記憶屋 (角川ホラ-文庫) (文庫)
織守 きょうや / KADOKAWA/角川書店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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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술사

오리가미 교야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는 여자, 여자는 왜 눈물을 흘릴까요. 이 책을 보다보니 떠오른 한 장면입니다. 생각나는 건 없고 갑자기 눈물 흘리는 여자라니. 소중한 무엇인가를 잊어버려서 여자가 눈물 흘린 건 아닐까요. 여자가 잊기를 바란 건지, 다른 사람이 그것을 바란 건지. 다른 사람이 그러기를 바란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 사람은 여자가 앞으로 살아가려면 자신을 잊는 게 낫다 생각한 것이겠지요. 남의 기억을 멋대로 지우다니, 그래도 되는 걸까요. 이것과 비슷한 이야기 여기에도 나오는군요. 자신을 아프게 하는 걸로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느끼려한 여자아이한테 변호사 다카하라 도모아키는 다른 어른처럼 말하지 않았습니다.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사람한테 충고하고 싶지 않고, 아픔은 단지 신호일 뿐이다 했습니다. 신호는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말하는 걸까요, 살고 싶다는 걸까요, 누군가 도와줘 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여자아이는 그 말 듣고 더는 손목을 긋고 싶지 않았답니다. 여자아이는 다카하라를 따르고 학교에도 잘 다니게 됐어요. 그 뒤에도 잘 지냈다면 좋았겠지만 다카하라 몸이 안 좋아졌습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다카하라는 여자아이가 자신이 없어도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자아이 기억에서 자신과 만난 일을 기억술사한테 지워달라고 해요.

 

책 제목을 뭐라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기억술사》라 하기로 했어요. 이런 말 없지만, 풀어서 ‘기억을 지우는 사람’이라고 할까 하다가 명사도 있어야 할 듯해서. 일본말 제목도 사람을 나타내는 거예요. 이런 도시전설이 있어요. “해 질 무렵 공원에 있는 풀색 긴 의자에 앉아 있으면 기억술사가 나타난다. 그리고 잊고 싶지만 어떻게 해도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지워준다”는. 이 말은 요시모리 료이치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들은 말이기도 합니다. 대학생이 된 료이치는 다시 그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것도 자신이 마음에 들어한 한학년 위 선배 교코한테서. 교코는 밤에 돌아다니는 걸 무척 무서워합니다. 언젠가 밤길을 걷다가 치한을 만난 적이 있어요. 큰일은 없었는데 그때 충격이 컸는지 교코는 밤길을 다닐 수 없게 됐답니다. 료이치가 교코를 도와주려 하지만 잘 안 됩니다. 료이치와 함께 집에 가도 무섭다고 해요. 교코는 료이치와 잘 지내고 싶어서 기억술사를 만나고 무서운 일을 잊습니다. 기억술사는 잊고 싶은 기억만 없앤다고 했는데 교코는 료이치까지 잊어버립니다. 그거 좀 이상했는데 왜 그랬는지 지금은 알겠습니다. 저만 알아서 미안하네요.

 

어제까지 알던 사람이 자신을 잊으면 무서울까요. 아니 무섭다기보다 슬프겠네요. 자신은 잊지 않았는데 상대가 자신을 잊는다면. 료이치는 어렸을 때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료이치보다 세살 어린 친구 마키는 어떤 일 때문에 많이 울었던 일을 다음날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마키는 지금도 친구로 지내요. 이런 설정 일본 만화에 아주 많은데, 만화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어린 료이치는 마키가 어떤 일을 잊어버린 게 무서워서 더는 그 이야기 꺼내지 않았답니다. 료이치는 아무리 힘들고 괴롭고 슬프고 아파도 기억을 지우는 거 좋게 여기지 않았어요. 기억은 자신을 이루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료이치는 자신을 잊은 교코가 예전 교코와 다르다고 여깁니다. 자신을 잊었다 해도 좋아한다면 다시 시작할 수도 있을 텐데, 료이치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료이치는 교코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쩌면 교코가 다시 자신을 잊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설지도. 료이치는 교코 때문에 기억술사를 찾으려고 하는데 어떤 일 때문에 자신도 무엇인가를 잊었다는 걸 깨달아요. 료이치는 자신이 기억술사한테 가까이 다가가서 기억술사가 자신의 기억을 지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 있으면 겁나서 그만둘지도 모를 텐데, 료이치는 그만두지 않고 다시 기억술사를 알아봅니다. 료이치는 기억술사를 찾고 다른 사람 기억을 지우는 일을 그만두게 할 수 있을까요.

 

누구나 한번(여러 번일지도)은 괴롭고 슬픈 기억 지우고 싶다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끔찍한 일을 당한 사람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억을 바꾸기도 합니다. 한 곳에 있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하는 일도 있군요. 기억은 정확하지 않은 것이기도 하네요. 저는 힘들어도 기억을 지우는 거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괴롭고 아프고 슬픈 건 싫지만. 그런 저도 가끔은 처음부터 하지 말걸 하는 생각도 해요. 현실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없습니다. 그걸 알아서 조심하기도 하는군요. 모두 지우고 깨끗하게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일이 이어지면 그때는 어쩌죠. 그러면 다시 지워야 할까요. 기억이 있다 해도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데 그걸 지운다고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 있는지. 사람은 약합니다. 사람마다 느끼는 것도 다르죠. 작은 일을 크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지요(저도 그렇습니다). 사람이 약해도 이런저런 일을 겪다보면 조금씩 단단해지겠지요. 아주 힘든 때가 지나면 그게 덜할 거예요. 그 시간을 버티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버티지 못한다 해도 잊는 게 약은 아닙니다. 어떤 일을 잊으면 자신이 잊었다는 것도 모릅니다. 그게 더 슬플 것 같아요. 그런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이 더 슬플까요. 맨 앞에서 말한 여자는 무언가를 잊었지만 슬픈 일이 있었다는 게 남아서 눈물 흘린 거겠지요. 여기 나오는 사람에서 그런 모습이 보이는 하나도 사람은 없습니다. 기억술사를 만난 걸 잊고 기억술사가 진짜 있다면 만나지 않겠다고 해요. 그걸 보고 그런 생각 더 빨리 하지 했습니다.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으면 지울까를 먼저 생각했는데, 자신한테 남의 기억을 지우는 힘이 있다면 어떻게 할까도 생각해볼만 하네요. 그것도 별로 안 좋을 듯합니다. 살다보면 누구한테나 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도 일어나니까요. 좋은 일만 기억하는 거 별로일 것 같아요. 그때는 안 좋은 일이어도 지나고 나면 그것 때문에 자신이 달라졌다 생각할 수도 있잖아요. 기억은 한사람이 지나온 역사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쉽게 기억을 지우고 싶다 생각하지 않겠지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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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9 04: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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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1 00: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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