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짧게 느껴진다. 아니 하루는 길지만 한주 한달 한해는 짧다. 한해 동안 난 무엇을 하고 지내는 걸까. 하루 동안 하는 것은 별 거 없다. 많은 사람이 날마다 비슷한 일을 되풀이하고 살겠지. 되풀이하는 게 지루하면 다른 것을 할 거다. 난 그런 시간이 거의 없다. 집에 무슨 일이 있으면 늘 하던 걸 할 수 없구나. 아무 일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을 나는 좋아할까. 글을 쓸 때보다 쓰고 난 뒤가 좋다. 그것을 하는 때를 좋아해야 할 텐데. 쓰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 아예 쓰지 않을까. 글이 막 쓰고 싶을 때도 아주 가끔 있다. 그걸 글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끔 편지가 무척 쓰고 싶기도 하다. 누군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겠다. 편지 쓰는 시간 좋다. 그런 시간 자주 갖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구나.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쓰기를 먼저 말했다. 이것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건 읽기다. 내가 방해받고 싶지 않은 시간은 책 읽는 시간이다. 책을 읽으면 다른 것은 잊고 책 속에 빠져든다. 하지만 큰 일이 일어나면 그것도 어렵겠지. 바깥에서 큰 소리가 들려도. 무슨 소리가 들려도 거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책을 보는 사람도 있을까. 내가 다른 소리를 듣는 건 책 속에 푹 빠지지 못해설지도. 무언가에 푹 빠진 일 지금까지 있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어쩐지 없었던 것 같다. 소리가 나도 그것을 잊는 건 쓸 때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난 무언가를 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건지 집중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건지. 내가 좋아하는 건 책 읽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이 아주 없으면 기분이 안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면 집중하겠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한가지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가지에 관심을 갖는 것도 괜찮다는. 무엇이든 하나만 있는 건 아니구나. 내가 책을 만나고 세상을 좀더 유연하게 볼 수 있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