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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날의 크리스마스
찰스 디킨스 외 지음, 최주언 옮김, 김선정 그림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겨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싫어한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장갑을 끼고 수면양말을 몇 개씩 겹겹이 신어도 손끝 발끝은 여전히 시렵고, 9월 즈음부터 전기장판을 꺼내기 시작해 5월까지 끼고 사는 내가, 전기장판을 틀지 않는 날은 고작 3개월에 불과하다.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고온7로 유지해서 겨울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 온도를 유지해야만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여자. 덜덜 떨다보면 숨이 차는 현상까지 일으킬 정도로 추위에 지독히도 약한 여자. 그럼에도 겨울을 마냥 싫다고만 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다른 날과는 다르게 반짝반짝한 거리를 볼 수 있는 까닭은 아닐런지. 겨울에는, 형형색색들의 전구들이 온 거리에 반짝반짝한 빛을 선물한다. 그것은 어쩌면, 사계절 중 어떤 날보다 어둡고 침침하며 암울하게만 느껴지는 긴긴 겨울을 (또 누군가에게는 견뎌내야만 하는 삶을 살아야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밝고 따뜻하게 보내길 원했던, 누군가의 예쁜 생각은 아니었을까,하며 지레짐작해본다.
책 「여섯 날의 크리스마스」는 여섯 가지 형태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독자에게 선물한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가 주는 반짝거리는 이미지처럼 예쁜 이야기들만 가득 담기길 원했지만, 안타까운 이야기들도 있어 아련해지는 마음을 달랠 길 없다. 결국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지 못한 신문팔이 소년 닙시,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이길 바랐던 한 소녀의 이야기,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귀한 것을 팔아 서로에게 필요한 선물을 사준 부부, 왕에게 줄 선물로 사람들을 구해주었던 네번째 동방박사, 노부부를 위한 크리스마스 아침의 깜짝 서프라이즈!,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김질 하게 해주는 글. 와닿아서, 몇 번이고 다시 읽게 되는 글. (짤막한 이야기들이라서 웬만한 줄거리는 생략했다.)
* 혹, 신문팔이 소년 닙시가 네번째 동방박사를 만났더라면, 크리스마스 아침에 산타클로스가 가져온 크리스마스 선물인 꿀케이크를 누구보다 밝게 받아들었을 게다. 그리고 어쩌면, 매일매일이 크리스마스라면, 하고 바랐을지도 모르지. 차라리 그랬더라면. 아, 닙시. 난 누구보다도, 네가 시리도록 아프구나. 서평을 쓰는 지금은 크리스마스가 많이 지났지만, 늦은 인사.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