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76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4년 12월 27일

 

 

 

드디어 76권을 보았다. 75권 보고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드디어’ 하는 말을 하다니. 내용 아는 건 여기까지다. 남은 두권(77, 78)은 모른다. 남은 거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남았다고 말했지만 원피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용 알아도 만화로 보는 건 조금 다르기도 하다. 연재하는 것과 책으로 내는 거 조금 다른 걸까. 연재하는 것과 책 별차이 없겠지 했는데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에서 데즈카 오사무는 연재한 것을 책으로 낼 때 많이 고쳤다는 말 봤다. 오다 에이치로는 어떨까. 연재는 한번도 본 적 없어서 다른지 같은지 잘 모른다. 그건 생각 안 하고 봐야겠다. 내가 다르다고 생각해야 하는 건 책과 만화영환데. 그건 본래 아는 거니까. 책에서 짧게 말하는 걸 만화영화에서는 길게 말한다. 책에 다 그리지 않은 것을 상상하면서 봐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하는구나. 책과 영화는 책이 더 자세한데. 글과 영상이니 나타내는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겠다. 영화는 영화, 소설은 소설 이렇게 생각해야겠다. 너는 너, 나는 나. 원피스에서는 한사람 한사람이 가진 장점을 더 보여준다. 어떤 사람한테 안 좋은 점도 있지만, 그 사람이 가진 좋은 점 때문에 다른 사람이 살기도 한다(이 생각은 겁이 많아서 달아날 때도 있지만 결국 자기 할 일을 하는 우솝 때문에 한 걸까). 그런 거 보면서 내가 가진 좋은 점은 뭐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고 싶었다. ‘생각했다’가 아니다니. 생각하기도 전에 없는 것 같아서. 책 본다고 자신이 생기는 건 아니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 왜 그렇게 됐는지 말하기도 하는데, 도플라밍고가 왜 나쁜 짓을 하는지 알게 하는 일이 나왔다(도플라밍고가 한 나쁜 짓은 무기를 팔고 전쟁을 일으키고 드레스로자 사람들을 괴롭게 한 일, 뚜렷하지 않구나). 도플라밍고가 하고 싶어하는 건 세상을 부수는 일이다. 베라미는 그것도 모르고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도플라밍고를 따르려고 했다. 도플라밍고 동정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어쩐지 그런 마음이 들지 않는다. 도플라밍고가 어렸을 때 지옥을 맛보지 않았다 해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도플라밍고는 본래 세계귀족 천룡인이었다. 도플라밍고 아버지는 다른 천룡인과 달리 자신은 보통사람과 같다 생각했다. 하지만 보통사람이 천룡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몰랐다. 그걸 모를 수 있는가보다. 보통사람과 다른 곳에서 살아서 그랬을지도. 도플라밍고 아버지는 천룡인이 아닌 그냥 사람으로 식구와 잘 살기를 바랐다. 도플라밍고 식구가 천룡인이었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도플라밍고 식구를 잡아서 죽이려 했다. 누구 하나 그게 잘못된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천룡인이었다는 것만으로 미워하다니. 사람들한테 쫓기다 엄마는 죽고 도플리망고와 동생은 힘들게 살았다. 동생 이름은 로시난테다(코라손이라고 했는데). 아버지와 도플라밍고와 동생 셋은 사람들한테 잡히고 고문 비슷한 걸 당했다. 도플라밍고 아버지를 죽인 건 도플라밍고라고 했다. 도플라밍고는 어릴 때 사람들의 잔인함을 보고 지금은 도플라밍고 자신이 그렇게 되었다.

 

어릴 때 엄청난 일을 겪고 많은 사람을 죽이겠다고 도플라밍고를 찾아간 건 로다. 지난번에 로는 수류탄을 몸에 두르고 도플라밍고한테 자신을 해적단에 넣어달라는 말을 했다. 로가 나고 자란 곳은 하얀 마을이라고 하는 플레반스다. 지금은 그곳이 없어졌다. 하얀색으로 뒤덮인 동화 같은 마을이었는데. 하얀 박연이 사람들을 죽게 만들었다. 박연은 납 종류다. 세계정부는 플레반스에서 박연 사업을 시작했을 때 그게 뭔지 조사를 해서 독이라는 것을 알았다. 세계정부와 왕족은 그것을 숨기고 사람들이 땅속에서 박연을 파내게 했다. 독이라는 것도 모르고 사람들은 박연을 여기저기에 썼다. 예전에 미국에서는 라듐을 여기저기에 썼다고 하던데. 박연은 조금씩 사람들 몸속에 쌓이고 수명이 짧은 아이가 태어났다. 일백년 뒤에는 박연병이 나타나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이웃나라에서는 박연병을 전염병이라 여기도 플레반스 사람이 거기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 플레반스 사람은 거의 죽은 듯하다. 로 동생과 의사 부모가 죽고 수녀와 친구들도 죽었다. 아니 죽임 당했다. 그런 일을 겪은 로는 사람을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로빈도 비스한 일 겪은 게 떠올랐다. 나미도 어릴 때 안 좋았지만 루피가 도와주었다. 모든 것을 부수려는 로를 본 도플라밍고는 천룡인이어서 쫓기던 때 일을 떠올렸다. 로가 자신과 비슷하다 느끼고 자기 오른팔로 키우려고 생각했다. 그때 도플라밍고 생각과 달리 지금 로는 루피와 함께 도플라밍고를 쓰러뜨리기 위해 나타났다.

 

뒤에 나오는 이야기를 앞에서 말했다. 로는 해루석 수갑 때문에 아직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는데. 캐번디시(콜로세움에서 싸운) 말에 루피와 로 그리고 루피가 만든 길을 따라온 퀴로스가 타고 3단계에 갔다(다른 설명 없이 이런 말을). 그전에 루피한테 은혜를 갚겠다고 한 여러 사람은 도플라밍고 패밀리 간부와 싸웠다. 지금까지 따로따로였던 사람이 힘을 합쳐서 루피를 도플라밍고한테 보내려 했다. 루피가 간 곳에 나타난 건 커다란 장난감이다. 사람을 장난감으로 만드는 슈가를 우솝이 엄청난 얼굴로 기절시켰는데 다시 장난감이 나타난 거다. 우솝과 비올라는 그것을 알았다. 리쿠 왕과 우솝, 비올라가 있는 곳에 긴에몬과 칸주로가 왔다. 리쿠 왕과 우솝을 잡으려는 사람들까지 달고. 칸주로가 붓으로 그리는 그림은 빼낼 수 있었는데 칸주로가 그림을 잘 못 그렸다. 그것을 보니 나루토에 나온 사이가 생각났다. 사이도 그림을 바깥으로 꺼내서 쓰는 닌자다. 칸주로도 닌자 같구나. 여기에서는 그런 힘 악마의 열매 때문에 생긴다. 칸주로 힘 때문에 우솝이 루피와 로한테 다가오는 슈가를 다시 막았다. 수갑 열쇠를 전하러 가는 레베카, 로빈, 바르톨로메오 셋에서 레베카만이 왕궁앞 해바라기밭에 가고 로빈과 바르톨로메오는 루피가 있는 곳에 떨어졌다. 이때는 바르톨로메오 힘이 도움이 돼서 루피와 로 그리고 퀴로스가 해바라기밭으로 간다. 우솝이 저격수로 힘을 낸 건 루피와 로가 왕궁 안으로 간 뒤다. 루피와 로는 슈가를 몰랐다. 아주 먼 거리에서 우솝은 자신의 엄청난 얼굴 인형(칸주로가 벽에 그림을 그려서 빼냈다)을 슈가가 보게 날렸다. 우솝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루피와 로는 인형이 되고 모든 사람은 둘을 잊었겠다. 그랬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흘렀을까. 지난번에 우솝한테 새로운 힘이 깨어난다고 했는데, 그것은 멀리에서 사람 기척을 느끼는 거다. 그게 누군지도 안다. 아무리 우솝이 저격을 잘한다 해도 벽 너머 보이지 않는 표적을 맞추는 건 어렵겠지. 그래서 그런 힘을 깨운 듯하다.

 

루피와 로는 도플라밍고가 있는 곳으로 가서 바로 싸웠다. 좀더 나중에 로가 생각한 작전을 썼다면 더 좋았을 텐데. 베라미는 도플라밍고한테 맞고 실로 조종당했다. 루피가 베라미가 친구기 때문에 공격할 수 없다고 한 건 별로 울림이 없었다. 임펠다운에서 루피는 봉쿠레를 친구라 하고 이완코프한테 치료해달라고 했다. 그때는 감동스러웠는데. 베라미하고는 함께 뭔가 하지 않아서일지도. 봉쿠레는 알라바스타에서 적으로 만났다 친구가 되어 도움받고 임펠다운에서 다시 만나고 또 도움받았다. 봉쿠레는 그 뒤 어떻게 됐을까. 임펠다운에 갇혔을지도. 아니다 꼭 뭔 같이 해야 친구는 아니다. 친구 하자고 말해야 친구인 건 아니다. 루피는 같이 이야기하고 웃으면 다 친구다. 만셸리 공주 병에 좋다고 속고 스마일 공장에서 일하던 톤타타 족 사람들은 동료 때문에 그 일을 알고 스마일 공장 문 열쇠를 푼다. 문은 프랑키가 열고 세뇨르와 여전히 싸웠다. 비올라는 천리안을 써서 톤타타 족 공주 만셸리가 갇힌 곳을 알아내서 레오한테 가르쳐준다. 사보와 해군 대장 쪽은 해군 대장 후지토라가 사보한테 진 척하고 리쿠 왕이 있는 곳으로 갔다. 후지토라는 드레스로자에서 해군이 영웅이 될 수 없다 여겼다. 조로와 피카도 여전히 싸웠다. 조로는 어떻게 하면 피카를 쓰러뜨릴지 안 듯하다. 외다리 병정이었던 퀴로스는 딸 레베카를 만나고, 자기 아내를 죽인 디아만테와 싸운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그렇게 여러 곳을 조금씩 보여주는 거겠지.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시작은 괜찮게 했다고 생각했는데 뒤는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썼다. 어쩔 수 없지. 로는 도플라밍고 동생 코라손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 했는데, 로가 코라손을 만난 다음에는 코라손을 죽이려 했다. 코라손은 아이를 싫어해서 아이가 자기 곁에 오면 가만두지 않았다. 기회를 보다 로가 코라손을 칼로 찔렀을 때는 코라손이 그 일을 도플라밍고한테 말하지 않았다. 로가 다른 아이들한테 진짜 이름을 말하는 것을 듣고 코라손은 로한테 도플라밍고와 함께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코라손은 이때 처음으로 목소리 내서 말했다. 로 진짜 이름은 트라팔가 D 워텔 로다(로 이름은 밑에서 좀더 말할까 한다). 원피스에서 D는 중요하다. 루피 이름에도 D가 있다. 별로 안 좋은 검은수염 이름에도 있지만. 어린시절 이야기에서 아직 로는 코라손을 좋아하지 않았다. 코라손을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는 다음 권에 나오겠지. 이제는 그게 보고 싶구나. 하나 보면 늘 다음 권이 보고 싶다니. 도플라밍고와 로가 어렸을 때 엄청난 일을 겪은 건 비슷해도 로가 도플라밍고처럼 되지 않은 건 도플라밍고는 만나지 못한 좋은 사람을 로는 만났기 때문이 아닐까. 도플라밍고가 좋은 사람을 만났다 해도 괜찮아지지 않았을지도. 그리고 도플라밍고와 로 처지는 똑같지 않았다. 도플라밍고는 건강했지만 로는 박연병 때문에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로가 병을 고쳐서 지금 살아있겠지. 로가 가진 악마의 열매 힘 때문일지도. 수술수술 열매를 먹고 스스로 수술했을지도. 로는 부모가 의사여서 어릴 때 의학을 공부했다. 의학을 모르면 수술수술 열매를 먹어도 그 힘을 잘 쓸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또 하다니. 전에도 말했지만 다음 권 기대된다.

 

 

 

*더하는 말

 

로 이름을 보고 알아 본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하나만 알았다. 워털루다. 트라팔가르와 워털루는 나폴레옹이 진 싸움이다. 워털루는 말만 알고 자세하게 안 건 아니다(백일천하 이것도 말만 알았다). 워털루가 왜 일본말로는 워텔로, 정확하게는 와텔로(ワーテルロー)가 되었느냐 하면 일본말 발음 때문이다. 일본은 거의 영어를 영어 발음이 아닌 알파벳 그대로 읽는다. 이건 영어를 일본말식으로 읽으려고 하는 게 아닐까. 로가 자기 전체 이름을 트라팔가 D 워텔 로(워털루)라고 했을 때 마지막 로는 어떻게 나왔지 했다. 그러고서 워털루 로라고 쓸까 했는데 나중에 생각났다. 워털루에서 루는 loo라 쓴다. 이게 일본말 발음으로는 루가 아닌 ‘로’가 된다. 얼마전에 성인 트라팔가(르도 붙여야 할까)는 어떤 뜻이 있을까 했는데, 트라팔가르 워털루 다 나폴레옹과 관계있는 이름이었다니. 왜 이렇게 지었을까. 로 집안에 나폴레옹과 같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일까. 로 집안이 다 나온 건 아니지만 로 부모는 의사였다. 이런 건 일본스러운 거다. 일본은 집안 일을 자식이 이어서 할 때가 많다. 장인뿐 아니라 전문직도 그런 것 같다. 고고학자인 로빈도 엄마가 고고학자였다. 루피는 다르지만. 루피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신한테 아빠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았으니까. 루피한테 아빠 같은 사람은 샹크스(루피가 어렸을 때 만난 해적으로 루피 목숨을 구해주고 한쪽 팔을 잃고 언젠가 밀짚모자를 자신한테 돌려주러 오라고 그것을 루피한테 맡겼다. 지금 사황 가운데 한사람이다)가 아닐까 싶다. 루피는 거의 친구처럼 생각하지만. 로 이름에서 D는 숨기는 이름이고 워텔은 꺼리는 이름이다. 이 다음에 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코라손이 나타나서 못했다. 언젠가 알 수 있을까.

 

우연히 D가 들어가는 사람과 로 집안이 어떤지 생각한 글을 대충 봤는데 재미있었다. 대충 보고 재미있다고 말하다니.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재미있었던 건지도. 나는 그냥 만화만 보고 조금 생각할 뿐인데. 지금은 일본에 영어 발음 잘하는 사람 많을 듯하다. 가타카나로 쓸 때는 일본식으로 써도 말할 때는 영어 발음과 거의 비슷하게 하는 것 같다. 가타카나로 쓰인 영어(다른 나라 말도) 무슨 말인지 알아보기 어려울 때도 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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