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 50 내 동생, 조반니
자코모 마차리올 지음, 임희연 옮김 / 걷는나무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세상에는 오른손잡이가 많고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이 더 많겠지. 그것보다 장애인을 정상이 아니다 생각하는 것 같아. 대체 정상이 뭘까. 사람은 누구나 조금 이상한 점을 가지고 있어. 겉으로 보기에 괜찮다고 그 사람 마음까지 괜찮은 건 아닐지도 몰라. 이것은 그렇기를 바라는 건가. 많은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 좋은 사람을 더 좋아하고 믿기도 하잖아. 나라고 다르지 않아. 어딘가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피해 가기도 해. 몇해 동안 걸으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사람을 마주치기도 했는데, 요새는 보이지 않아. 어딘가에 갈 때 자주 다니는 길에서는 다운증후군인 사람을 보기도 했어. 다운증후군인 사람은 얼굴로 바로 알 수 있잖아. 염색체가 많아서 그렇다는 것만 알고 다른 건 잘 몰라. 이 책을 보니 지능이 좀 낮은 것 말고 몸도 약하더군. 몸이라도 건강하면 괜찮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장애를 가졌다 해도 부모나 둘레 사람이 마음을 쓰면 잘 자라기도 해.

 

자코모 마차리올은 다섯살 때 엄마가 동생을 가졌다는 말을 듣고는 무척 기뻐했어. 이탈리아는 아이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도 성별을 알 수 있고 가르쳐주는가봐(성별을 알 수 있었을 때여서 가르쳐준 거겠군). 자코모 엄마와 아빠는 자코모한테 남동생이 생길거다 말했거든. 자코모는 누나와 여동생 사이에 있어서 남동생이 있었으면 했어. 동생이 생기는 일 기쁠까. 난 그걸 잘 몰라서. 엄마 아빠 누나 여동생이기는 해도 식구가 많아서 하나 더 늘어도 좋은가봐. 남동생과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어. 자코모는 동생 이름까지 지어. 조반니(Giovanni)는 자코모가 지었어. 자기 이름에 G가 들어가서 동생 이름에도 G를 넣으려 했어. 여러 이름을 말하다 나온 게 조반니야. 얼마 뒤 엄마 아빠는 동생이 특별하다고 말해. 자코모 엄마 아빠는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말은 들은 거겠지. 요즘은 그런 검사하잖아. 어떤 때는 장애가 있다 말했는데 실제 낳으니 아무렇지 않기도 해. 그런 일은 아주 가끔일지도. 자코모 동생 조반니는 다운증후군이야. 자코모는 조반니와 나무에 오르거나 자전거를 함께 탈 수 없다는 걸 알게 돼. 어릴 때 그런 말 들어도 잘 모르겠지.

 

갓 태어난 조반니는 모습이 좀 달랐어. 자코모는 엄마가 보는 책을 우연히 보고 거기에서 조반니와 비슷하게 생긴 아이 사진을 봐. 책은 다운증후군을 말하는 거였어. 자코모 엄마는 책을 많이 읽었는데 자코모도 엄마가 보는 것을 보기도 했어. 어렸을 때부터 책을 읽어서 이렇게 글을 쓴 걸까. 동생과 식구 이야기를 솔직하게 썼어. 자코모 집에 아이가 자코모밖에 없고 조반니를 만났다면 어땠을지. 그때도 많이 다르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군. 엄마 아빠가 자코모한테 말을 잘했을 테니까. 자코모 엄마 아빠가 대단하다고 생각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고도 낳았잖아. 그렇게 결정하기까지 많이 망설였을지도 모르겠어. 아빠는 재미있고 엄마는 자상해. 세 아이를 믿는 마음도 있었을 것 같아. 키아라 자코모 앨리스를. 자코모는 초등학생 때까지는 조반니와 잘 지냈어. 학교 친구가 조반니를 알아도 아무렇지 않게 여겼어. 중학교에 들어가고는 조반니를 창피하게 여기고 아무한테도 동생 이야기를 하지 않았어. 꼭 말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남동생이 아예 없다는 말을 하다니. 중학생 때는 그렇기는 하지. 다른 사람이 알면 창피할 것 같은 일. 그때뿐 아니라 늘 창피하게 여기는 것도 있지만. 장애를 가진 동생은 창피하게 여길 일은 아니지.

 

어느 날 자코모는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가. 조반니는 아주 잊어버리고. 자코모가 지하실에서 친구와 악기를 연주할 때 그곳에 조반니가 나타나. 자코모는 깜짝 놀랐지만 두 친구는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함께 놀아. 자코모가 사귄 친구가 괜찮은 거군. 초등학생 때 친구 비토는 다른 사람이 조반니를 어떻게 생각하든 마음 쓰지 마라 했는데, 비토도 괜찮은 친구야. 누나와 동생 앨리스는 자코모보다 먼저 조반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어. 자코모는 좋아하는 여자아이한테 조반니가 동생이라 말해. 시간이 흐른 뒤에 말한 거지만. 이 책을 쓰기 전에 자코모는 조반니 동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어. 다운증후군이라 해서 못할 일은 없을 거야. 건강 때문에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 아이가 하려고 하면 그냥 두는 게 좋을 것 같아. 해 보기도 전에 못한다고 말하지 않아야지. 인터넷에서 다운증후군인 여자아이가 모델이 된 거 봤어. 그 아이는 엄마가 많이 도와줬어. 부모가 먼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한테 사랑을 주면 괜찮겠지. 다운증후군 아이는 우리가 못 보는 걸 보기도 할 것 같아. 그런 것을 우리가 함께 볼 수 있을까.

 

장애를 아주 다른 걸로 보기보다 개성으로 여기면 더 좋을 것 같아. 장애를 가진 사람도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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