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아닌 밤과 낮이라니, 그거야 달을 어제 새벽에 담았으니 그렇죠. 그러면 새벽이라고 해야 하지만. 보름달을 제대로 못 봐서 15일에는 구름이 달을 가려서, 다음날부터 며칠 동안 태풍 때문에 비 오고 흐린 날이 이어졌어요.  초저녁에는 달이 잘 보이지 않더군요. 높은 건물에 가려서 그랬을 거예요. 새벽에야 집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앞에 가로등이 있어서 안 좋지만, 방에 불을 꺼도 저 가로등 때문에 어둡지 않아요. 저는 빛이나 소리 때문에 잠을 잘 못 자기도 합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이 무슨 상관일까 하겠지만. 그런 것을 아예 생각하지 않으려고 더 늦게 자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핑계일지도. 빛 때문에 잘 일어나지 못하기도 하는군요. 잘 때 빛은 가로등이고 일어날 때 빛은 햇빛이네요. 이건 잘 때만 그렇습니다. 깨어 있을 때는 밝게 해둡니다. 아주 밝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어두우면 눈 나빠지잖아요.

 

태풍이 지나가고 나니 서늘해졌습니다. 남쪽은 태풍에 지진까지. 큰 일은 없기를 바랄 수밖에. 제가 사는 곳은 경주나 경주와 가까운 곳보다 많이 흔들린 것도 아닌데, 가끔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게 그렇게 이상한 건 아닌가봐요. 저만 그런 게 아니어서 다행이기는 한데, 언제쯤 괜찮아질지. 생각을 안 해야 할 텐데. 어제는 하늘이 멋졌습니다. 구름이 움직이면서 바뀌는 모습이. 한 곳에서 그 모습을 죽 본 건 아니지만, 그렇게 보고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지금 드는군요. 하늘이 잘 보이는 곳에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천천히 흐르는 구름

평화롭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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