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부지런하게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게으름을 부렸더니 그것도 괜찮더라 하면 좋을 텐데 난 그렇지 않다. 어렸을 때는 좀 달랐던 것 같기도 한데 지금은 게으르다. 게을러서 이것저것 많이 못한다.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거기도 하다.
중학생 때였나 이런 말을 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려면 싫어하는 것도 해야 한다는. 그때는 이 말 좋게 들려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도 하려 했다. 언제부턴가 그 말 맞을까 했다. 아니 꼭 그렇게 해야 해 했다. 지금 생각하니 내가 그 말 잘못 알아들은 것 같다. 그 말은 단순하게 하기 싫은 걸 하면서 언젠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참는 게 아니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해도 하기 싫은 게 있다는 말은 아닐까. 내가 이걸 예전에 깨닫고 하고 싶은 것만 한 건 아니다. 어렴풋이 그런 생각을 하고 지금까지 왔다. 나처럼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이런 창피한 말을. 사실이 그러니 안 할 수 없다. 난 그저 나로 살까 한다.
앞에서 한 말과 게으른 게 무슨 상관일까 하겠다. 그러게 말이다. 좋아하면 다른 거 생각하지 않고 거기에 빠져서 할 테지만 늘 그럴 수는 없다. 이건 나만 그런가. 좋아도 난 왜 이렇게 못하지 하는 생각에 빠지고, 그럴 때는 더 게을러지는 것 같다. 잠시 게으름 부리고 나면 다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빨리 많은 걸 하려고 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천천히 하는 게 좋다.
사람마다 속도는 다르다. 사는 속도일까. 누군가는 빨리 해도 쉽게 지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천천히 해야 끝까지 할 수 있기도 하다. 그렇다고 빨리 할 사람은 빨리 하고, 천천히 할 사람은 천천히 하라는 건 아니다. 빠르든 느리든 힘을 한번에 쓰지 않고, 다른 사람과 견주지 않아야 한다.
예전에는 게으른 것을 안 좋게 여기기도 했는데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려면 게으르기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난 아주 천천히 가지만, 조금씩이라도 날마다 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