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날의 크리스마스
찰스 디킨스 외 지음, 최주언 옮김, 김선정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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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겨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싫어한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갑을 끼고 수면양말을 몇 개씩 겹겹이 신어도 손끝 발끝은 여전히 시렵고, 9월 즈음부터 전기장판을 꺼내기 시작해 5월까지 끼고 사는 내가, 전기장판을 틀지 않는 날은 고작 3개월에 불과하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고온7로 유지해서 겨울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 온도를 유지해야만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여자. 덜덜 떨다보면 숨이 차는 현상까지 일으킬 정도로 추위에 지독히도 약한 여자. 그럼에도 겨울을 마냥 싫다고만 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다른 날과는 다르게 반짝반짝한 거리를 볼 수 있는 까닭은 아닐런지. 겨울에는, 형형색색들의 전구들이 온 거리에 반짝반짝한 빛을 선물한다. 그것은 어쩌면, 사계절 중 어떤 날보다 어둡고 침침하며 암울하게만 느껴지는 긴긴 겨울을 (또 누군가에게는 견뎌내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밝고 따뜻하게 보내길 원했던, 누군가의 예쁜 생각은 아니었을까,하며 지레짐작해본다.

 

 

 

 

책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는 여섯 가지 형태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물한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주는 반짝거리는 이미지처럼 예쁜 이야기들만 가득 담기길 원했지만, 안타까운 이야기들도 있어 아련해지는 마음을 달랠 길 없다. 결국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지 못한 신문팔이 소년 닙시,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이길 바랐던 한 소녀의 이야기,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귀한 것을 팔아 서로에게 필요한 선물을 사준 부부, 왕에게 줄 선물로 사람들을 구해주었던 네번째 동방박사, 노부부를 위한 크리스마스 아침의 깜짝 서프라이즈!,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김질 하게 해주는 글. 와닿아서,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는 글. (짤막한 이야기들이라서 웬만한 줄거리는 생략했다.)

 

 

 

 

* 혹, 신문팔이 소년 닙시네번째 동방박사를 만났더라면, 크리스마스 아침에 산타클로스가 가져온 크리스마스 선물인 꿀케이크를 누구보다 밝게 받아들었을 게다. 그리고 어쩌면,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라면, 하고 바랐을지도 모르지. 차라리 그랬더라면. 아, 닙시. 난 누구보다도, 네가 시리도록 아프구나. 서평을 쓰는 지금은 크리스마스가 많이 지났지만, 늦은 인사.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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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1916-1956 편지와 그림들 - 개정판 다빈치 art 12
이중섭 지음, 박재삼 옮김 / 다빈치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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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얼마 되지 않아, 이 책을 예쁜 동생에게 선물받았었다. 서점에서 읽을 때부터 내 생각이 나 선물하고 싶었다며, 그러면서 배송메시지에 “이들처럼 사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니, 늦었지만 결혼 축하드려요 :-)”라고 적혀있던 메시지. 너무 예쁜 마음을 책 표지에 슬몃 붙여놨는데, 딱 일 년이 지나고 보니, 인쇄문구가 흐릿흐릿하여 하나도 보이지 않는 참사라니. 사진으로 찍어뒀으니 망정이지, 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너무 안타깝다. 사실 이 책은 결혼하고 나서 살짝 읽었었지만, 올해 첫 책으로 다시 완독했다. 책을 선물해준 그녀의 마음을 깊이 되새기며, 차근차근 두손 가지런히 모으고 읽어내려간 책.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제나 내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고 끝없이 힘을 불어넣어 주는 내 마음의 아내, 다정한 남덕군

 

화가 ‘이중섭’이라하면 가장 먼저 ‘소’그림이 생각이 났었다. 역동적인 소, 굳이 사진을 보지 않더라도 강인함이 느껴지는 분위기였는데, 책 속에서는 이보다 더한 로맨티스트가 없을 정도. 편지마다마다에 남덕군을 향한, 그리고 두 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애정이 듬뿍 묻어나오는 까닭에 여전히 남부럽지 않은 신혼생활을 즐기는 나로서도 사랑받는 그의 부인, 남덕군이 참 부러울 따름이었으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또한, 아이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고기, 게, 사슴, 닭을 그려주며, 본인이 곁에 없어 줄 수 없는 애정을 그림을 통해 전달하려 한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보내는 서신에 그려져있는 그림들이 하나같이 더욱 애정깊게 보이는 까닭이었는가보다. 끝으로 가면 갈수록 아이들에게 자전거를 사주겠다는 약속은 점점 더 희미해져만 가고, 종래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되어버렸지만 그것을 위해, (사실 그것의 본질적인 목적은 가족들과의 상봉) 이중섭은 얼마나 노력을 하였던가 말이다.

 

 

 

 

사실 이중섭, 그는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본인의 일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지내는 것이 말이다. 나는 결혼하기 전에도, 결혼한 지금에도 남편의 직업을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하며 살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인의 개인전을 성공리에 마치고 싶어하는 (그것을 대개 남자들의 열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중섭의 마음이 어느정도인지 가늠은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족은, 함께 밥을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리여야만 (한 지붕 아래에 살아야)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가족을 그렇게 그리워하면서도 그림때문에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그의 생활에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것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가들의 특성인가. 생각해보면 이해못할 것도 없지. 누구든, 누군가에게 이해받기 위해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테니까.

 

 

나는 책을 읽은 후에 깨달았다. 결혼선물로 이 책을 받은 나는 얼마나 큰 선물을 받았는가,하고. 이들처럼 사랑하면 좋겠다는 말, 이보다 더 큰 축하의 말은 없었다. (고마워, 현주야. 잘 지내지?) 이들처럼 나도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하며, 그렇게, 살아야지. 이중섭 일가는, 그가 살아생전 그림에 담아내었던 함께 길을 떠나 서로의 손을 잡고 춤을 추며 한 곳에서 머무르고 있겠지. 상상만으로도 벅차는 느낌. (가장 인상깊은 길 떠나는 가족​」, 「춤추는 가족」) 생각해보니 14년 10월에 제주도를 가기 전, 이 책을 읽고 이중섭 미술관을 다녀오겠노라 생각했었는데, 이제와서 다녀올걸,하는 후회로 남다니. 그저 아무 생각없이 걷고 오기만 한 이중섭 거리와 가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이중섭 미술관은 다음에 제주에 가면 꼭 들를 곳.

 

 

 

 

 

 

 

나는 언제나 생각하오. 나의 귀여운 남덕 군은 화공 대향에게는 안성맞춤의, 참으로 훌륭하고 멋진 아내라고, 이토록 대향에게 들어맞는 귀엽고 참된 여인을 하늘이 잘도 베풀어주었다고. 화공대향은 실로 귀여운 남덕을 어떤 방법으로 사랑해야만 남덕의 아름다운 마음에 대향의 애정이 가득히 넘칠는지 지금도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오. 나의 품 안에 포옥 안기는 자그마하고 귀여운 단 한 사람인 나의 아내여, 안심하고 나를 믿고 기다려주오. 우리 부부보다 강하고, 참으로 건강한 부부는 달리 또 없을 게요. 대향은 남덕이를 믿고 남덕이는 대향을 또한 믿고 있지 않소? 세상에 이처럼 분명한 사실이 또 어디 있겠소. 나는 지금 남덕이를 포옹하고 나의 큰 가슴은 울렁이고 있소. 어떤 일이 우리 네 가족 앞에 닥치더라도 조금도 염려할 것은 없소. p25

 

 

 

 

나만의 남덕아! 이 대향이 힘껏 안아줄게, 조용히 눈을 감고 나의 가슴속을 들여다보며 나의 가슴에 귀를 대고 심장이 노래하는 사랑의 노래를 들어주오. 남덕은 이 대향의 것이오. 나는 당신을 얼마나 어떻게 소중하게 해야 좋은지 오직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소. 나는 소중하고 소중한 당신의 모든 것을 어루만지고 있소. 그 포동포동한 당신의 손으로 대향의 큰 몸뚱아리 모든 곳을 부드럽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어루만져주오. 더욱 힘껏 꼬옥 안읍시다. p58-59

 

 

 

 

 

 

 

 

 

빨리빨리 아고리의 두 팔에 안겨서 상냥하고 긴긴 입맞춤을 해주어요. 언제나(지금도) 상냥한 당신 일로 내 가슴은 가득 차 있소. 하루빨리 기운을 차려 내가 좋아하고 좋아하는 발가락 군을 마음껏 아루만지도록 해주시오. ! 나는 당신을 아침 가득히, 태양 가득히, 신록 가득히, 작품 가득히, 사랑하고 사랑하고 열애해 마지않소.

 

나의 끝없이 귀여운 사람, 내 머리는 당신을 향한 사랑의 말로 가득 차 있소. 다정하고 다정하게 받아주시오. 내 최애의 어여쁘고 소중한 정다운 사람, 나의 둘도 없이 훌륭한 남덕 군, 지금은 428일 아침이오. 일찍 일어나서 세수하고 작품을 앞에 놓고 뜰에 우거진 신록의 잎사귀들이 아침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면서 당신의 아름다운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있소. 화공 구촌은 당신을 사랑하고 사랑해서 가슴 가득 설레는 이 열렬한 사모를 어찌해야 좋을지 모릅니다.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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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전합니다 - 마음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전하는 엽서 컬러링북
김홍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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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무언가를 끊임없이 꼼지락거리면 아이가 두뇌발달을 하는 데 일조한다는 말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나는 손으로 꼼지락거리며 만들 수 있는 그 모든 것에 대해 재능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 아이를 잉태하게 되면 색칠공부를 해야지,했다. 나는 색채의 조화에도 별로 뛰어나지 않기때문에 색깔이 예쁘지 않으면 어쩌지 하며 스트레스를 받을지언정,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그래도 참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이사 후 시기가 또 연말인만큼 남편 J군의 잦은 회식과 야근으로 또다른 취미를 가져야지, 생각하고 있던 찰나에 번뜩 떠오른 그것, 컬러링북을 찾아보던 와중에 기분좋은 서평이벤트에 짜잔,하고 당첨이 되어 좀 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었던 마음까지 알록달록해지는 색.칠.공.부 :D

 

 

 

 

 

가장 처음 색칠했던 그림

이 그림이 가장 먼저였던 이유는,

겨울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까닭에 얼른 여름이 왔으면 하는 바람.

그런데 색칠을 하다보니, 오른편엔 코트도 있었다. 큭.

 

 

 

 

 

 

가장 정성스레 색칠한 것 같은, 내 첫 번째 :D

 

 

 

 

첫 번째는, 첫 번째답게, 그이에게 엽서를 써주었다.

매년 크리스마스 카드에 써주다가 올해는 이렇게 내가 색칠한 엽서에 주니,

마음이 가득가득 환해지는 느낌.

원래 이 색인 것 같다며 칭찬해주는 J군의 말에 어깨도 왠지 으쓱으쓱해지고.


 

 

 

 

 

 

 

 

 

 

 

 

 

 

색칠한 순서대로 나란히 나란히♩

 

 

 

 

첫번째 냉장고. 너무 부러웠다! 저렇게 그득그득 채워져있는 냉장고라니!

내가 색칠을 하면, 우리집에도 그득그득 채워질 것만 같은 느낌.

참고로 나는 계란이라던 저것을, 계란이라고 생각을 못하고 망고라고 생각하고 칠했다 ;_;

 

 

두번째 구두그림은 정말 예쁘게 칠하고 싶었는데, 그래서 마지막에 할까 하기도 했는데,

결국은 망쳐버렸다. 아주아주, 빨간 구두를 그려주고 싶었는데, 색연필이 연하기도 했고.

색깔을 오묘하게 섞어버리기도 해서... 그런데 지금보니 보자기도 그렇고 완성이 아니네.

 

 

 

퇴근 후에 피곤함이 밀려와도 틈틈이 단 몇 십 분이라도 색칠공부를 할 시간을 가지며,

무슨 색을 칠할까? 하며 기분좋은 고민도 하고,

내 색연필은 32색으로 많은 색깔이 아니기에 이런저런 색깔을 혼합해서 칠하기도 하고.

 

 

 

 

 

한 가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나는 연두색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것.

뭘 칠하려고 아무 생각없이 색연필을 집어들면 연두색 혹은 초록색이라서 혼자 낄낄거리기도 하면서 :D

 

 

 

 

 

 

 

 

 

 

다 그린 것 중 J군에게 쓴 엽서말고는 모두 화장대 옆에 붙여놓았다.

벨라 전시회를 열었다고 깔깔거리며, J군에게 구경오라고, 어때? 으하하하하! 거리기도 하고 :)

 

 

 

 

 

 

 

아직도 색칠할 것은 일곱 장이나 남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같은 그림이 두개씩이라는거.

사실 한 번 칠했는데 또 다시 칠하고 싶지는 않을 것 같아서,

편지식으로 되어있는 나머지 한 세트는 친구에게 줄 예정.

 

 

 

 

 

 

오늘은 생각보다 눈이 일찍 떠져서, J군 책상에 크리스마스 트리도 놓고, 클래식도 틀어놓고,

두어시간 색칠공부에 열중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 예쁜 느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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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
박경희 지음, 김인옥 그림 / 고려문화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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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보고 사는 사람 아니, 자식이 전부인 사람. 자식을 위해 뭐든지 했고, 할 수 있으며, 해야만 했던 사람. 본인 입으로는 들어가는 것이 없더라도 자식이 잘 먹으면 그것으로 배부르다고 하는 사람, 자식이 아프면 밤을 꼬박 새우고, 자식이 웃으면 그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 나의 엄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나를 키워준 엄마에게 나는 지독히도 무뚝뚝한 딸년이다. 말 한 마디라도 정답게 한 적 없고, 이유없는 웃음을 살살 내비친 적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세상 가장 부러운 건, 함께 쇼핑을 다니고, 여행을 다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다. 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어릴때부터 일을 하는 엄마를 둔 까닭에 사소한 무엇을 하나 함께 하는 것조차도 내게는 그저 부러움의 대상으로 간직해야만 했다. 그래서일까. 그 모든 것들이 마음에 켜켜이 쌓여 지금 엄마에게 하는 행동들 하나하나가 그렇게 인색할 수가 없다. 마음은 그게 아니면서 튀어나온다는 말들이 죄다 바람처럼 차다. 이를테면, 올해 쉰둘, 갱년기 증상을 읊으며 “갱년기인가봐.”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그 나이되면 다 그렇지, 뭐.” 라고 말하는 쌀쌀맞은 딸년인 동시에, 갱년기에 좋은 각종 호르몬제를 찾아보고 있기도 한 나는 어쩌면 지독히 모순적인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올해 나이 쉰둘, 갱년기에 접어든 엄마를 좀 더 이해하고 싶어서 집어든 책이기도 했다.

 

 

 

 

 

 

 

책에는 50대가 되면 보편적으로 이렇더라 저렇더라가 아닌, 저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풀어놓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저자는 폐경을 인정하고, 퇴직한 남편과 함께 살며, 새로운 취미를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가족인 손주가 생기기도 한다. 유언장, 묘비명을 미리 써보기도 하고, 부부애와 우정을 이야기하기도 하며, 중년에 피해야 할 꼴불견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저자는 본인의 이야기 외에도 흔히 있을 법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와 여러 영화와 책, 시도 접목시켜 공감을 이끌어내고 이해를 돕고 있기 때문에 ‘여자 나이 오십’이라는 책의 제목만 보고 지레 겁먹었던 젊은 이들에게 조금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나에게는 ‘엄마를 이해하기 위한’이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아직 이십대 후반에 들어서는 내가 읽기에도 부담스럽거나 불편함, 또 그렇다고 거리감이 심하지도 않은걸 보면, 같은 ‘여자’라는 공통된 姓으로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일종의 애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 <호프 스프링즈> , <죽어도 좋아> ,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 <마더> , <아무르> , <사랑한 후에 남겨진 것들> , <글로리아>

황지우 「늙어가는 아내에게」 , 최영철 「쑥국-아내에게」

앙드레 고르 「D에게 보낸 편지」 (이 책은 꼭 사서 읽어봐야겠다.)

 

 

 

 

 

 

 

 

책을 읽는 도중에도, 읽고 난 뒤에도, 책이 시사하는 바는, ‘여자’였다. 나이가 얼마든 그에 상관없이 여자는 여자, 그 뿐이었다. 나는 J군에게 “나는 당신에게 언제나 여자였으면 좋겠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아이를 낳아 기르거나 먼 훗날, 주름이 얼굴을 뒤덮는 순간에도 희망하는 바이기도 하다. 올해 나이 쉰둘, 정장바지보다 스키니진을 즐겨 입고, 구두보다 운동화를 즐겨 신는 엄마에게 “엄마, 이런 옷은 어때?” “싫어.” “왜? 집에 이런 비슷한 옷 있잖아.” “그건 나중에 입으려고 안 입었어. 그건 너무 나이 들어보이잖아.” “엄마 나이 사람들은 이런 옷 많이 입어. 엄마는 너무 엄마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옷을 입잖아.” 생각해보니 엄마는 엄마가 말하는 소위 ‘나이 들어 보이는 옷’을 입으면 정말 안 어울린다. 그냥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내 욕심이었지. 나의 엄마 역시도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고, 누구보다 엄마 스타일을 잘 아는 사람도 엄마일텐데, ‘엄마 나이가 있으니까.’라고 생각했던 못난 딸년,임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만간 엄마에게 예쁜 스키니진을 하나 사드리고 그 위에 이 책, 「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를 함께 넣으면서 엄마의 생기 가득한 오십대의 청춘을 응원해야지.

 

 

 

 

 

 

 

 

오타 p172 , 16째줄 : 갸녀린 ▶▶▶ 가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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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 - 일상처럼 생생하고, 소설처럼 흥미로운 500일 세계체류기!
정태현 지음, 양은혜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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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의 가슴속엔 자신만의 안나푸르나가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만의 안나푸르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곳으로 가려는 내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내가 피하려고 했던 위험들은 무엇일까? 성공, 이 한마디를 뺀다면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안전한 삶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 알 수 없었다. 나는 길을 잃었다. _p22

 

 

여행은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둘 중 어떤 것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실행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학생일 때 여행을 하려고 하니 돈이 부족했고,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어서 여행을 하려고 하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거들떠보지도 않던 여행서적을 부러 찾아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했지만, 그 중에는 마치 미션클리어하듯 꽝꽝꽝! “나 여기여기 다녀왔어요~”하는 식도 많아서 중간에 덮은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신기하지. 어디를 여행했는지도 모르고 그저 읽기 위해 들었던 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 그런 이야기 말고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는 없습니까?” 업무상 만나는 사람과의 자리에서 브라질 GDP는 어쩌고, 중국 시장 상황은 저쩌고 하며 금융에 대한 이야깃거리만 떠들어대는 가 받은 질문이다. 그런데 저자, 웃기다.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주겠다고 시작한 것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첫 번째였다. 다녀오면 괜찮은 이야깃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출발했던 자전거여행. 하지만, 중도포기하고 만다.

 

그 누구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저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며 앞으로 달릴 뿐이었다. 성공에는 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채워질 수 없는 것, 어쩌면 그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인생에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p17

 

이유인즉슨, 자전거 여행에는 같은 은행에서 은퇴한 50대 중년 남성 세 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자전거를 타다가 중도에 넘어지고 만다. 하지만 앞서가던 두 명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20시간 안에 돌파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넘어진 오랜 친구를 길 위에 버려두고 떠나버리기 때문. 그리고 는 회사에 사표를 낸다. 여행을 하기 위해. 하지만 그의 여행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다. 아내의 모국인 캐나다에 가기 위해 토론토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데, 받을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것! 까닭은 인종차별. 그는 과연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북극곰이 나타나면 어쩌지? (캐나다) 분명 98번의 숫자부터 팔 굽혀펴기를 했을걸? 허풍쟁이 잭 (미국) 관광가이드가 되기 위해 몇 년간 해야 하는 경찰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사람 (쿠바) 충분한 돈을 벌기 때문에 평일은 점심때만 문을 여는 레스토랑 (콜롬비아) 아직 여행을 끝마치치 못한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 (페루) 등산화를 닦아주는 어린 남매 / 죽음의 라이딩 (볼리비아) 자신을 볼 때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치과의사에서 광대가 되기로 결심한 타일러 (아르헨티나) 티켓 없이 지하철에 탑승하는 것도,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다운받는 것도, 무단횡단도, “안 돼!” (독일) 단순히 초코플라(마시는 푸딩)와 더치프라이가 암스테르담에 가는 목적이었던 오마르 (네덜란드) 요구르트를 먹기 위해 갔던 (불가리아) 채식주의자와의 대화1 (세르비아)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보스니아) 히피가 되어버린 4년 만에 만난 미카엘 (체코) 인종차별하는 네오나치 녀석들 (우크라이나) 마쿠에게 가장 소중한 것, 할머니의 토마토소스 (루마니아) 채식주의자와의 대화2 / 스고이, 굉장한 사나이 (터키) 열 살 파브레의 술, 아이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는 어른들을 꾸짖다 (조지아) 독서여행,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란) 외국인 노동자에게서 한국을 듣다 (오만) 사례금이 툭툭 기사들에게 주는 행복 (스리랑카) 거지가 모스크 앞에 있는 이유, 당신은 거지가 아닌가? / 친구의 의미 / 500명의 낙타몰이꾼 중 같은 낙타몰이꾼이 될 확률 / 노트북의 재탄생 (인도)

 

 

 

 

자네를 못 움직이게 한 것은 기차표가 아니라 자네가 세운 계획일세. 그 누구도 자네에게 그 계획을 강요한 적이 없네. 자넬 구속하는 건 바로 자네 자신일세.” _p32

 

책은 일반 여행서적과 마찬가지로 지역 혹은 나라를 설명하기보다, 본인의 여행목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을 말하고, 그 소통들로 본인이 느꼈던 바를 독자들에게 전달시킨다. 물론 이해하는 건 독자의 몫이고. 여담으로, 저자가 그랬듯, J군의 친구 중 세계일주를 하기 위해 사표를 쓴 사람이 있다. 우리는 하지 못하는 일이라 멋지다, 정말 멋진 일이야!”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다녀오면 뭐하려고 하지?”하는 오지랖도 함께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응원해주는 것이 그 친구를 위한 것 같다. 저자는 여행을 마치기 전, 이미 본인이 지쳤음을 토로한다. 하지만 쉬이 여행을 끝낼 수가 없다. 어떻게 시작한 여행인데. 내가 회사에 사표까지 쓰고 온 여행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겠지. 그 여행을 끝내기란 참 힘들었을 듯한데, 그런 저자가 멋있고, 또 멋있다.

 

 

 

 

오타 p80 , 8째줄 : 하늘은 파랬고 구름은 하앴다. ▶▶▶하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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