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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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희 소설이 대상을 받은 《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작품집》을 읽고 바로 김금희 소설을 만났습니다. 한국소설 읽는 건 힘들어요. 뭐가 힘드냐고 묻는다면 뚜렷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아니 예전에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는 읽기만 하고 이런 이야기도 있구나 하고 말았으니까요. 지금은 잘 몰라도 쓰려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난 왜 한국소설을 잘 읽지 못할까 합니다. 여러 사람 것보다 한 사람이 쓴 것을 죽 보는 게 좀 낫구나 했는데. 그것도 잠시였습니다. <너무 한낮의 연애>와 <조중균의 세계>를 다시 보니 김금희가 쓴 글이구나 하는 걸 조금 느꼈는데. 이상한 일입니다. 양희 말투가 떠올라요. “그렇죠, 오늘도.” 앞에는 다른 말이지만. 책은 읽는 사람마다 다르게 상상하겠지요. 자신한테 익숙한 곳을 떠올리고 거기에서 이야기가 펼쳐지잖아요. 서울 종로나 맥도날드 아는 사람은 그곳을 떠올렸을 것 같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맥도날드에는 한번도 가 보지 않았으니까요. 햄버거를 한번도 안 먹어봤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런 곳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아니 저는 어디든 잘 가지 않습니다. 누군가와 무언가를 먹으러 가는 것 자체를 싫어합니다. 그렇다고 상상할 수 없다는 건 아니예요.

 

처음에 나오는 양희는 조중균이나 세실리아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잘 설명하기 어렵지만. 이번에 생각한 건 필용이 열여섯해 전에 양희를 좋아하기로 했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예요. 필용은 가난한 양희를 보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어요. 양희는 자신이 가려는 길을 갔어요. 필용은 그것을 멋지다 했습니다. 필용은 그러지 못한 걸 아쉬워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지금 뭐가 많이 달라지지는 않을 거예요. 좌천당한 곳에서 벗어나려 애쓰지 않을까 싶어요. 아쉬워도 옛날로 돌아갈 수 없잖아요. <조중균의 세계>에 나오는 조중균은 여전히 바틀비를 떠오르게 합니다. 바틀비를 만난 적은 없지만. 조중균이 일터에서 점심을 먹지 않고 그 돈을 돌려받으려 한 일, 대충해도 될 교정을 꼼꼼하게 하려한 일. 조중균은 대학에 다닐 때 이름만 적으라는 시험에 이름을 적지 않고 시를 적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점수받고 싶지 않아서. 어쩐지 바틀비와는 달라 보이는군요. 그런데 바틀비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모두가 그냥 하는 일을 조중균은 하지 않으려 해서겠지요. 그렇게 해서 결국 일자리를 잃고 맙니다.

 

대학 때 요트 동아리였던 사람들이 연말에 모여서 한 사람 이야기를 해요. 그건 <세실리아>예요. 거의 잊다시피 하고 사학년 때는 한 친구와 사귀어서 따돌렸으면서. 세실리아가 막냇동생처럼 엉긴다고 해서 엉겅퀸이라는 별명도 있었다 해요. 정은은 세실리아를 찾아봐요. 인터넷에서 찾으니 설치미술가로 바로 나왔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인터넷 안에서도 찾기 힘든데, 세실리아는 무언가 되었군요. 그런 세실리아는 양희 같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누군가한테 관심을 바라고 가까이 붙는 거. 다시 생각하니 양희는 그러지 않았군요. 마음은 있어도 남이 자신을 싫어하리라 생각하고 거의 그러지 않지요. 세실리아가 혼자고 쓸쓸해 보여도 자기 갈 길을 잘 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월>은 잘 모르겠습니다. 빚 때문에 여름을 이모가 있는 서해 한 섬에서 한식구가 지내는데. 고등학생 여자아이가 이야기를 이끌어가요. 이모는 그 섬에서 나오지 않고, 섬 사람은 간호사인 이모를 선생님이라 해요. 주사는 무얼까 싶습니다. 안 좋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아픔을 잊으려고 이모한테 주사를 놔달라는 사람이 있거든요. 여자아이가 선글라스를 쓰는 건 울어서 토끼처럼 빨개지는 눈을 숨기려는 거였다니.

 

다음 이야기 <고기>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기도 한 긴장감을 줍니다. 남편이 잡은 건 무엇일지. 여자한테 상한 고기를 판 건 실수다 말하고 없던 일로 해달라고 마트 남자가 사정하지만 여자는 듣지 않습니다. 남자는 일을 그만두고 여자를 찾아옵니다. 주머니에 오른손을 넣고. 여자는 남자한테 남편이 가지고 온 자루를 풀어봐달라고 해요. 남자가 그것을 보고는 그냥 고기라고 합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데 거기에서 끝납니다. 남자는 왜 여자를 하루 내내 기다리고 오른손은 주머니에 넣고 있었는지. 거기에 칼이 들어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한데. 여자는 마트에서 고기 유통기한을 속였다고 본사에 알렸습니다. 남자는 그곳에서 일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아이도 있으니 좀 봐달라 했지요. 실제 그런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유통기한 표시를 다시 하라고 한 사람이 정말 있었는지 일하는 사람 실수였는지. 남자가 그 일을 한 건 아니예요. 남자는 정육팀장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를 기다리는 일>과 <고기>에는 비슷한 아버지가 나오는군요. 엄마와 딸을 때리는. 그것을 보면서 김금희는 이런 것을 왜 썼을까 했습니다. 경험은 아닌 것 같은데. 누군가한테 들은 이야기인지. 개는 이름이 개예요. 여기에도 수수께끼 같은 일이 있군요. 개가 죽었다는 건 알겠지만 아버지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어요. 짐작은 갑니다. 그렇다 해도 그게 아니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네요.

 

어쩐지 소설이 우울합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는 노래 제목, 아니 시 제목이던가요. 시를 노래로 만들었던 것 같은데. <보통의 시절>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금 허탈한 웃음이 나는 이야기예요. 원수라고 생각한 사람이 이제와서 자신이 한 일이 아니다 했거든요. 그런 일 실제 있을 것 같아요. 김대춘은 왜 자신이 목욕탕에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을까요. 예전에 그 말을 했다 해도 제대로 듣는 사람이 없었을지도 모르겠군요. 노숙자였으니까요. 마지막은 <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는 뭐라 말하면 좋을까요. 사람이 고양이처럼 사는 것 같기도 했어요, 모과장이. 모과장은 혼자 아니 고양이와 사는 사람으로 고양이 때문에 살았어요. 모과장은 고양이가 혼자 산다는 것을 생각하고 일터에서 혼자 행동했는데, 도시 고양이가 집을 나간 뒤에는 모여서 산다는 말을 듣고 조금 달라져요. 앞으로는 모과장도 다른 사람과 함께 회사에 시위할지도. 함께 해서 괜찮은 것도 있지만, 함께 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있지요. 생각없이 끌려가지 않아야 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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