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 디엠

  호라티우스   김남우 옮김

  민음사  2016년 05월 19일

 

 

 

 

 

 

 

 

 

 

 

 

 

오래전부터 사람은 글을 썼습니다. 언제부턴지 정확하게 모릅니다. 글을 쓰기 전에는 그림을 그렸군요. 문자도 사람이 발명한 거네요. 여기저기 옮겨 다니고 살 때는 기록을 해야겠다 생각하지 않았겠지요(그때 그림을 그린 걸까요). 한곳에 머물고 농사를 짓고 살게 된 것을 농업혁명이라고 하더군요. 그런 책 많이 못 보았는데 조금 본 게 도움이 되는군요. 잘 알지 못해도 새로 아는 건 기억해두면 나중에 아는 척할 수 있겠습니다. 요새 소설만 죽 만났는데, 다른 쪽 책도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잠시 다른 말로 샜습니다. 전 기원전 사람이 쓴 글은 거의 못 봤습니다. 그때 글이 지금까지 제대로 남았는지 그것도 모르겠네요. 다는 아니더라도 남아서 지금 사람이 볼 수 있는 거겠지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가 생각나는군요. 이런저런 전쟁 때문에 책이 타버린 일도 떠오르는군요. 타버린 것도 있지만 일부러 태운 것도 많겠지요. 살아남은 건 운이 좋아서였을까요, 우리가 알 수 없는 힘이 움직인 걸까요. 이것도 조금 쓸데없는 말이네요.

 

이 책 제목 많이 들어본 말이지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한 말입니다. 영화도 보고 책도 보았는데 자세한 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 말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겨라)’은 잊지 않았어요. 이 말했을 때 호라티우스 이야기도 했는지. 키팅 선생님은 시 이야기도 하잖아요. 그 말을 듣고 몇몇 아이가 밤에 모여 시를 읽지요. 그때 읽은 것도 오래전 시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 영화 나온 지 오래됐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학교 비슷하지요. 제가 학교 다닐 때랑 지금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보면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더군요. 예전보다 지금 더 안 좋은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심하게 괴롭히는 아이도 있잖아요. ‘오늘을 즐겨라’ 하는 말은 학생한테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군요. 지금을 사는 사람 모두한테 해야 하지요. 많은 사람이 나중에 잘살려고 지금을 힘들게 살기도 하잖아요. 그렇다고 흥청망청 살라는 말은 아니예요. 알지요.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고 힘껏 살라는 거겠지요. 오늘은 오늘밖에 없습니다. 이거 알아도 늘 잘 지내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는 시간이 잠깐이라도 있다면 괜찮겠지요.

 

 

 

힘겨운 일에도 평상심을 굳게

지키고, 감당치못할 즐거움은

좋다만 하지 말고 마음을 다스려

절제하라. 필멸의 델리우스!

 

<Ⅱ3 힘겨운 일에도 평삼심을>에서, 87쪽

 

 

 

포스투무스, 포스투무스, 달아나듯

세월은 흘러 지나가고, 신께 빌어도

닥쳐 올 주름과 노년, 막을 수 없는

죽음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Ⅱ14 포스투무스, 포스투무스>에서, 110쪽

 

 

 

옛날 사람이 먹고 살려고 한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호라티우스는 가난해서 시를 썼다고 하네요. 시가 돈이 되었다는 말일까요. 옮긴이는 가난을 돈이 없는 것만 뜻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마음(정신)을 나타내는 걸지도. 이런 시는 서정시일까요. 호라티우스는 시에는 역사와 신화에 나오는 사람이 나옵니다. 제가 그걸 잘 알면 좋겠지만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런 시는 더 상상해서 읽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만 잇는 건 아니예요. 호라티우스 자신의 이야기나 친구 이야기도 조금 있습니다. 언젠가 사람은 죽는다는 말도 합니다. 그때는 사람이 더 빨리 죽었군요. 오래 산 사람이 아주 없는 건 아닐 테지만. ‘오늘을 즐겨라’ 하는 말은 그래서 나온 거겠네요. 호라티우스는 검소하게 사는 걸 좋아한 것 같습니다. 가진 게 없다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 쓰는 일을 해서 괜찮았겠지요.

 

지금 세상은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런 세상을 따라잡기 힘드네요. 아니 꼭 따라잡지 않아도 괜찮군요. 한가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면 훨씬 좋을 듯합니다. 알아도 그렇게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면 잠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생각하는 것도 좋고, 잠시 멈춰서서 스쳐지나는 사람을 보거나 나무 위에 잠시 앉았다 가는 바람을 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파란하늘을 떠다니는 흰구름을 보는 것도 좋겠지요. 시를 만나는 게 그런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내일은 없다

 

 

 

오늘은 저축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

‘언젠가’ ‘다음에’가 아닌

지금 하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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