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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 다닐 때 다른 나라 말을 공부했지만 지금 아는 건 없어. 그때 조금 배운 건 영어와 프랑스말이야.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그게 오래 가지 않았어. 자신이 나고 자란 곳에서 늘 듣고 하는 말이 아닌 말을 익히는 건 쉽지 않은 건데, 조금 하고 어렵다 느끼고 관심을 잃다니. 다른 나라 말을 익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말한 사람이 있었다면 조금 달랐을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공부는 자신이 좋아해야 할 수 있을 것 같아. 학교에서 공부하는 걸 내가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어. 시험을 생각한 건 아닌데, 난 다른 생각 못하고 그냥 하는 거다 생각한 것 같아. 학교에 다니는 것도 마찬가지였어. 지금 이런 생각이 들긴 해도 학교 다니는 게 그렇게 안 좋은 건 아니기도 해. 내가 학교에 다녔기에 익힌 것도 있을 거야. 그게 지금 도움이 되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학교는 작은 사회와 같은데 그곳에서 그렇게 잘 지내지 못했어.
공부는 학교 다닐 때만 하는 건 아니야. 한국은 대학에 가면 공부 안 해도 된다는 식이지. 대학에 가서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데 말이야. 공부는 좋은 학교 좋은 일자리 좋은 배우자를 얻으려고 하는 게 아니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각하려고 하는 거야. 이 공부는 끝이 없을 것 같아. 사람은 자꾸 흔들리잖아. 시간이 흘러서 좋아지는 것도 있지만 그대로인 것도 있어. 자기 마음을 열지 못해설까. 여러 가지를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건 무척 어려워. 이걸 좋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살아있기에 고집도 피운다고. 어떤 일이든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아주 다르게 보이기도 하지. 이건 남의 처지에 놓이는 것과 같군. 이런 거 알아도 아주 잘한다고 말하기 어려워. 자신이 가진 좋은 점 안 좋은 점도 잘 보면 반대로 보이기도 할 거야. 좋은 건 그대로 두고 안 좋은 것만 좋게 보면 안 될까. 이건 자신과 제대로 마주하지 않는 건지도. 사람이 늘 좋을 수는 없잖아. 그렇다고 일부러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 안 되겠지. 자신은 그럴 마음이 없어도 상대가 오해하는 일도 있겠군. 그 반대도 많지. 그때 바로 자기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나중에 혼자 잘 생각해 보면 괜찮을 것 같아.
남의 마음을 알기에 좋은 건 소설이야. 산문은 그 글을 쓴 사람을 조금 알게 해주겠군. 그걸 보고 자신을 생각하기도 하겠지. 책읽기는 자신을 알아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해. 공부에서 책읽기를 말하다니. 난 책읽기도 공부라고 생각해. 늘 공부하는 마음으로 책 읽어. 학교 다닐 때도 책(교과서)으로 공부했잖아. 교과서는 왜 그렇게 재미없었는지. 아니 이야기는 재미있었던가. 국어, 문학 같은. 시험 보려고 여러 가지 외워야 할 때는 별로였지만. 교과서를 보고도 생각해야 했는데 그런 거 안 했어. 이걸 이제야 알다니. 다른 나라 말을 시험 보려고 공부하는 것보다 그 나라 문화 역사를 알려고 하면 더 나을 텐데. 아니 처음에는 그런 거 없어도 괜찮아. 어느 나라 말에 관심을 가지면 그 나라 이야기를 자주 봐서, 시간이 흐르면 그게 쌓여. 일본말에 관심을 갖고 이런 경험을 조금 했어. 이것 말고는 없어. 책을 보고 그 나라 문화 역사를 조금 알았다 해도 그것을 말하기는 어려워. 내가 깊이 파고 들지 않아서겠지. 깊이 파고 들어야 조금 말할 수 있을 텐데. 난 아직도 일본말과 한국말 큰 차이를 못 느끼겠어. 하나 겨우 느낀 거 있어. 일본말은 무척 돌려서 말하기도 해. 그런 거 보고 바로 말해도 괜찮을 텐데 했어. 그건 그 나라 문화가 그래서겠지.
지금 쓰지 않아 사라지는 말이 많은데 라틴말은 쓰는 사람이 없어도 여전히 남아 있군. 라틴말은 여러 나라 말에 영향을 미쳤대. 유럽 학생은 지금도 라티말을 공부하고 시험을 봐. 라틴말을 쓰는 사람이 없다 해도 아직 남아 있는 건 그래서겠지. 라틴말로 쓰인 글을 읽기도 해서겠어. 로마 제국은 사라졌지만 말이 남아 있다니 신기하군. 라틴말은 공부하기 참 어렵대. 여성 남성 중성에 변형도 엄청 많아. 로마 제국 공용어였지만 그걸 잘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고 해. 라틴말을 공부하면 다른 공부를 덜 어렵게 생각한다니. 난 영어를 알면 다른 서양말 공부하기 좀 쉽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영어가 아니고 라틴말 때문이었나봐. 소설에서 서양 아이가 라틴말 공부하는 모습 본 것 같아. 사실 난 어려운 말 몰라도 한국말로 좋은 말 알면 되지 않나 했어. 왜 다른 나라 말로 괜찮은 말을 알면 좋은지 이제 알겠어. 한국말로 좋은 말을 보면 바로 알지만 다른 나라 말로 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잠깐이라도 생각하잖아(익히면 생각하지 않을지도). 하나가 아닌 두 가지를 아는 게 뇌에 좋을 것 같아. 더 넓게 생각하겠지.
한국 사람이 가장 잘 아는 라틴말은 Carpe Diem(카르페 디엠)이겠지. 난 다른 건 라틴말인지도 몰랐어. 이 책 보고 광고 같은 데서 쓰는 여러 말이 라틴말이라는 거 알았어. 카르페 디엠은 ‘오늘을 즐겨라’ 하는 말이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 나와서 잘 알려졌어. 그전에 아주 옛날에 호라티우스가 시에 쓴 말이야. 여러 번 말했지만 ‘오늘을 즐겨라’ 하는 말은 자기 멋대로 살라는 건 아니야. 지난날이나 앞날을 생각하고 지금 바쁘게 지내는 게 아니고, 지금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고 지내는 거야. 그걸 알아도 사람은 앞날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해. 그런 생각이 들어 좀 우울해지면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거나 잠시 쉬면 괜찮지 않을까. 지금 사람은 쉬는 것도 잘 못한다더군. 사람은 저마다 자기 길을 가면 돼. 그 길을 빨리 찾는 사람도 있고 잘 찾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 남들과 다른 길을 가면 자신이 가는 길이 맞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기도 하겠어. 그때는 자신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봐. 말은 이렇게 해도 나도 그렇게 못해.
라틴말 공부 시간에 삶을 생각하게 하더군. 난 내 삶 조금밖에 생각하지 못했어.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도 모르겠고. 그냥 하루하루 살아갈 것 같아. 커다란 꿈도 목표도 없어. 그런 거 없으면 안 될까. 생각하는 거 하나 있어. 내 삶을 끝까지 살아내기야.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걸 생각하면 나 나름대로 살아가겠지. 게으름 피울 때 많겠지만. 그런 나도 괜찮다 생각하고 싶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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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테 인정받고 칭찬받고 세상 기준에 자기 자신을 맞추려다보면 초라해지기 쉬워요. 하지만 어떤 형편에 놓이든 스스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을 멈추지 않을 때 자기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