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일반판)
올리버 색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알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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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지 모르겠지만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책을 알고 한번 볼까 하는 생각만 하고 못 봤다. 난 그 책이 소설인가 했는데 소설은 아니다. 내가 그 책을 알았을 때 봤다면 올리버 색스를 더 일찍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아쉬운 건 왤까. 올리버 색스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건지도. 내가 올리버 색스 글을 꼭 좋아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난 많은 사람이 좋다고 해도 그게 왜 좋은지 잘 모르겠다. 그러고서 난 왜 모를까 하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한사람 글을 본다고 해도 좋아하는 건 조금 다를지도 모를 텐데. 나도 괜찮은 걸 하나라도 찾고 싶은 건지도. 난 그런 것을 잘 못한다. 앞으로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난 나대로 좋아하면 되는 건데, 좋아하는 것까지 남과 같아야 하는 건 아니겠지. 별로 두껍지 않은 책인데 읽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몇달 전부터 읽어야지 하고 미루다가 이제야 처음부터 끝까지 봤다. 책이 얇아서 읽는 데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올리버 색스는 193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고 2015년 8월 30일에 세상을 떠났다. 태어나고 죽은 것을 먼저 말하다니. 그렇다, 올리버 색스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사람은 갔지만 글은 남았다. 이런 거 부럽기도 하다. 죽으면 누가 나를 생각하든 하지 않든 모를 텐데. 예전에는 죽어도 무언가 남겨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했지만, 언제부턴가 바뀌었다. 뭔가 남기지 않으면 어떤가로. 이건 좋은 걸까. 욕심이 좀 줄어든 거니 괜찮은 거 아닌가 싶다. 올리버 색스는 나와 다르니, 올리버 색스가 남긴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2005년에 올리버 색스는 희귀병 안구 흑색종 진단을 받고 치료를 했는데, 아홉해 뒤 2015년에 암이 간으로 전이된 걸 알았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거다. 나한테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난 어떨지. 얼마전에 말기암을 알게 된 사람을 일본 드라마에서 봤다. 딸은 의사한테 아버지가 죽느냐고 물었다. 그때 난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걸 알아도 죽음을 바로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지. 올리버 색스는 담담하게 받아들인 듯했다. 남은 시간을 잘 보내려 했다. 여든쯤 되면 그럴 수 있을까. 나이가 많아도 더 살고 싶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래 살면 힘들 것 같다. 나이를 많이 먹으면 많은 것이 덧없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첫글 <수은>은 암이 간으로 옮겨간 걸 몰랐을 때 쓴 듯하다. 곧 여든살이 된다고 했다. 그때는 여든살이 되는 게 기대된다고 했는데. 올리버 색스 아버지는 팔십대가 삶에서 가장 즐거웠다고 했단다. 올리버 색스 아버지 오래 살았구나. 집안이 오래 사는 것 같기도 하다. 한 사촌은 아흔여덟살까지 일했다고 하니. 올리버 색스가 암에 걸리지 않았다면 더 오래 살았을까. 그건 알 수 없는 일이구나. 지금은 사람이 오래 살지만 나이 먹고 암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가장 무서운 건 알츠하이머병이겠지. 난 병에 걸리지 않고 살다 잠자듯 세상을 떠나고 싶다. 그게 가장 좋을 것 같은데, 앞날은 알 수 없다. 세상을 떠나고 아주 늦게 발견되지 않게 해야 한다. 사람이 살만큼 살았다고 여길 때는 언젤까. 돈이 많은 사람은 아예 죽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빛난다.

 

 모든 사람이 세상을 살다 떠나는 것을 고맙게 여기면 좋겠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내가 그럴 수 있을까. 올리버 색스는 안구 흑색종이 간으로 옮겨간 걸 알고 지금까지 삶을 돌아보았다. 자신이 그때까지 산 걸 고맙게 여겼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고맙습니다’ 다. 올리버 색스가 자서전을 다 쓴 다음에 그걸 알아서 다행이구나. 건강해 보이던 사람이 병을 알면 아주 안 좋아지기도 한다. 올리버 색스는 몸이 괜찮을 때도 있었지만 갈수록 힘들어했다. 그래도 끝까지 글을 쓰다니 대단하다. 마지막까지 자신이 살고 싶은대로 살다 가지 않았을까 싶다.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그걸 잊지 않고 살아야 할 텐데.

 

 

 

희선

 

 

 

 

☆―

 

 두렵지 않은 척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내가 무엇보다 크게 느끼는 감정은 고마움이다. 나는 사랑했고, 사랑받았다. 남들한테 많은 것을 받았고, 나도 조금쯤은 돌려주었다. 나는 읽고, 여행하고, 생각하고, 썼다. 세상과 사귀기를 즐겼다. 작가와 독자와 사귀는 게 특별했다.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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