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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뭣 좀 아는 뚱냥이의 발칙한 미술 특강
스베틀라나 페트로바.고양이 자라투스트라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요즘 나오는 책에 고양이가 많이 나와. 고양이를 기르면서 겪은 일을 글로 쓰고 만화로 그려. 그림은 재미있는 모습을 잘 나타낼 수 있어. 사진은 귀여운 고양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줘. 오래전에 고양이와 잠깐 같이 살았지만 어릴 때여서 어땠는지 생각나지 않아. 지금까지 고양이 나오는 만화책은 하나 봤어. 거기에 나온 고양이는 새끼로 여전히 새끼고양이야. 현실에서는 몇달만 지나면 다 클 텐데. 만화나 소설 속 시간은 현실보다 천천히 흐르기도 하고 빨리 흐르기도 해. 빨리 흐르면 어쩐지 아쉽고 천천히 흐르면 좋기도 해. 현실보다 시간이 빨리 흐르면 헤어질 시간이 다가와서 쓸쓸하고 천천히 흐르면 좋은 때를 오래 볼 수 있어서 좋아. 새끼고양이만 귀여운 건 아니겠지. 우연히 인터넷에서 고양이 사진을 보면 다 귀엽더군. 그때를 사람이 잘 잡은 거겠지. 아니 고양이가 사람이 사진 찍는 걸 알고 귀여운 자세를 잡는 걸지도. 고양이는 자신도 사람이라 생각한다잖아. 지금은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을 주인보다 집사라고 하던가. 그것보다는 친구가 더 좋을 듯해.
고양이 자라투스트라는 오래전부터 화가 그림 모델이었다는 증거가 여기에 담겼어. 고대부터 중세 이탈리아 르네상스 북유럽 르네상스와 16세기에서 20세기까지. 대체 자라투스트라는 얼마나 산 걸까. 어딘가에는 백만년 산 고양이도 있고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라고도 하지. 잘 알려진 그림에는 자라투스트라를 그렸다고 해. 이건 정보를 디지털로 만드는 지금이기에 할 수 있는 거야. 누군가는 이것을 장난이라 여기고 본래 그림을 망친다고 싫어할지도 모르겠어. 그렇다 해도 재미있는 걸. 예술이라고 무게를 잡아야 하는 건 아니지. 많은 사람이 즐기는 것도 좋다고 봐. 그림은 처음부터 자라투스트라를 그린 것처럼 만들었어. 그 일이 쉬운 건 아닐 거야. 자라투스트라 사진을 찍고 어떤 그림에 어떤 자세가 좋을지 잘 맞추고 본래 있던 그림은 보이지 않게 해야 해. 자라투스트라 몸무게가 십킬로그램이라는데 고양이로는 무거운 걸까. 오래 안고 있기에는 좀 무거울 것 같네. 가볍고 날렵한 고양이도 괜찮지만 좀 살찐 고양이도 괜찮지 여기 실린 그림 속 자라투스트라를 보면 다들 좋아할 거야.
뚱뚱한 말 뒤를 따라가는 뚱뚱한 고양이 벽화는 진짜 같아. 보티첼리는 <비너스의 탄생>을 그렸잖아. 커다란 조개 위에는 비너스가 아닌 자라투스트라가 있는데 어울려. <모나리자>는 자라투스트라를 안고 웃음 지어. 담비를 안은 여인이 본래 안은 건 자라투스트라였대. 티치아노가 그린 <거울 보는 비너스>도 자라투스트라가 거울을 보는데 거울 속에는 여자 얼굴이 있어. 이건 실제 그림이 어떤지 보고 싶기도 하군. 거울 보는 그림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에는 자라투스트라를 거울 속에도 그렸어.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는 아담 자리에 자라투스트라가 있어. 그림을 말로 설명하려니 어렵군. 자라투스트라는 그림 속에서 신부가 되기도 하고 신랑이 되기도 해. 자라투스트라가 말을 타고 사람이 커다란 자라투스트라를 타기도 해. 커다란 고양이를 타는 느낌은 어떨까.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고양이 버스가 생각나는군.
포토샵 잘하는 사람은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사진을 찍고 이런 놀이를 해 보는 것도 괜찮겠어. 자라투스트라는 본래 스베틀라나 페트로바 어머니가 기르던 건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스베틀라나 페트로바와 살게 됐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서 스베틀라나 페트로바는 슬펐는데 자라투스트라 사진을 찍고 그림에 넣다 보니 아픔이 좀 가셨대. 자라투스트라는 사진 찍는 거 좋아한대. 모든 고양이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사람이 다 다른 것처럼 고양이도 다 다를 거야. 그것을 잘 알아야겠군, 알려 해야지. 그림보다 고양이 마음을 잘 알자 한 것 같네. 그림이든 그림을 그린 사람 마음이든 다 잘 알면 좋을 텐데. 관심을 가지면 조금 알 수 있을 거야.
희선

라스토 동굴 벽화, 뚱뚱이 말과 뚱뚱이 고양이

산드로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

레오나르도 다 빈치, <모나리자> 원판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담비인 체하는 고양이를 안은 여인>

에드워드 호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과 밤고양이>

앤드류 와이어스, <크리스티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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