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4 - 교토의 명소, 그들에겐 내력이 있고 우리에겐 사연이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세번째를 보고 한해가 넘게 지나서야 마지막 네번째를 만났습니다. 책을 다 보고 나서 쓰려고 하니 떠오르는 게 하나도 없더군요. 앞에 세권 보고 어떻게 썼는지 신기합니다. 그때는 이것저것 할 말이 생각났는데, 그건 첫번째를 봤을 때였나봐요. 오래전에 한반도 사람이 왜(일본)에 건너가 문화를 전한 게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이제 그 사람들은 다 일본 사람이지만. 한반도 사람이 왜에 갔지만 그곳에서 살고 그곳 사람과 함께 새로운 문화를 꽃피웠지요. 도래인 자취가 모두 다 사라지지 않아 다행입니다. 그런 게 없었다면 이 책 나오기 어려웠겠습니다. 그때는 다른 모습으로 나왔을까요. 지금도 나라와 나라가 영향을 주고받을 테지만 그때는 더 자유롭게 오고 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바다를 건너는 건 힘들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가는 건 좀 쉬웠겠지요. 앞에서 말 조금 잘못했습니다. 나라와 나라를 자유롭게 오고 갔을 거다 한 거 말이에요. 자유로웠겠지만 쉽게 오고 가지는 못했겠네요. 탈 것이 별로 없어서. 나라와 나라를 쉽게 다닐 수 있는 건 지금이죠. 위험한 곳만 빼고 어디든 갈 수 있겠습니다.

 

저는 어디에 다녀오고 그곳 이야기를 하는 책 자주 안 봅니다(그런 책 안 보여서 안 보는 거기도 하네요). 그런 거 보면서 다른 곳이나 다른 나라가 어떤지 아는 것도 좋을 텐데. 지금 사는 이곳이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이곳을 떠나 다른 곳에 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어서 잘 안 보는가봐요. 그런 책이 아니어도 현실에서 떠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얼마전에도 거의 같은 말을 했군요). 늘 그런 걸 생각하고 책을 보는 건 아니지만, 무의식으로 할지도 모르죠. 예전에도 한 말인데 이 책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처음 나오고 스무해가 넘었습니다. 예전에 우연히 첫번째를 보고 재미있게 느끼고 그 뒤에도 좀더 본 것 같기도 한데, 한동안 잊기도 했습니다. 제주도 이야기를 보고 이 책 아직도 나오는구나 했네요. 오랜 시간이 흘러도 이 책은 남을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고전이 될지도. 지금 나오는 책 가운데 오랫동안 이어질 책은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네요. 문화유산도 그렇군요. 오래전 것이 지금까지 남아서 우리가 그때 일을 생각하잖아요. 사라진 것도 많겠지만 남을 건 남기도 하겠지요.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10쪽)

 

 

가끔 저도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말은 하는데 열심히 찾아보지는 않습니다. 역사 공부하는 사람 아니면 늘 역사에 관심 갖기 어렵습니다. 그건 저만 그렇고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띄엄띄엄 기회가 오면 역사와 관계있는 책을 보기도 하는군요. 그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아서 재미있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리지만. 거기에 나오는 게 다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의심 자주 안 하는데 하는 것처럼 말했네요. 책을 볼 때는 거기에 나온 거 거의 믿습니다. 역사나 역사와 관계있는 책 쓰는 분은 틀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은 틀린 게 나와도 잘 모르고 그대로 받아들일 테니까요. 틀린 걸 모르는 건 공부를 게을리 한 제 탓이겠네요. 보통 사람은 유물 봐도 겉만 보지 그게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잘 모릅니다. 그것을 유홍준 같은 분이 가르쳐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문화유산과 이어서 역사를 말하는 책 이것만은 아닐 것 같은데 제가 다른 건 못 만나봤습니다. 사람이 어떤 책을 처음 만나는가도 중요하군요. 제가 예전에 이 책 첫번째 것을 만나지 못했다면 쉽게 이 책 안 봤을 거예요. 지금 제가 이 책 칭찬하는 거군요(《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다예요). 아니 일본편 나왔을 때 처음 알았다 해도 봤을 겁니다.

 

시대마다 지은 절과 별궁, 그 안에 만든 정원을 이야기합니다. 정원, 건축, 역사, 선종, 다도. 책을 보기는 해도 여기 나온 걸 설명하기는 어렵겠네요. 앞에 세권 보고는 책 속에 나온 거 말했는데. 지금까지 일본 조금 안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아는 건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로 일본 문화나 역사를 알아본 적 거의 없습니다. 그저 책을 보고 조금 알았습니다. 아는 이름은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 일본 와비사비 다도를 완성한 센노 리큐 7철 한사람인 후쿠타 오리베뿐이네요. 센노 리큐는 다도 시도 썼습니다. 리큐햐쿠슈(利休百首)라고 합니다. 예전에 후루타 오리베가 중심인 만화영화를 봤는데 거기에는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센노 리큐가 나왔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모르겠네요. 거의 다도와 역사 이야기였어요. 잘 봤다면 좋았을 텐데. 일본은 역사 만화도 많이 그립니다. 그런 걸 많이 본 건 아니고 많다는 것만 아는군요.

 

예전에 천황한테 힘이 별로 없었다는 거 잘 몰랐습니다. 사카모토 료마가 나온 데서 천황한테 정권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게 생각났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무사만이 아니고 능력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는 말도 한 듯합니다. 지금 민주주의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 때문에 사카모토 료마는 같이 일을 꾸민 사람한테 죽임 당했군요. 그거 하나 때문만은 아니었을지도.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앞에서 역사 잘못 알려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고는 제가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했군요. 천황한테 힘이 없어서 천황은 별궁을 짓고 정원을 만들기도 했네요. 일본에는 신이 아주 많기도 합니다. 이건 민간 신앙일까요. 불교가 활발하게 퍼질 때도 있군요. 우리나라에서 팔만대장경을 받아가다니. 아니 조선이 유교사회여서 불교와 관계있는 것을 주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그렇고 일본도 문화재를 생각하지 못한 때가 있었군요. 일제강점기 때는 일본이 우리 문화재를 많이 가지고 갔네요. 조선시대 때도. 일본 지은원에는 고려불화와 조선초기불화가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것을 받아들이고 자기 것으로 잘 만듭니다. 일본 하면 아주 작은 것이 생각나는데, 작은 것뿐 아니라 아주 큰 것도 있더군요. 극과 극이 함께 있습니다. 아주 화려한 것과 아주 수수한 것도. 저는 정원은 꽃이나 나무를 심은 곳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일본에는 독특한 정원이 있습니다. 마른산수(가레이산스이)라고 하는 거 말이에요. 그건 일본에 선종이 들어오고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원을 바라보고 선수행을 하는 거죠. 좋은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이 가라앉고 기분 좋아지겠지요. 용안사에는 선정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하얀 모래에 줄 같은 게 있어서 저건 사람이 만든 걸까 했습니다. 갈퀴질로 만드는 거더군요. 그건 자주 할지 한달에 한번 할지. 일본 정원은 만들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우리나라 정원은 자연스럽게 보이게 한답니다.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 말할 수 없는 거네요. 저마다 가진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겠지요.

 

윤동주, 정지용 시비가 교토 도시샤 대학 교정 한쪽에 있군요. 우리나라 사람이 그곳에 가면 반갑겠네요. 고려미술관을 만든 정조문은 처음 알았습니다. 우리나라가 남북으로 나뉘지 않았을 때 일본에 갔다면 자신이 남쪽 사람인지 북쪽 사람인지 결정할 수 없겠지요. 정조문은 조선 국적이어서 우리나라에 올 수 없었습니다. 어쩐지 슬프네요. 일본에서 사는 동포들이 자랑스러워하도록 우리나라 미술품을 모아서 미술관을 만들었는데. 우리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 가운데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분 많겠습니다. 아스카, 나라, 교토로 이어져온 일본 문화유산 이야기 이걸로 끝이네요. 문화재는 다른 데도 있을 텐데. 교토에 가장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교토가 수도였던 게 일천년이니까요. 조선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조선도 돈을 썼다면 나았을 텐데요. 십년에 한번이었다 해도.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가 앞으로 좀더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한국을 싫어하고 역사를 사실과 다르게 비트는 일본 사람도 있겠지만, 역사를 제대로 알고 바로잡으려는 일본 사람도 있다는 걸 잊지 않아야 합니다.

 

 

 

*더하는 말

 

220쪽, 223쪽 노무라 미술관 한자 잘못 쓰였습니다. 野村(노무라)인데 野田(노다)라고 쓰여있네요. 224쪽에 사진 있습니다. 노다(野田)라고 쓰여있어서 노무라(野村)는 어떻게 쓰더라 했네요. 읽기는 해도 쓰는 건 잘 안 해서 바로 생각나지 않았는데 사진 보고 ‘저렇게 쓰지’ 했습니다. 일본말 쓰기도 가끔 해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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