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지만 바로 내려오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곳을 보니 22층이다.

 

 이상하다. 여기는 21층까지만 있는데. 숫자가 잘못 쓰인 건가. 곧 엘리베이터가 내려오는 화살표에 불이 들어왔지만, 엘리베이터는 층마다 멈췄다. 누군가 장난을 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한참 만에야 엘리베이터가 1층에 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 숫자판만 누르고 어딘가에서 내렸나 보다.

 

 나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우리 집이 있는 21층을 눌렀다. 21층을 누를 때 보니 지금까지 본 적 없는 22층 숫자판이 있고 거기에는 벌써 불이 들어와 있었다. 좀 이상했지만 난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기를 기다렸다.

 

 얼마 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움직였다.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것과 함께 머리 위에서 무언가 느껴졌다. 따가운 눈길이라 할까. 엘리베이터는 다른 층에서 멈추지 않았는데도 평소보다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위로 올라갈수록 천장이 무척 마음 쓰였지만 그걸 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겨우 21층에 왔다. 2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췄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문 여는 버튼을 눌러도 문은 꿈쩍하지 않았다. 천장에서는 여전히 눈길이 느껴지고 문은 열리지 않고.

 

 엘리베이터 안 공기가 팽팽했다. 천장을 한번 올려다 보면 뭔가 알 수 있을까 해서 용기를 내서 천장을 보았다. 천장에는 눈이 아주 많았다. 천장 눈들과 내 눈이 마주쳤다. 난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멈췄던 엘리베이터가 움직였다. 혹시 몰라 나는 내려가는 화살표를 눌렀지만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갔다. 22층에 다 왔다는 소리가 나자 천장에서 많은 팔이 나오고 그 팔이 나를 잡아올렸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많은 팔을 이길 수 없었다.

 

 

 

 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를 내려다 보았다.

 

 “이봐요. 여기서 뭐 하세요.”

 

 눈을 뜨고 보니 경비 아저씨였다. 나는 엘리베이터 바닥에 주저앉아 잠이 들었던가 보다. 그 자리에서 일어나자 어젯밤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나는 서둘러 숫자판을 보았다. 숫자판은 21층까지만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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