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생각하고 준비하면 걱정이 없다고 한다. 사람이 언제나 모든 일에 마음을 쓰고 살 수 있을까. 날마다 하는 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해 본 지 얼마 안 된 건 잘 모른다. 그때는 잘못을 한 다음에야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아야겠다 할 거다. 뭐든 해 봐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안다.
난 밤에는 밖에 거의 나가지 않지만 아주 가끔 저녁 7시나 8시쯤에 도서관에 갈 때가 있다. 그런 일은 한해에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거의 두 주 안에 돌려주지만, 아주 가끔 두 주째까지 책을 볼 때도 있다. 그때가 밤이어서 도서관에 갈 수밖에 없다. 얼마전에도 책 한권을 도서관에 돌려줘야 하는 날 다 보았다. 그날은 다음날 가고 하루 책 빌리지 않으면 되지 했다(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늦게 돌려주는 날만큼 책을 빌리지 못한다). 그랬다면 더 좋았을 텐데.
책을 다 본 건 밤 9시 30분이었다. 조금 남은 걸 보면서 머릿속으로는 ‘이거 보고 도서관에 갔다 오는 게 낫겠다와 그냥 내일 가지’ 하고 생각했다. 책을 다 보니 지금 갔다 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빨리 걸으면 도서관에 가는 데 20분 걸리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면 좀 덜 걸리지 않을까 하고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서 숨 차고 다리 아팠다. 걷기만 하다가 다리를 움직였으니 힘들 수밖에. 빨리 걷는 것과 비슷했다.
도서관에 가서 알았다. 자전거 바구니에 넣은 자물쇠를 떨어뜨린 걸. 밤이고 어두워서 그게 떨어지는 것도 몰랐다. 밝았다면 바로 봤을 텐데. 난 자전거가 걱정돼서 도서관에 빨리 들어가서 책을 돌려주고 다른 책을 빌려서 밖으로 나왔다. 자전거는 그대로 있었다. 집에 올 때는 길에 떨어뜨린 자전거 자물쇠를 찾으려고 자전거를 끌고 걸어왔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그런 건 주워도 쓰기 어려울 텐데, 누가 주워갔나 보다. 그래도 내가 놓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집에 자전거를 두고 다시 나가서 살펴봤다. 아쉽게도 보이지 않았다. 밤에는 어두워서 못 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날이 밝은 아침에도 나가 봤지만 없었다.
왜 난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갔을까에서 뭐 하러 밤에 도서관에 가려 했을까,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다면 더 빨리 책을 봐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것도 있지만 자물쇠가 바구니에서 떨어지지 않게 마음 썼다면 좋았을 텐데 했다. 평소에는 자전거 거의 타지 않는다. 그걸 자주 탔다면 조심했겠지. 앞으로는 자전 거 안 타고 9시 넘으면 도서관에 가지 않아야겠다 생각했다. 이것보다 다음에 자전거 탄다면 자물쇠를 바구니가 아닌 다른 데 채워야겠다 생각하는 게 낫겠다.
사람은 잘못을 하고 거기에서 배운다. 일어난 일은 어떻게 해도 되돌릴 수 없다. 그걸 받아들이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게 낫겠지. 서두르면 안 되겠다. 그날 서둘러서 그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