 닮았지만, 어쩐지 황량하고 고독한 기분이 들게 했어.

8) 그러다 도시의 틈새에서 물의 흔적을 발견하고 아기 사슴은 하천을 따라 걷기 시작해.

9~10) 아기 사슴은 강에 다다라, 끝없는 별의 바다를 바라보았어

         조금 지쳤지만 별길을 보며 찬찬히 걸음을 옮겼어.


11) 그리고 다시 한 번, 별똥별이 길을 가리켰지.

12~13) ‘저기, 저곳이야!’ 아기 사슴은 다시 힘을 내어 달려가

           그 사이 동이 트고 별들은 사라지기 시작했어.

14~15) 마침내 엄마 사슴과 아빠 사슴을 발견하지

           사슴 가족은 다함께 아침을 맞이하게 돼.


16) 에필로그로 보이는 둥근 프레임의 그림 속에는 

     사슴 가족이 또다른 초저녁 안에 있어. 모두 다리를 꼿꼿이 펴고 있는 모습이

      이번엔 다 함께 여행을 나서보자고 하는 것 같아.

 


3. 나만의 해석이라면

 

이렇게 아주 아름다운 동화이지만

나는 내내 네 생각을 하면서 이 그림책을 넘겼거든.

그래서 매 페이지에 너의 이야기를 집어넣으며 보았어.

 

이 책을 좌우로 펼치면 왼쪽은 아기 가슴의 경로를 그리는 지도가

오른쪽에는 아기 사슴이 담겨있는 풍경이 그려져 있거든나는 

구불구불한 경로를 따라 매번 다른 위치에서 별하늘을 올려다보는 사슴이 

꼭 각 지역의 별 명소를 찾아다니는 너 같다고 생각했어.


별 보기에 좋은 높은 산, 별빛이 비치는 호수와 강 같은 것들 모두가

네가 보았을 장면과 닮지 않았을까 상상해보았어. 그리고 닮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해.

 

화려하고 황량한 도시 속을 헤매는 사슴 역시 너와 겹쳐보였어.

우리가 태어났던 고향 역시 그리 작지 않은, 오히려 제법 큰 도시였지만-

나와 달리, 너는 훨씬 더 오래 전부터 낯선 도시들 사이에서 적응해야 했으니까.

크고 화려한 도시 속에서 너 역시 자라나고, 자리를 잡고, 점차 근사해졌지만-

너는 꾸준히, 혼자서 훌쩍 별을 보러 갔다는 이야기를 전해오곤 했으니까.

 

그래서 또 한 번 떨어지는 별똥별을 발견하는 사슴의 뒷모습을 보았을 때는,

어느 곳(지역)을 가더라도 밤하늘이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가는 네 뒷모습과 꼭 겹쳐보였어.

 

물론 너를 쓸쓸한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만들 생각은 없어

마침내 아기 사슴을 사슴 가족들을 찾아가잖아만약 네가 이 아기 사슴이라면 

나무 아래서 기다리고 있던 사슴들은 너의 친구 사슴들일지도 모르지.

 

너는 때로 혼자서, 때로 친구와, 때로 친구들과 함께 별을 보러 가는

별을 쫓는 아이야. 그리고 나는 그런 너를 친구로 둔 아주 운 좋은 사람이지.

 


4. 이 책을 선물하려는 이유

 

고마움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데,

기계치인 나는 너처럼 카메라로 별빛을 잡아두는 방법도 모르고,


내 변변찮은 그림실력이라도 발휘해보고 싶지만 네가 보여준 밤하늘의 별을 너무나도 많아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들의 목록을 샅샅이 뒤져서 이 책을 선물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어.

그리고 부족한 글재주일지언정 진심이라도 담은 편지 하나를 더하기로 한 거야.

 

+추신

 

이 편지를 쓰기 시작할 즈음에 너로부터 여행 간다라는 메시지를 받았지. 그걸 보고

한참이나 웃었어. 그즈음엔 이 편지의 제목을 별을 내리는 너에게라고 쓰고 있었는데,

역시 별을 쫓는 너에게라고 고쳐야겠다 싶었지. (별을 쫒는 아이라는 애니메이션 제목과

겹치는 것 같아 가급적 택하지 않으려 했는데 말이야) 너에게 무척 잘 어울려.

 

너는 언제나 별을 쫒아가는 사람이고, 나는

너를 떠올리면 별이 내리는 밤을 눈앞에 그릴 수 있으니까.

 

친구들과 남은 여행 잘 보내다 오고,

다음에 또 나랑 별 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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