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 때는 누구하고나 쉽게 친구가 된다. 다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그런 것은 따지지 않는다. 내가 이곳 군산에 오기 전에 살았던 곳은 부산이다.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희미해는데 어렸을 때 일을 어떻게 다 기억할까. 기억은 움직이기보다 한장 한장 찍힌 사진 같은 느낌이 든다. 그때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 친구를 어떻게 만났는지 잘 모르겠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군산(그때 살던 곳은 옥구군이었다)에 왔다. 난 어려서 가기 싫다는 말은 못하고 어른들을 따라서 올 수밖에 없었다. 그때 살게 된 곳은 한칸짜리 방이었다. 거기에서 가까운 곳에 내 또래 아이가 둘이나 있어서 그 애들하고 친구가 되었다. 가까이에서 보다가 함께 놀게 된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초등하교 1학년 때는 둘레 환경에 아주 많이 영향받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학년이 올라가고 그것을 싫어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초등학교 2학년 아니면 3학년쯤부터였을지도.

 

 나이를 먹고 자아라는 게 더 확실해지면 친구 사귀는 게 좀 바뀔까. 좋아하는 게 같으면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한다는데, 나는 그런 사람 만난 적 없다. 어쩌면 만났지만 오래 사귀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도 한 말인데 같은 걸 좋아해도 그 마음이 똑같은 건 아니다. 좋아하는 지점이라고 할까 그건 좀 다르겠지. 그래도 그게 서로를 가깝게 해주기는 할 거다. 누군가는 나이를 먹으면 좋아하는 것과 상관없이 친구를 사귄다고 하던데.

 

 한동안 내가 좋아하는 거 함께 말할 사람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가끔 그런 걸 말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은가. 시간이 좀 흐르고 혼자 좋아하면 어떤가 했다. 그래서 책 읽고 쓰는구나. 지금은 좋아하는 게 다르면 어떤가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런 걸 보다가 거기에 조금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그런 것도 있구나 하면 괜찮겠지. 난 그런 것도 있구나 할 때가 많은 것 같다, 이건 책 이야기다. 이것저것 넓게 보고 싶다 생각하면서도 그러지 못한다. 잘 안 되어도 자꾸 생각해야 조금이라도 하리라고 본다.

 

 블로그 친구가 같은 책을 보면 나하고 어떻게 다르게 봤는지 보고, 다른 책을 보면 그게 어떤 건지 살펴봐야겠다(같은 책을 볼 때보다 다른 책 볼 때가 훨씬 많다). 그게 따로 또 같이가 아닐까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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