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거의 열해 넘게 버스뿐 아니라 탈 것은 타지 않았습니다. 엘리베이터는 탈 것일까요. 그건 타 본 적 있어서……. 언젠가 제가 차를 타면 언제나 멀미한다고 했잖아요. 어렸을 때는 오래 버스를 타면 멀미할 때도 있고 하지 않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기차는 괜찮았습니다. 그때 저는 기차는 그냥 차(버스)와 다르게 멀미하지 않는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기차 탔는데도 멀미했어요. 그날 멀미 때문에 하루 내내 힘들었습니다. 그 뒤로 기차도 타기 어렵겠다 생각했어요.
예전에는 한동안 차 안에서 책을 봤습니다. 차를 타는 잠시 동안 책을 보는 게 즐거웠습니다. 한 몇해 흐르고 제가 사는 곳에서 직행버스로 한시간쯤 걸리는 곳에 갈 때 버스 안에서 책을 봤더니 어지럽고 속이 안 좋았습니다. 그런 제가 참 이상했어요. 어떤 사람이 차에서 책을 보면 안 좋다는 말 했을 때 저는 그게 신기했어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된 겁니다. 차 안에서 책 읽는 것도 못하게 됐어요. 그나마 그때는 차를 오래 타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
차를 타면 멀미하고 힘들어서 할 수 있는 한 멀리에는 가지 않았어요. 갈 일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늘 그럴 수 없겠지요. 얼마전에 먼 곳에 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버스를 타고 멀미하면 어쩌나 무척 걱정했는데, 그날 버스를 타고 멀미했지만 아주 심하지 않았어요. 차 안에서 나는 냄새가 좀 싫고, 어지럽고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았지만 참았습니다. 어릴 때는 고속버스 안에서 토하기도 했는데, 어떤 때는 버스에서 내린 다음에. 좀 창피한 말을 했네요. 차를 타면 힘든 건 다 비슷하겠지요.
얼마전에 버스 탄 일은 무척 오랜만이었습니다. 버스가 예전과 바뀌었더군요. 예전에는 버스에 탈 때 계단을 올랐는데 지금은 계단이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 계단으로 올라가는 버스도 여전히 있어요. 버스 요금은 돈도 받지만 디티털 기계로도 받더군요. 그건 카드나 휴대전화기로 내는 건가요. 버스가 다음에 어디로 가는지 안내방송이 나와서 내려야 할 곳을 놓치지 않았습니다(이건 예전에도 있었군요. 그때는 안내방송이 나오는 버스도 있고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는 버스도 있었어요). 가장 많이 바뀐 건 버스 타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는 거예요. 제가 버스를 탄 시간대에는 본래 바깥에 다니는 사람이 얼마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것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 사람이 줄어들거나 버스가 아닌 다른 것을 타는 사람이 늘어서일지도. 버스는 몇 사람 태우지 않고도 가야 할 곳에 갑니다. 그런 걸 보고 사람이 조금 타도 남는 돈 있을까 했어요. 돈이 아주 남지 않는 건 아니겠지요. 그러면 좋겠습니다.
좀 힘들지만 버스를 타고 먼 곳에 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이렇게 생각해도 제가 일부러 버스 타는 일은 없겠지만. 멀리까지 가지 못할 때 버스를 타고 한번 끝에서 끝까지 돌아보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그런 여행도 나름대로 즐겁겠지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