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우연히 글 쓰는 사람 이야기를 읽었다. 글을 어떻게 쓰는가를 말하는 건 아니고 글쓰기가 쉽지 않아도 쓰겠다는 말이었다. 그걸 보니 나도 책을 잘 읽고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요새 책을 별로 못 봤지만. 일이 좀 있어서 책읽기가 쉽지 않다. 그것보다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이것도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두주 전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다 읽지도 못하고 날짜가 다 돼서 돌려줬다. 그 책을 바로 빌릴 수는 없다. 두주 뒤에나 빌릴 수 있는데 나중에 다시 빌려볼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늦게 돌려주고 늦은 날만큼 책을 빌리지 못하는 것보다 다른 걸 빌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면 늘 두주 안에 다 봤는데.

 

 어떤 일이 일어나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 시간이 흐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우울하다. 본래도 우울할 때가 많은데 요새는 좀 더하다.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어서 이렇게 쓰는 거구나. 백일까지 쓰면 날마다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 쓰고 싶은 게 떠오르면 쓸까. 그런 게 있으면 좋을 텐데. 글은 많이 써 봐야 한다지만 그 말 정말 맞을까. 어쩐지 난 갈수록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의심하는구나. 의심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쓰고 싶으면 쓰고 쓸 게 없으면 안 쓰면 된다 생각해야겠다.

 

 이것저것 해야 해서 글을 쓰기 어렵다고 하는 말을 보고, 난 달리 하고 싶은 거 별로 없다 생각했다. 책 읽고 써야 해서 다른 거 쓸 수 없다 생각하지만. 친구를 만나지도 않고 컴퓨터 켜도 연예인 기사 같은 거 찾지 않는다. 아는 사람이 없으니 그렇구나. 관심 있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볼지도. 가끔 무언가를 찾아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 그러고서 지금까지 뭐 한 거지 한다. 다행이라 해야 할지 난 컴퓨터로 글 쓰지 않는다(나만 그런 건 아니겠구나). 공책에 써둔 걸 타이핑 하면 된다. 예전에는 책 읽고 써둔 게 있어서 타이핑 할 게 있으면 기분 좋았는데, 지금은 좀 밀렸다. 컴퓨터로 쓰는 게 아주 없지 않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고 쓰는 댓글이다. 종이에 펜으로 쓰는 거나 컴퓨터로 쓰는 거나 다르지 않다. 그저 난 종이에 펜으로 쓰는 버릇이 들었을 뿐이다. 노트북 컴퓨터 쓰면 멋질 것 같기도 하다.

 

 글을 쓰려면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야 한다. 난 그런 거 좋아한다. 말하기보다 글로 말하는 게 편하다. 그래서 말을 잘 못하지만. 말로는 제대로 내 마음을 나타낼 수 없다. 글도 뚝뚝 끊어질 때가 있지만, 말보다 글로 말하는 게 좀 낫다. 이 말 예전에도 했구나. 글을 쓰지 않으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겠구나. 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거나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찾아올까. 찾아올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주 잘 쓰지 못해도 써야겠다. 글을 쓰면 마음이 조금 낫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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