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글을 쓰다 보니 자기 마음에 있던 상처가 나았다고 했다. 그런 글쓰기는 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난 여전히 이겨내지 못하는 게 많고 마음이 하나도 좋지 않다. 내 기분이 좋지 않은 걸 글로 쓴다 해도 그때뿐이다. 아니 그런 거 제대로 쓰지 못하고 다른 것만 쓴다. 뚜렷하게 말하기 힘들다.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는데 어쩌란 말인가. 분명 난 예전에 좋지 않았고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해도 그게 내 무의식에 남아 어떤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집에서도 이런 나를 아주 이상하게 여긴다. 그래서 더 쓸쓸한지도 모르겠다. 내 편은 하나도 없구나 하는 생각에.
글을 쓴다 해도 이런 건 별로 쓰고 싶지 않았다. 쓸 게 생각나지 않고 우울해서. 사람은 우울하면 그 우울함을 이해받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누군가 나한테 어떤 일이 있어서 안 좋다 말하면 그 말에 “많이 우울하겠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뭐, 그런 거 가지고” 할지도 모르겠다. 실제 이런 말한 적은 없고 책을 보고 생각한 적은 있다. 다른 사람 말을 듣고 마음속은 그렇다 해도 말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우울하고 짜증난다고 말한 사람도 시간이 가면 제대로 생각한다. 어쩐지 이건 나 같구나.
가끔 우울하고 나쁜 생각에 빠지면 책이고 글이 뭐에 쓸데있을까 싶다. 사람은 한순간에 이상해지고 잘못을 저지른다. 그건 마가 끼었다 해야 할지도. 그때가 지나면 자신도 자신이 왜 그랬는지 알 수 없을 거다. 한순간을 어떻게 넘기면 좋을까. 그걸 넘기게 해줄 게 나한테는 없는 것 같다. 지금 생활이 있다. 그것이 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늘 마음속으로 생각하면 나을까. 실제로 그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초등학교 5학년 땐지 6학년 땐지 난 죽고 싶었다. 실제 죽으려고 숨을 오래 참았는데 조금 어지럽기만 했다. 요즘 아이들은 성적이나 학교에서 괴롭힘 당해서 죽고 싶다 생각할까, 난 뭐가 괴로웠을까. 그때만 죽고 싶었던 건 아니다. 몇해 전에는 일어날 때마다 그 생각을 했다. 그건 무척 밝은 햇빛 때문은 아니었을까. 지금은 방으로 들어오는 밝은 햇빛 참을 수 있지만 한때는 왜 이렇게 밝은 거야 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내가 정말 이상하구나.
사람은 잘살든 못살든 저마다 힘들다. 나도 이걸 잊지 않아야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