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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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난 공지영의 소설은 매우 좋아하지만 산문집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도 읽다가 만 책 중의 하나다. 그런 내가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이 책은 산문집이라고 하기보다는 작가가 아닌 엄마의 입장에서 딸에게 보내는 짤막한 편지 형식으로 되어있다. 또한 제목부터가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는 위로의 말이 마음에 콕 와닿는 이 책이 그렇게도 마음에 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지영은 자신의 딸 위녕에게 쓰고 있지만, 읽는 나는 내가 위녕이 되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엄마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듯 소근소근 얘기하는 착각에 빠졌다. 여기서 공지영은 딸에게 충고나 잔소리 대신에 사랑, 우정, 직업, 삶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 한다.

 

 

특히 '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를 만나라'는 읽고서 머리가 띵했다. 난 사람을 만날 때 '내가 사랑하는 혹은 나를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라' 혹은 '능력있는, 배려하는, 착한 남자를 만나라' 등등 수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지만, 잘 헤어질 수 있는 남자? 이 부분을 읽고서는 '아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랑에 대해 위녕에게 얘기해주는 엄마 공지영은 사랑을 할 땐 남보단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얘기를 한다. 나 역시 정말 좋아했던 사람과 헤어졌을 때 항상 짧게만 느껴졌던 하루 24시간이 너무 길어서 당황했던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이 없으면 뭘 해야할지 생각해 본적도 없는 상황에서 그사람과 함께 했을 때 나에 대해 투자한 시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왠지 허무함까지 들었었다. 그래서 다시 사랑을 할 때에는 나에게 투자할 시간은 어느정도 남겨놓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었다. 난 지금 다시 사랑을 하고 있지만, 나만의 시간을 혼자 어떻게 보내야하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나하나씩 늘려가다보면 할 줄 아는게 많아지겠지?

상처 받을까 하는 두려움은 잠시 미뤄두자. 예방주사도 자국이 남는데 하물며 진심을 다하는 사랑이야 어떻게 되겠니? (p25)

또한 공지영은 많이 사랑할까 봐 두려워하지 말아라. 믿으려면 진심으로. 그러나 천천히 믿어라. 다만, 그를 사랑하는 일이, 너를 사랑하는 일이 되어야 하고, 너의 성장의 방향과 일치해야 하고, 너의 일이 윤활유가 되어야한다.(p179)라고 얘기해주고 있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때는 취업이라는 구렁텅이에서 허우적허우적 거렸을 때였는데, 이 부분을 읽고서는 내가 왜 취업에 대해 그렇게 힘들어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다 읽은 지금은 만족하진 않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서 날갯짓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직면하는 것, 회피하지 않는 것,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충분히 거기에 상응한 고통을 겪는 것.  그래, 충분히 거기에 상응한 고통을 겪어 내는 것, 그래야 젊은 시절의 고난이 진정 값어치가 있게 되는 거지.(p241,242) 이 부분을 읽고서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이 처음하는 일이니 당연히 힘들겠지만 그래도 나중에 가서는 '그 때 좀 더 열심히할껄..' 이라는 후회를 하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내가 넓은 아량으로 사람들을 대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계기를 만들어준 책이 아닌가싶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구지 정독하지 않고도 책장에서 생각날 때마다 꺼내어 볼 수 있는 그런 책 같아서 꼭 보듬 듯 내 가슴에 한구절 한절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관대한 내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하루! '오늘 지금 이 순간만이 네가 사는 삶의 전부, 그러니 온몸으로 그것을 살아라'(p98)

 

 

 

 

 

 

책 속 밑줄 긋기

 

 


 



상처는 분명 아픈 것이지만 오직 상처받지 않기 위해 세상을 냉랭하게 살아간다면 

네 인생의 주인 자리를 '상처'라는 자에게 몽땅 내주는 거니까 말이야.

상처가 네 속에 있는 건 하는 수 없지만, 네가 상처 뒤에 숨어 있어서는 안되는 거잖아.

 

p 71

 

 

 

너는 아직 젊고 많은 날들이 남아 있단다. 그것을 믿어라.

거기에 스며 있는 천사들의 속삭임과 세상 모든 엄마 아빠의 응원 소리와 절대자의 따뜻한 시선을 잊지 말아라.

네가 달리고 있을 때에도 설사, 네가 멈추어 울고 서 있을 때에도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p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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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미 - 렉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소피 킨셀라 지음, 이지수 옮김 / 황금부엉이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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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억상실'이라는 뻔한 레파토리의 소재, 과연 어떤 이야기일 것인가.

 

 

그녀의 이야기는 렉시가 25살 금요일 밤 찌질한 남자친구 데이브에게 바람맞고 술을 먹고 교통사고가 난 후 여느때처럼 일어났는데, 장소는 병원. 자신은 병원에서 일어난 게 어젯밤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3년이 지난 후였다. 더 놀라운 것은 그녀는 3년동안 식물인간 상태가 아니었고 완벽한 남자인 에릭과 결혼도 했고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었다는 점과 부장으로 승진을 했다는 점, 그리고 함께 놀던 친구들은 그녀의 곁을 떠났다는 점. 그러나 그녀는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지난 3년간의 기억은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하는 것인가? 그녀는 기억을 찾으려고 하지만 모든게 헛수고인 걸 알고 고통스럽지만, 그 안락한 생활에 안주하고자 적응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들의 냉대를 견디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너무도 완벽한 에릭의 태도에 질리게 된다. 그러던 중 내연남인 존의 등장에 머릿 속은 엉망이 되어버린다. 존은 처음에 자신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증거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다가 존의 집에 가게 되었는데, 그의 집엔 해바라기로 가득했고 그녀가 잃어버린 기억 중 그와 함께 있을 때 등나무 아래서 찍은 사진을 보게 된다. 그녀는 사진 속에서 그 누구보다 행복할 수 없다는 웃음으로 지금의 그녀를 맞이 한다. 또한, 렉시의 고백으로 친구들을 되찾게 되고 회사에서 그 친구들을 구제하려다 자신까지 내쫓기게[?] 되는 현상이 초래된다. 그녀는 결국 에릭과는 이혼하고자 마음먹고 집을 나와 친구들과 동업을 하는데... 그러던 중 길을 지나다 귀에 익은 노래가 들리게 된다. 그것은 내연남이었던 존과 함께 들었던 그 노래! 그녀는 그 기억의 한끝자락을 붙잡고 존의 집으로 한달음에 달려가게 되고 조금씩 기억을 한조각씩 되찾게 된다. (물론 모든게 생각나는게 아니었지만..) 그리고 이 책은 끝이 난다.

 

 

마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예쁘지는 않은 몸매를 3년간 가꾸고 고르지 않아 놀림을 자주 받았던 뻐드렁니를 교정한 렉시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가진 여자로 등장한다. 극적인 반전도 없는 렉시에 부러움과 나름 불쾌한 감정이 일기는 했지만, 그녀가 그 기억에 없던 3년간 일을 한 모습들을 책을 통해 비추어 본다면 그녀는 일할 때만큼은 내가 꿈꾸는 그런 직장여성이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정도 많고 유쾌발랄한 그녀가 3년간 친구들을 잃었을 때 무엇으로 지탱할 수 있었을까 의아해하기도 했다. 혼자서는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통통튀는 그녀가 지탱할 수 있었던 한가지는 존이 아니었을까? 존은 기억을 잃기 전이나 잃은 후에나 렉시가 그를 사랑하는걸 보면 어쩔 수 없는 사랑이 있긴 있구나 싶었다.

 

자유분방하지만 얽매일 게 없는 25살 VS 완벽하고 철두철미한 28살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두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을 것으로 짐작한다. 난 자유분방한 25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일 욕심이 많은 나는 렉시가 그 3년 사이 그녀가 일을 진행했던 것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난 자유분방하지만 일 처리는 똑바른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 한가지 짚어볼 것은 그녀가 사고가 난 경위라던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녀가 기억상실을 잃을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가 난 뭔지 아직도 모르겠다는 점이다. 그냥 기억상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덮어두기에는 복잡하고 미묘한 무언가가 많았던 것만 같은데, 그저 흘러가는 듯이 책을 끝낸 게 아쉽기만 하다.

 

 

 

 

난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아닌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하고 가지고 있는 것에 소중함을 느끼자'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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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네몽's 그림일기 2 + 사랑 중
김네몽 지음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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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남의 일기를 들추어보는 기분이란... 아마 세상에서 그것보다 재미있는 일은 없을 것만 같다. 오래 전에 쓴 내 일기를 보면 '아 내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내용들도 있고, '아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며 찢어버리고 싶은 부분들도 있다. 하지만 일기라는 자체가 내가 살아온 하루를 그 조그만한 노트 위에 슥슥 써내려가는게 아닌가싶다. 나도 그림에 조금이나마 소질이 있었다면 초등학생 이후로 계속 그림일기를 썼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림엔 전혀 소질이 없기때문에 그냥 글로만 썼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일기엔 그림 한 점이 없다(-_-)..

 

 

 

<김네몽's 그림일기2+사랑중>이란 이 책은 <김네몽's 그림일기>와 <사랑中 단편 Ver> 이렇게 두 종류로 나누어져 있는데, <김네몽's 그림일기>는 아이크림을 눈두덩이에 바르는 실수를 저지르거나, 특별한 저녁을 먹으려고 이리저리 레시피를 찾다가 결국은 김치볶음밥을 해먹거나, 유부초밥을 5분만에 해 먹는 방법을 알려주는 둥... 특별함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로 짜임새를 이루고 있어서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듯 하다. 그에 반해 <사랑中 단편 Ver>는 연인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갈등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들을 이끌어내주고 있다. 나 역시 연애중이기때문에 이런저런 사소한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갈등은 없었던 듯하다. 아마 연애기간이 그리 길지 않거나, 아니면 서로 배려를 해주고 있기때문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랑中...>을 읽으며 내 남자친구도 이 기간이 좀 오래 지속되면 이렇게 변할까?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그러면 나는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김네몽과 선상님은 아주 멋진 콤비?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알콩달콩 사랑하는 모습이 이렇게 예뻐보일 순 없을 것이다.


 

 

 

 


 

 

Love note. #6

 

 

그 사람이 내게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채우지 못한 부분들을 가진 사람이 눈에 들어올 수 있다.

근데 이게 잘못하면 그것에 온 신경을 빼앗겨 버려서

그 사람에게 없는 그 부분에만 집착하게 되고

나도 모르게 그것에 예민해져버려

내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못한 사람]이 되고 마는거다.

사실 멀찍이 떨어져서 보면

애초에 나는 그것에 그렇게 집착할만한 타입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만약 이별을 결정했다면

그것이 단적인 비교의식에서 나온 것인지

정말 마음이 멀어진 건지

다시 한번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사람 안의 보화를 보고

그것에 끌려 사랑을 시작해 그 사랑이 진짜라면

또 다른 부수적인 것들로부터 마음을 지키는 연습..

사랑은

처음엔 마음가는 대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유지시키는 것엔 노력이 필요한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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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처음 펼치기 전 제목을 보고 매우 의아해했다.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난 처음 이 책을 접하고 난 뒤 제목의 모호성에 의아해했다. 시체가 살아있다니.. 게다가 그 시체가 다시 죽어? 이건 대체 무슨 말이야? 이러면서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또한 죽음을 다루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 책은 분위기가 어두침침하고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우리가 좀 더 근접하기 쉽게 유쾌함을 선물해주고 있다.


 

 

발리콘 가가 운영하는 ‘스마일리 공동묘지’가 위치해있는 미국 북동부 시골 마을 툼스빌에 스마일리의 손자인 그린은 유산을 받기 위해 찾아오게 되는데 그 곳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게 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그린은 200페이지도 못넘어가서 할아버지가 먹게 될 초콜렛을 먹게 되고 사망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아 뭐지? 주인공이 죽으면 이야기가 끝난건가? 그런데 남은 책 분량은 왜 이렇게 두꺼워? 아님 다른 시점으로 넘어가는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쯤 그린은 다시 소생한다. 그는 점점 더 부패해져가는 몸을 방부 처리하여 죽음을 숨기고, 자신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 진실을 파헤치던 중 발리콘 가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당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살아난 시체가 이끌어가는 또 다른 진실!


 

책을 읽은지 300p쯤 되었을 때 등장인물을 너무 많이 등장시킴과 함께 장황하고 이야기를 다 풀어헤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작가는 이 도저히 풀 수 없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려고 이렇게 다 풀어헤쳐놓았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작가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따라가면서 ‘아 그랬구나, 그런거였어?’라는 생각이 들며 실뭉치가 한올한올 풀리는 그런 명쾌한 기분을 맛보았다.


 

 

난 이 책을 다 읽고 ‘새벽의 황당한 저주’라는 영화를 떠올렸다. 이 영화 역시 시체들이 다시 살아난다는 점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영화에서 살아난 시체들은 좀비가 되어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격하지만, 책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되살아난 시체들은 숨만 쉬지 못할 뿐 살아있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서는 나중에 주인공이 친구와 게임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물론 그 친구는 살아있는 시체이다. 또한 다른 살아있는 시체들은 일을 하는 장면들이 뉴스를 통해 보도된다. 그것이 정말로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


 

 

이 책에는 작가의 죽음에 대한 철학적 생각들이 가미되어 있어서 작가를 이해하며 읽을 수 있던 책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또한, 나는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 더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소재로 책을 읽기엔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을 읽을 정도는 아니지만, 우선 자신은 죽음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생각을 충분하게 한 다음 자신에게 작가의 생각을 주입시키려 하지 말고 그 생각들을 자신의 생각에 조금씩 가미시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삶과 죽음이란 모호한 경계선 안에서 작가는 삶과 죽음은 겉과 속을 구별할 수 없는 뫼비우스 띠와 같은 위상적 공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우리가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틈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고 난 생각한다.

 



 

책 속 밑줄긋기 

 




'산 자들은 죽은 자를 사랑하면서도 증오합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죽은 자들이 살아 있었을 때의 추억은 사랑하고 언제까지나 기억에 남기려 하지만,
싸늘하게 썩어가는 시체는 두려워하고 잊으려 합니다.'
- 108p



"우리도 다들 마찬가지일세. 삶과 죽음은 표리일체. 삶을 생각하는 일은 죽음을 생각하는 일.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삶을 생각하는 일.

우리도 다들 살아 있는 시체라네. 되살아나나 시체들은 중세의 트란지 입상처럼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는 게야.

삶과 현세에 아무리 집착한들 언젠가는 이렇게 티끌이 되고 만다고 말일세.

이게 바로 20세기의 '메멘토 모리'아니겠나. 우리 모두 집행유예 중인 시체에 지나지 않는다네."

 

- 6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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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사라 쿠트너 지음, 강명순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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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당신에게 우울증이 찾아온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주인공 카로는 이 시대의 전형적인 이십대 후반 여성이다. 남부럽지 않은 직장과 근사한 남자친구, 순탄해보이는 인간관계 등으로 모두에게 부러움을 사던 카로는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리자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치닫게 된다. 그 이유때문인지 그녀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우울증..

그녀는 가만히 있어도 불안감을 느끼게 되고 상실감과 함께 무기력함까지 찾아오게 된다. 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그녀와 하나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변덕도 심하고 기분에 따라 말투,얼굴표정,행동거지 등이 달라지기 때문에 조울증을 한번 의심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소리까지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우울증이란 아무 생각도 나지않고 아무 일도 손에 잡을 수 없는 상태인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증상이 우울증이 맞다면 우울증에 걸릴 뻔한 일들이 몇가지 있었는데, 수능성적이 그동안 본 모의시험보다 훨씬 떨어졌을 때, 사귀던 남자친구랑 헤어졌을 때, 친구랑 사이가 멀어졌을 때, 하고 싶던 과에 들어왔는데 그게 나와 맞지않는다는 생각을 하며 다른 과로 전과해야하나라는 생각이 자리잡던 때 등등...

그럴 때마다 치료방법은 누군가에게 툭 터놓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속에 들어앉아있던 무언가가 사라진 느낌을 받았다. 사실 그러지않을 때도 있었지만... 대체로 누군가와 대화를 함으로써 내가 조금은 성숙해진 느낌이 들었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난 아직 그거까지는 아니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다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솟아나기도 했다. 또한 난 머리가 마구 어지럽혀져 있을 땐 차라리 자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그러면 잘때만큼은 잡생각이 나지않기 때문에 꽤 좋은 방법이다.

 

책으로 돌아가서 카로는 없는 것보단 낫다라는 생각으로 남자친구와의 의미없는 만남을 가까스로 이어나간다. 처음엔 뭐 좋아하는지 확실하지도 않은 사람과 어떻게 만남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녀에게 필요한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녀가 우울증을 극복하고 세상에 첫 걸음을 내딛는 것으로 이 책은 끝난다. 그 이하는 우리의 상상이다. 나는 그녀가 잘 해내리라 믿는다. 그녀는 비록 책 속의 가상인물이지만 소중한 인격체의 한 사람으로서 그녀를 믿기때문이다. 그녀는 카로이니까.

 

이 책은 지금 우울증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더 복잡해질 수도 있겠지만, 카로가 세상에 첫 걸음을 디딛기까지의 과정이 위안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 속 한 줄*

 

선물 포장지의 매듭은 억지로 잡아당길 때보다 가만히 늘어뜨릴 때 더 잘 풀리는 법이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난 머리의 전원을 끄고 모든 걸 가만히 내버려둘 참이다.

이제 시작이다.

 

p348-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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