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 - 제5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
이희주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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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런 건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이 텔레비전을 보다가 괜찮은 사람을 보면 좋아하기도 한다. 괜찮다 여긴 사람 이름을 모르면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고 다른 방송에는 나오지 않는지 찾아본다. 이것은 좀 낫지 않을까 싶다. 아주 좋아해서 방속국에 가서 보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예전에 그런 거 텔레비전 방송으로 보기도 했는데 그런 아이 지금도 있을까. 난 노래를 좋아해서 음악방송을 즐겨 본 적도 있는데 언제부턴가 안 보게 되었다. 나도 예전에는 노래 하는 사람을 좋아해서 노래 듣고 라디오 방송을 들었다. 내가 한 건 그 정도다. 시간이 흐르고 컴퓨터 인터넷을 쓴 다음에는 영상이나 사진을 찾아보기도 했다. 내가 좋아한 건 아이돌은 아니고 밴드였다. 재미있는 건 내가 좋아한 밴드를 하는 사람에서 한 사람은 여기에서 말하는 N 그룹 M과 이름이 같다. 그 이름을 가끔 소설에서 보기도 한다. 동화에서 본 적도 있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 이해하기 어렵다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조금 알겠지만 다는 아니다. m은 이미지, 만옥은 실재를 바란다고 해야 할까. 만옥보다는 m을 조금 이해한다고 해야겠다. 내가 지방에 살아서 그런 거겠지만 좋아하는 밴드는 노래하는 사람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해 봤다. 공연은 한번쯤 보고 싶기는 했다. 나는 좋아해도 그런 것을 잘 말하지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하고 싶을 때도 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그게 사람은 아니고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는거의 안 보는데, 만화영화) 이야기다. 사람이 같은 것을 좋아해도 똑같은 마음은 아닐 거다. 이제야 그걸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만옥과 m도 N 그룹 M을 조금 다르게 좋아했다. 두 사람이 만났을 때는 즐겁게 이야기를 했지만. 아이돌 그룹이 방송을 녹화할 때마다 거기에 가려고 애쓰는 사람은 지금도 있을 것 같다. 그때뿐 아니라 행사나 공연 사인회에도. 사인회에 가려고 CD를 마흔장 사는 사람도 있을까. 난 하나만 사고 들으면 그걸로 좋은데, 난 겨우 그 정도구나. 많은 사람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만옥과 m은 아이돌 그룹 한 사람과 연애하는 기분이라 했다. 그런 마음이 들지만 가까이 갈 수 없어서 마음 아픈. 멀리 있기에 그럴 수 있는 건 아닌지. 아이돌도 사람인데. 연예인은 만들어진 인상 때문에 안 좋을 듯 싶다. 아니 이건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만 그런 건 아니구나. 그 사람과 상관없이 자기 멋대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을 보면 실망하고. 그것보다는 자신이 몰랐던 면을 알아서 기쁘다 생각하면 좋겠다. 이건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일지도. 굴짬뽕을 한참이나 꿀짬뽕이라 보고 그런 것도 있나 하고, 굴짬뽕이라고 제대로 보고는 난 왜 잘못 본 걸까 했다. 잘못 봤다는 걸 알아서 다행이다. 이런 일은 흔히 있을지도. 바로 앞에서 보는 것을 다르게 보는 일. 만옥과 m은 M을 못 알아보기도 하고 꽤 충격을 받았다. 만옥이 더했다. 좋아한다 해도 못 알아볼 때도 있는 건데.

 

이 소설을 보다 보니 오타쿠라는 게 생각났다. 그건 일본에서 널리 퍼진 말로 어떤 것 하나를 좋아하고 잘 아는 것이던가. 그런 사람은 현실의 사람보다 이차원(2D) 그러니까 그림을 더 좋아한다. 삼차원(3D) 세계에 있는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그림을 편하게 여긴다. 이쪽이 더 병처럼 보일까. 아이돌이나 그림속 사람이나 손에 닿을 수 없다는 건 같다. 나도 한동안 만화영화만 봐서 그림이 편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을지도. 그렇다고 어떤 한 사람을 좋아한 적은 없다. 일본 성우한테 관심을 가지고 블로그를 조금 보기도 했다. 사람은 거의 만나지 않고 그런 걸 좋아하지 않아서 그렇게 멀리 있는 사람만 봤던가 보다. 그런 건 한때다. 시간이 흐르면 덜하다. 만옥은 좀 달라 보인다. m도 그랬던가, 예전과 다른 사람을 좋아하니까. 아이돌(연예인)에 잠깐 빠지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오래 그러면 안 좋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좋아하는 건 언제든 괜찮다. 다만 좋아하기만 하고 욕심내지 않아야 한다. 이런 재미없는 말을, 욕심내면 자기 마음만 아플 뿐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거나 아이돌을 좋아하는 건 아주 다르지 않기도 하다. 그런 사람도 있다고 하면 받아들일 수 있겠지.

 

 

 

희선

 

 

 

 

☆―

 

기록은 다른 사람과 나눴을 때 더 뜻이 있으니까요.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떠나서.  (142쪽)

 

 

하지만 그, 멤버들이 애인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감정으로는 애인이나 다름없지요. 그렇다고 스캔들 난 여자를 욕하거나 오빤 내 거야! 이런 건 아니지만 뭐랄까, 유사 연애라고 해야 하나…… 우리 정도 되면, 어차피 쟤들이랑 나랑 만날 일 없다는 건 알거든요?  (1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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