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새로 사는 건 언제일까. 학교에 들어갈 때거나,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갈 때,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갈 때. 새 집에 살게 되어도 책상 살 것 같다. 지금까지 난 책상 새로 산 적 없다. 처음 쓴 것은 친척 어른이 사준 거지만, 그 뒤에는 사지 않았다. 난 책상을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은 것 같다. 커다란 책상을 가지고 싶다고 한 사람도 있던데.
어렸을 때 친척 어른이 사준 책상은 의자에 앉는 거로 책꽂이에 서랍도 있다. 중, 고등학교에 다닐 때 거기 앉아서 공부하거나 편지 썼다. 어쩐지 그 책상 앞에 그렇게 오래 앉아 있었던 것 같지 않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거의 학교에 있어서였다. 나중에는 책상보다 물건 올려두는 것이 되었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읽지 않고 편지를 쓰지 않은 건 아니다.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를 마치고다. 책 읽을 때야말로 책상이 있어야 하는데, 그때는 책상이 아닌 쓰지 않는 상 위에서 책을 봤다. 의자가 아닌 바닥에 앉아서 이것저것 했다. 기억이 다 나지 않지만 그랬던 것 같다. 상도 없어서 베개를 다리에 올려놓고 책을 보거나 편지 쓴 적도 있다.
언제부터 작은 책상을 쓰게 됐는지 모르겠는데, 한사람이 쓰는 밥상 만한 책상이 집에 있어서 그걸 펴고 책 읽고 편지를 썼다. 잘 때는 접어두었는데 몇해 전에 물난리가 나고 그게 물에 빠지고는 판이 휘었다. 휘어서 가운데가 들어갔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니었다. 몇해 동안 잘 썼는데, 올해 다리 하나가 빠졌다. 나사못으로 다리를 움직이지 않게 해서 썼다. 그것이 시간이 가니 나사못이 자꾸 빠지고 더는 못 쓰게 됐다. 이걸 어쩌나 하다가 인터넷에서 찾아봤다. 몇해 전에 찾았을 때는 없었는데(못 찾은 거겠지), 이번에는 값싸고 마음에 드는 거 하나 찾았다.
무언가 새로 시작하거나 새 집에 살게 된 건 아니지만, 내가 쓸 작은 책상을 새로 사서 기쁘다. 이름이라도 지어줄까, 그냥 책상이라고(개 이름을 그냥 개라고 지은 소설이 생각난다). 앞으로는 그것을 펴고 책을 읽고 글을 쓰겠다. 이것저것 쓸 게 많이 떠오르면 좋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