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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커레이드 이브 ㅣ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8월
평점 :
사람은 누구나 가면을 쓴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까.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인 것을 가면이라 할 수 있을지. 일부러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일도 있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달라지기도 할 거다. 그것은 자신을 지키려 하는 행동일지도. 이 말은 예전에도 했지만, 난 호텔에 한번도 가 보지 않아서 사람이 거기에서는 정말 다른지 잘 모른다. 일 때문에 잠깐 쉬는데도 다른 얼굴이 될까. 한번 가고 가지 않을 곳이어서 그럴지도. 이렇게 생각하면 굳이 가면을 쓰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 한 곳에 자주 가는 사람은 평소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건 내가 잘 모르고 하는 말일까. 어디선가 어떤 호텔이 마음에 들어서 여러 번 그곳에 가는 걸 본 적 있다. 그래도 호텔에는 이런저런 사람이 드나들겠다. 호텔 사람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사람도 있고 자신한테 관심갖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겠지.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은 손님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겠다.
이건 히가시노 게이고가 쓰는 새로운 시리즈인가. 몇해 전에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나왔는데, 이건 그것보다 앞에 이야기다. 호텔에서 일하는 야마기시 나오미와 형사 닛타 코스케가 만나기 전이다. 형사나 물리학자가 나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것을 다 끝내서 새로운 것을 쓰기로 한 걸까(형사 이야기는 정말 끝났는지 잘 모르겠다). 아직 두권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구나. 몰랐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봤을 때 나오미와 닛타가 더 나와도 괜찮겠다 생각했다. 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이어서 추리소설이 잘될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니 꼭 어떤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일상에도 수수께끼는 일어나니까. 그때 수수께끼를 푸는 건 호텔에서 일하는 나오미겠지. 나오미는 사람 관찰을 잘하고 잘 기억한다. 이번이 그런 이야기기도 하다. 하지만 나오미는 호텔에서 일해서 호텔에 오는 사람을 지켜야 한다 생각한다. 드라마 같은 데서는 개인정보 쉽게 가르쳐주기도 하던데, 책에서는 그것을 못한다 말하기도 한다. 대체 무엇이 맞을까. 쉽게 가르쳐주지 않아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다른 것 같기도 하니.
가면을 쓰는 건 호텔에 찾아오는 사람만은 아니다.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도 가면을 쓴다. 그건 돈을 벌려고 그랬던 거다. 그건 좀 안 좋은 것 같기도 하다. 호텔 이익보다 손님 사정을 더 봐줘야 하는 거 아닐까. 장사하는 사람 사정도 생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루키 형사 등장>에서는 닛타 코스케가 형사가 된 지 얼마 안 된 걸로 나온다. 닛타가 루키 형사다. 형사는 가면을 알아봐야 한다. 이 이야기에서 범인이 누군지 바로 알아봤다. 범인보다 다른 걸 봐야 했을지도 모를 텐데. <가면과 복면>에 나오는 일은 정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예전에 노래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던 적 있었다고 한 것 같다. 앞에 나와서 입만 벙긋벙긋하는 사람과 뒤에서 진짜 노래하는 사람 말이다. 이건 다른 나라에서 있었던 일인 것 같다. <가면과 복면>에서는 누군가를 지키려고 한 거지만, 언젠가 복면을 벗을 때가 오겠지. 이건 노래하는 사람 이야기는 아니다.
마지막에서 닛타와 나오미는 만나지 않는다. 처음 만나는 건 《매스커레이드 호텔》에서니 그럴 수밖에 없구나. 나오미는 낫타를 모르지만 닛타는 나오미를 조금 안다. 아니 나오미라는 이름은 모른다. 호텔에서 일하는 여자라는 것과 관찰력이 뛰어나다는 것만 안다. 호텔에서 일한다고 해서 다들 나오미처럼 손님을 잘 보는 건 아닐 거다. 조금 관심을 가지고 보기는 하겠지만. 나오미는 자신이 손님한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한다고 했다.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면 잘 하겠다. 호텔에 머무는 손님이 더 중요하겠지만 너무 거기에 매이는 건 안 좋을지도 모르겠다. 호텔 손님뿐 아니라 손님을 찾는 사람한테 사정을 물어보는 건 어렵겠구나. 그건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이 할 일이 아니기도 하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앞부분이 마지막에 나온 것 같기도 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닛타가 살인사건에서 중요한 걸 알아챘는데 나오미 말만 했구나. 그건 나오미 때문에 알아챘구나.
호텔에 못 가 봤으면 어떤가 싶다. 그저 호텔에 가는 사람과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겠다. 호텔에 이런저런 사람이 가는 것처럼 할 이야기도 많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