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좋아한 것은
내가 예전에 좋아한 것은 친구랑 놀기. 이건 초등학교 5학년 초까지야. 5학년보다 4학년 때까지라고 해야겠어. 4학년 때 집에 일이 생겨서 그 뒤로 몇해 동안 안 좋았어. 내가 우울함을 느끼게 된 건 그때부터가 아닐까 싶어. 아니 그것보다 더 전이었던가. 우울하기는 했지만 책은 못 봤네. 그때 책을 만났더라면 훨씬 나았을 텐데. 또 이런 말이라니. 지금 생각났는데 어릴 때는 기분 안 좋으면 잤어. 지금이라고 아주 다르지 않지만 책을 봐서 덜 자. 책 보면서 조금 졸기도 하던가.
한 학년 올라간 6학년 땐가는 피아노를 배웠어. 그때가 좋았어. 피아노 오래 배우지 못해서 아쉬워. 그곳은 피아노 학원이라고 할 만한 곳은 아니었어. 가정집을 피아노 가르치는 곳으로 꾸민 것 같아. 그런 곳은 교습소라고 해야 할까. 거기 이름이 뭐였는지 잊어버렸군. 그 집 대문으로 들어가면 왼쪽은 피아노방이고 오른쪽은 선생님 집이었어. 피아노가 놓인 방은 세갠가, 네갠가, 세개가 맞는 것 같아.
오래전 일이어서 기억이 희미한데, 학생이 연습하는 피아노방은 두개였던 것 같아. 두번째 방에는 피아노가 두대고, 세번째 방에는 한대로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 내가 주로 연습한 곳은 어딜까, 두번째 방이야. 나만 그런 건 아니었겠군. 집에는 피아노가 없어서 연습 못해서 책을 거기 두고 다녔는데, 누군가 내 책에 낙서를 한 적이 있어. 그때 기분 별로 좋지 않았어.
피아노 연습하는 시간은 하루에 한시간쯤이었어. 한시간쯤이 되면 선생님이 첫번째 방으로 불러서 연습한 거 치라고 했어.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지, 처음에는 건반이 어떤지 가르치고 쳐 보게 했어. 초등학교 6학년은 학교에서 음악을 배워서 악보 계이름 알아서 조금만 알려주면 혼자서도 칠 수 있겠지. 혼자 연습하는 건 재미있는데 선생님 옆에서 치는 건 참 어색했어. 다행하게도 피아노 못 친다는 말은 듣지 않았어.
내가 피아노를 배운 건 겨우 몇달이야. 한해도 아니고, 한해라도 했다면 좋았을 텐데. 거기 그만두고는 다시 가 본 적 없어.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고등학생 때 피아노 교습소 선생님이 같은 반 아이 엄마라는 거 알았어. 그 애하고 아주 친하지는 않았어. 그 애는 쌍둥이로 다른 한 사람은 다른 학교에 다니고 집안 형제가 다 악기했던 것 같아. 그 애는 바이올린을 했어. 피아노도 칠 수 있었겠지. 내가 피아노 배우러 다닐 때 어쩌면 그 애가 집에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고등학생 때 한번 찾아가 봤다면 좋았을 텐데 싶은 생각이 지금 들어. 이젠 시간이 더 많이 흘렀군.
말하다 보니 좋아하는 것보다 아쉬운 것이 됐네. 내가 노래를 좋아해서 악기에도 관심을 가졌던 걸까. 지금도 악기에서 피아노를 가장 좋아해. 다른 것도 듣고 그것도 한번 써 보면 괜찮을 텐데. 바이올린에 조금 관심 가진 적 있기는 해. 언젠가 이야기를 쓴다면 저주받은 바이올린……, 이런 생각이나 하다니. 바이올린도 괜찮고 첼로도 괜찮아. 음악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거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