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 - 일상처럼 생생하고, 소설처럼 흥미로운 500일 세계체류기!
정태현 지음, 양은혜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1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이의 가슴속엔 자신만의 안나푸르나가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만의 안나푸르나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곳으로 가려는 내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내가 피하려고 했던 위험들은 무엇일까? 성공, 이 한마디를 뺀다면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안전한 삶이 아닌,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이란 어떤 삶일까? 알 수 없었다. 나는 길을 잃었다. _p22

 

 

여행은 돈과 시간을 필요로 하기에 둘 중 어떤 것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실행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학생일 때 여행을 하려고 하니 돈이 부족했고,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어서 여행을 하려고 하니,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부터 거들떠보지도 않던 여행서적을 부러 찾아보며 대리만족을 하기도 했지만, 그 중에는 마치 미션클리어하듯 꽝꽝꽝! “나 여기여기 다녀왔어요~”하는 식도 많아서 중간에 덮은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신기하지. 어디를 여행했는지도 모르고 그저 읽기 위해 들었던 책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 그런 이야기 말고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는 없습니까?” 업무상 만나는 사람과의 자리에서 브라질 GDP는 어쩌고, 중국 시장 상황은 저쩌고 하며 금융에 대한 이야깃거리만 떠들어대는 가 받은 질문이다. 그런데 저자, 웃기다. 그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주겠다고 시작한 것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첫 번째였다. 다녀오면 괜찮은 이야깃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출발했던 자전거여행. 하지만, 중도포기하고 만다.

 

그 누구도 현재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저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며 앞으로 달릴 뿐이었다. 성공에는 천장이 존재하지 않았다. 채워질 수 없는 것, 어쩌면 그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랐다. 나는 인생에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p17

 

이유인즉슨, 자전거 여행에는 같은 은행에서 은퇴한 50대 중년 남성 세 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자전거를 타다가 중도에 넘어지고 만다. 하지만 앞서가던 두 명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20시간 안에 돌파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넘어진 오랜 친구를 길 위에 버려두고 떠나버리기 때문. 그리고 는 회사에 사표를 낸다. 여행을 하기 위해. 하지만 그의 여행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다. 아내의 모국인 캐나다에 가기 위해 토론토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데, 받을 수가 없게 되어버린 것! 까닭은 인종차별. 그는 과연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북극곰이 나타나면 어쩌지? (캐나다) 분명 98번의 숫자부터 팔 굽혀펴기를 했을걸? 허풍쟁이 잭 (미국) 관광가이드가 되기 위해 몇 년간 해야 하는 경찰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사람 (쿠바) 충분한 돈을 벌기 때문에 평일은 점심때만 문을 여는 레스토랑 (콜롬비아) 아직 여행을 끝마치치 못한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 (페루) 등산화를 닦아주는 어린 남매 / 죽음의 라이딩 (볼리비아) 자신을 볼 때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치과의사에서 광대가 되기로 결심한 타일러 (아르헨티나) 티켓 없이 지하철에 탑승하는 것도, 인터넷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다운받는 것도, 무단횡단도, “안 돼!” (독일) 단순히 초코플라(마시는 푸딩)와 더치프라이가 암스테르담에 가는 목적이었던 오마르 (네덜란드) 요구르트를 먹기 위해 갔던 (불가리아) 채식주의자와의 대화1 (세르비아)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보스니아) 히피가 되어버린 4년 만에 만난 미카엘 (체코) 인종차별하는 네오나치 녀석들 (우크라이나) 마쿠에게 가장 소중한 것, 할머니의 토마토소스 (루마니아) 채식주의자와의 대화2 / 스고이, 굉장한 사나이 (터키) 열 살 파브레의 술, 아이에게 자신의 옷을 입히는 어른들을 꾸짖다 (조지아) 독서여행,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란) 외국인 노동자에게서 한국을 듣다 (오만) 사례금이 툭툭 기사들에게 주는 행복 (스리랑카) 거지가 모스크 앞에 있는 이유, 당신은 거지가 아닌가? / 친구의 의미 / 500명의 낙타몰이꾼 중 같은 낙타몰이꾼이 될 확률 / 노트북의 재탄생 (인도)

 

 

 

 

자네를 못 움직이게 한 것은 기차표가 아니라 자네가 세운 계획일세. 그 누구도 자네에게 그 계획을 강요한 적이 없네. 자넬 구속하는 건 바로 자네 자신일세.” _p32

 

책은 일반 여행서적과 마찬가지로 지역 혹은 나라를 설명하기보다, 본인의 여행목적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을 말하고, 그 소통들로 본인이 느꼈던 바를 독자들에게 전달시킨다. 물론 이해하는 건 독자의 몫이고. 여담으로, 저자가 그랬듯, J군의 친구 중 세계일주를 하기 위해 사표를 쓴 사람이 있다. 우리는 하지 못하는 일이라 멋지다, 정말 멋진 일이야!”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다녀오면 뭐하려고 하지?”하는 오지랖도 함께 드는 것도 사실. 하지만 지금은 무조건 응원해주는 것이 그 친구를 위한 것 같다. 저자는 여행을 마치기 전, 이미 본인이 지쳤음을 토로한다. 하지만 쉬이 여행을 끝낼 수가 없다. 어떻게 시작한 여행인데. 내가 회사에 사표까지 쓰고 온 여행인데. 하는 생각이 들었겠지. 그 여행을 끝내기란 참 힘들었을 듯한데, 그런 저자가 멋있고, 또 멋있다.

 

 

 

 

오타 p80 , 8째줄 : 하늘은 파랬고 구름은 하앴다. ▶▶▶하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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