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낮이 떠난 세상에 내려오는 밤은 어둠이 무서웠어요. 밤은 어둠을 데려오는 게 자기 자신이라는 걸 몰랐습니다. 밤이 자신이 어둠이라는 걸 알면 어떻게 될지.

 

 오래전에는 밤이 찾아오면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웠는데 전기가 생기고는 밤이 어둠을 데려와도 아주 어둡지 않게 됐어요. 밤은 어둠을 밝히는 전깃불이 좋았습니다.

 

 전깃불은 어땠을까요. 전깃불도 밤을 좋아했겠지요. 밤이 와야 전깃불이 들어올 테니. 전깃불은 밤한테 조금 미안했어요. 밤이 데리고 온 어둠을 자신이 몰아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언제가 전깃불은 자신이 생기고 밤에 볼 수 없는 게 많아졌다고 하는 사람들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밤이 전깃불 마음을 알았다면 괜찮다고 했을 텐데. 그때 밤은 자신이 어둠을 데리고 온다는 걸 알았겠네요. 그걸 알았다면 조금 놀랐겠지만, 조금 뒤 받아들였을 거예요.

 

 이제 밤은 알아요. 자신과 어둠이 하나라는 것을. 하나라 해도 무서울 수 있을 겁니다. 밤은 용기를 내서 어둠과 마주하기로 했어요. 아마 지금도 그럴 겁니다. 저기 봐요, 낮이 떠난 세상에 밤은 어김없이 찾아오잖아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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