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사람은 네 발로 다녔을까. 두 발로 서고 손으로 연장을 만들어 쓰게 되고는 사람 삶은 아주 많이 바뀌었다. 손을 움직이고 말을 한 뒤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사피엔스만 남았다던가. 어쨌든 사람은 과학이 덜 발달했을 때 손으로 많은 걸 만들어 썼다. 이게 아주 먼 옛날 일만은 아니리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람은 손으로 하는 게 별로 없을 거다. 손을 써서 일하는 사람을 빼고는 말이다. 그렇다고 손을 아주 쓰지 않는 건 아니다. 컴퓨터 키보드나 스마트폰(휴대전화기)을 만진다. 그것만으로는 모자란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요즘 좋은 글을 옮겨 쓰기나 그림 그리고 색칠하기 같은 책이 나오는 건 손을 자주 쓰지 않는 사람 때문이 아닌가 싶다. 컴퓨터와 휴대전화기가 널리 퍼지기 전에는 다들 글씨를 썼지만 지금 글씨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글씨 예쁘게 쓰기 책도 나오는구나.
손으로 글씨 쓰기와 그림 그리기 색칠하기가 무슨 상관인가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주 상관없지 않다. 난 공책을 예쁘게 꾸미지 못하지만, 공책에 글을 쓰고 그걸 예쁘게 꾸미는 사람도 있다. 그림은 그리지 않았지만, 예전에 나도 좋은 글을 예쁜 공책에 적어서 친구한테 주었다. 친구는 그거 아직 가지고 있을까. 누군가한테 줄 거여서 글씨를 좀더 잘 쓰려 했는데 지금 보면 별로일지도.
내가 아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사람은 손 움직이는 거 좋아하는 것 같다. 어릴 때 손을 움직이는 건 뇌발달과 상관있겠지만, 그게 어릴 때뿐일까. 손을 움직여 무언가에 집중하고 나면 기분도 괜찮을 거다. 그림 그리고 싶은 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색칠하고 싶은 사람은 색칠하고 글 쓰고 싶은 사람은 글을 쓰면 괜찮겠다. 손으로 악기도 연주할 수 있구나. 악기를 연주하면 더 즐겁겠다.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해야 하겠다. 아무 것에도 마음이 내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하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심심해서 손을 움직이고 싶을 거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