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왔지만 눈은 쉬이 오지 않고 매운 바람만이 날마다 찾아왔어요. 매운 바람은 심술부리듯 길을 걷는 사람 머리카락이나 옷자락을 건드리고 지나갔습니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옷깃을 여몄어요.
하루는 하늘이 잔뜩 흐리고 바람도 잔잔했어요. 길을 걷는 두 사람이 그런 하늘을 올려다보고 말을 했습니다.
“오늘처럼 하늘이 흐리면 눈 내리지 않을까.”
“그러게. 겨울이 오고 눈이 오지 않으니 거리가 더 쓸쓸하게 보여.”
“아이들은 눈을 더 기다릴지도 모르겠어.”
“아이만 눈을 기다릴까. 첫눈 오는 날 하려던 것을 못한 사람도 아주 많지.”
눈이 쌓였다 녹은 길을 걸으면서 조금 성가시게 여기면서도 사람은 겨울이면 눈을 기다립니다. 하얀 세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거예요. 눈 쌓인 길을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눈이 쌓이면 아이는 눈덩이를 굴리고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요. 어른이라고 거기에 질 수 없다는 듯 작고 귀여운 눈사람을 만듭니다. 때로는 그 반대가 되기도 하겠지요.
흐린 날이라 해도 늘 눈이 오는 건 아닙니다. 잔뜩 흐린 날에는 비가 내렸습니다. 그날 밤에는 사람들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어요. 비가 내리고 맑은 날이 이어졌어요. 그걸 기뻐한 아이도 있었습니다.
“오늘 하늘 맑으니 별똥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너, 별똥별 한번도 못 봤구나.”
“응.”
“나도 마찬가지야. 오늘밤에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밤에도 날씨가 좋아야 할 텐데.”
낮부터 하늘 낌새가 이상해졌어요. 먹구름이 몰려오고 며칠 전보다 공기도 차가워졌습니다. 밤에는 조금씩 눈이 내렸어요. 눈을 바라보고 기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눈이 오는 걸 보고 울상을 지은 아이도 있었어요.
그날은 밤새 눈이 조용히 내렸어요. 눈은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별똥별을 못 본 아이도 새하얀 세상을 보고는 기뻐했어요.
“별똥별은 못 봤지만 눈 많이 와서 좋다.”
하얀 눈이 쌓인 길을 걷는 사람들 얼굴도 밝았어요.
하얀 입김을 내뿜고 걷는 사람들은 하얗고 조용한 아침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