禁斷の魔術 (文春文庫) (文庫)
히가시노 게이고 / 文藝春秋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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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마술

 

 

 

지난번에 《허상의 광대》를 보고 말했지요. 거기에는 《허상의 광대》와 《금단의 마술》에서 단편 일곱편을 합치고, 《금단의 마술》에 실린 <쏘다>를 장편으로 썼다고. 장편이기는 한데 길다고 말하기 어렵네요. 이 책을 다 보고 나니 <쏘다>는 어땠을까 싶더군요. 거기에서 다하지 못한 말을 하기 위해 길게 쓴 거겠지요. 두권을 보고 예전에는 히가시노 게이고 글이 어땠더라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때도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이 알아보거나, 둘레 사람 이야기를 하다 그 일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 말했던가 하는 게. 《백야행》은 끝날 때쯤 형사가 생각했군요. 다른 건 또 달랐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을 보고 시간이 지나면 글을 어떻게 썼나 하는 건 잊어버리고 내용만 조금 기억하는군요. 한 사람 책을 이어서 보다보면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지 조금 알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아는 건 조금입니다. 그것을 생각하기보다 거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니까요(언젠가도 한 말인 듯). 지금 생각하니 이런 소설은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그 일이 일어났을 때 일은 나중에 나오는군요. 어떤 건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 일을 보여주기도 하네요. 작가는 책을 읽는 사람이 이해하도록 글을 써야겠습니다.

 

어떤 말을 하면 좋을까요. 이건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예요. 물리학자 유카와 마나부가 나옵니다. 그렇다고 유카와가 나서서 일을 해결하지는 않아요. 유카와는 이상한 일이 왜 일어나는지 실험으로 증명합니다. 세상에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도. 유카와는 과학자니까요. 저는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일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이 말 여러 번 했네요). 한 호텔에서 여자가 죽습니다.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 건가 했는데, 자궁외 임신으로 난관에 문제가 생기고 피를 많이 흘려서 죽었다고 합니다. 여자는 유카와 고등학교 후배 고시바 신고 누나 고시바 아키호였습니다(이 이름 보니 《백야행》에 나온 유키호가 잠깐 생각났습니다). 유카와는 고시바가 고등학생일 때 도움을 줬습니다. 고시바는 그 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유카와가 준교수로 있는 대학에 들어가지만 누나가 죽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부품 만드는 공장에 다닙니다. 엄마는 고시바가 어렸을 때 죽고 아버지는 고시바가 중학생 때 사고로 죽었습니다. 나이 차이 나는 누나 아키호가 고시바를 돌봤습니다.

 

자유기고가 나가오카 슈가 자기 집에서 목졸려 죽임 당했습니다. 휴대전화기, 사진기, 보이스레코더, 타블렛이 모두 없었습니다. 메모리 카드가 남아 있었는데, 그 안에 무엇인가가 벽을 뚫는 동영상이 있었습니다. 그 영상을 유카와가 보는 거죠. 벽을 뚫은 건 고시바가 고등학교 때 만든 레일건이었습니다. 그때는 물리연구회 부원을 모으려고 한 건데. 나카오카 둘레를 조사하다보니, 나가오카가 미쓰하라 마을에 과학기술 연구소를 세우는 걸 반대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것을 그곳에 세우면 자연이 파괴되기 때문이지요. 거기에는 방사능 폐기물처리를 연구하는 시설도 만든다고 했습니다. 나가오카는 과학기술 연구소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는 정치가 뒤를 쫓았습니다. 그 정치가를 담당하고 기사를 쓰는 사람이 호텔에서 죽은 고시바 아키호였습니다. 환경을 파괴하는 과학시설에 정치가의 불륜이네요. 그렇게만 봤을 때는 아키호가 안됐다 생각했는데, 아키호가 정치가와 깊은 사이가 될 때 한 말을 보니 다른 생각도 들었습니다. 흔히 남녀사이는 두 사람밖에 모른다고 하잖아요. 아키호는 정치가와 사귀는 일을 겉으로 드러낼 수 없다는 걸 다 알고 시작했더군요. 그렇다 해도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을 나 몰라라 하면 안 되겠지요.

 

레일건을 써서 일으킨 사고가 몇 건 일어납니다. 그것을 보고 경시청 수사1과 구사나기는 아키호가 그렇게 죽은 것 때문에 동생 고시바가 정치가한테 복수하려고 한다 했습니다. 이때는 나가오카도 고시바가 죽인 게 아니냐 했습니다. 유카와는 고시바가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니다 하더군요. 저도 유카와 말대로이길 바랐는데. 고시바 마음을 아주 모른다고 할 수도 없겠네요. 정치가가 병원에 연락만 했다면 누나는 죽지 않았을 테니까요. 고시바한테 누나는 하나밖에 없는 식구고 부모기도 했습니다. 유카와는 고시바가 과학을 이용해서 사람을 죽이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과학은 사람한테 도움을 주지만, 그것을 쓰는 사람에 따라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과학은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아무리 좋은 거라도 그것을 나쁜 일에 쓰면 안 좋은 게 되겠습니다. 과학이 발달해서 사람이 편하게 살게 됐지만, 이제는 사람만 생각하면 안 되겠지요. 그런 움직임이 아주 없는 건 아니군요. 그래도 여전히 과학 발전을 위해서다, 하고 하면 안 되는 걸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구는 갈수록 나빠질 것 같아요. 동·식물은 자꾸 사라지고, 마지막에는 인류가 사라질까요. 이런 생각까지 하다니. 구사나기가 생각한 대로 흘러가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뭔가 하기는 어렵겠네요. 여기 나온 사람 가운데서 무엇인가를 해야 하니까요. 자유기고가 나가오카를 죽인 건 다른 사람입니다.

 

고시바가 레일건 만드는 걸 도와준 유카와는 책임을 느꼈습니다. 과학자는 순수하게 연구하고 실험하는 걸 즐길 텐데, 그 즐거움을 잊으면 안 되겠네요. 동물실험은 더 깊이 생각하고 하기를 바랍니다. 다 그런 건 아닐 테지만, 정치가 가운데는 아내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을 사귀기도 하더군요. 그런 걸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고 봐야 하는 건 아니지요. 정치가 같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보통 사람과는 달라야 합니다. 그럴 각오가 없다면 처음부터 정치 따위 안 하는 게 낫습니다. 유카와는 고시바 신고를 설득합니다. 그런 일이 다 끝나고 마지막에 유카와는 미국에 가요. 이걸로 정말 끝일까요. 언젠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겠지요.

 

 

 

희선

 

 

 

 

☆―

 

유카와는 잠시 망설이다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어. 누나가 죽은 건 슬프지만, 슬픔은 커다란 힘으로 바꿀 수 있다. 과학을 발전시킨 가장 큰 힘은 사람의 죽음, 곧 전쟁이 아니냐고.”

 

“유카와 선생님은 뭐라고?”

 

“물론 과학기술에는 언제나 그런 면이 있어. 좋은 일에만 쓰이지 않아. 중요한 것은 그것을 쓰는 사람 마음에 달렸어. 나쁜 사람 손에 들어가면 금단의 마술이 되겠지. 과학자는 언제나 이 일을 잊으면 안 된다고 했어.”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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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1 0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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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1 01: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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