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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백인 신부
짐 퍼커스 지음, 고정아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천 명의 백인 신부를 우리에게 달라. 그러면 우리는 당신들에게 말 천 마리와 평화를 줄 것이다.” ㅡ 샤이엔 족의 대족장 리틀 울프의 제안. 천 명의 백인 신부와, 말 천 마리. 덤으로 평화까지. 얼토당토않은 제안에 허허허, 너털 웃음만 나오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다. 작품은, 그것이 이야기의 핵심이자, 또 이야기의 전체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에게서 ‘도덕성 문란’이라는 죄목으로 정신병원에 수감되어야만 했던 메이 도드. 그녀는 그곳에 갇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행방을 알 수 없을 뿐더러, 그토록 사랑하는 아이들조차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채로 평생 살아갈 생각을 하니, 마음이 옥죄어 옴을 감출 길이 없다. 그런 그녀에게 실낱같은 구출의 희망이 반짝,하고 빛나는 것을, 그녀가 놓칠리 없었다. 특명, ‘인디언의 아내가 되어라!’- 그래서, 그녀는, 인디언의 아내, 그것도 인디언 추장의 아내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작품은, 인디언의 아내로 살아가는 메이 도드, 그리고 다른 백인 신부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메이 도드 외에 다른 백인 여인들 역시, 벼랑 끝에서 간신히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상태에서 그곳으로 가게 된 것. 아, 이 얼마나 무자비한가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에게도 역시, 매이 도드가 느꼈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점철지어진 구원의 손길이었으리라. 그렇기에 그녀들은 또 다른 생을 살아가듯, 매우 자연스럽고, 또 자신의 방식대로 인디언 아내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들이, 자칫 동정을 이끌기에 충분한, 어쩌면 가련한 여성상을 내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안에서 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 당당함으로 똘똘뭉친, 인디언의 백인 신부일 수 있었다,고 그렇게 얘기할 수 있다.

 

 

 

꽤나 흥미가 돈다. 하지만 책을 함께 하는 한 달 여 동안, 흥미가 일었다가, 사라졌다가, 일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는데, 그것은 아마 바쁜 일상 속에 치여있던,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던 나에게 작품의 몰입이 한순간에 폭풍이 몰아치다가, 그럼에도 쌓인 피곤을 이기지 못해 쉬이 잠들어버린, 까닭일지도 모르지, 싶다. ㅡ 실은 나, 이 역사를 제대로, 아니 전혀 모르는 까닭에, 검색한 바에 의하면, 이 모든 것은 허구다. 허구도 이런 허구가 없다. 역사를 다시 원점에 두고, 인디언(샤이엔족)에게 천 명의 백인 신부를 주기를 거절했던 미국 정부가 수락하는 장면이니, 논픽션이자, 인 셈이다. 그런 제안은 있었으나, 실제로는 성사되지 않은 제안. 그것을 두고 작가는 고민했으리라. 하지만, 이렇게 끝을 내버리기엔 인디언들이 너무 가엾지 않은가. 인디언들과 백인들의 평등한 사회 구현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 하지만, 이러면 어떨까. 그녀들의 위치는, 비록 인디언의 아내,였지만, 그녀들은 오롯한 백인이었으니, 어쩌면 약간 더 시간이 있었다면, 평등 사회는 충분히 구현될 수도, 있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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