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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
앤드루 호지스 지음, 한지원 외 옮김, 고양우 감수 / 동아시아 / 2015년 2월
평점 :
시간은 흘러서 20세기에서 21세기가 되었습니다. 언제 21세기가 되었는데 그런 말을 하느냐구요. 그러게 말입니다. 어쩌다 보니 두 세기를 걸쳐서 사는군요. 이건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렇습니다. 세기가 바뀌고 많이 달라진 게 하나 있지요. 그게 뭐냐구요. 얼마 안 되는 사람을 빼고 많은 사람이 작은 컴퓨터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는 겁니다. 그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가지고 다니는 건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휴대전화기죠. 작은 기계로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건 거의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써 본 적 없는데 이런 말을 하는군요. 써 본 적 없지만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컴퓨터 쓰는 사람이 얼마 없었을 때는 언젠가 집집마다 컴퓨터를 한대는 갖게 될 거다 하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 말을 누가 했는지 모르겠군요(스티브 잡스 아니면 빌 게이츠인 듯). 그것보다 더 먼저 사람들이 컴퓨터를 쓰게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가진 앨런 튜링입니다. 앨런은 논리도 좋아했군요. 수학자와 과학자 둘 가운데서 뭐라고 해야 할까요. 컴퓨터와 관계있으면 과학자인지 수학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둘 다 관계있을 듯합니다. 제가 이과와 별로 친하지 않습니다. 이과라고 해서 숫자만 있는 건 아닐 텐데, 이과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수학이고 그다음은 과학이군요. 과학에도 여러가지가 있는데. 아는 게 별로 없네요.
휴대전화기는 쓰지 않지만 컴퓨터는 씁니다. 컴퓨터 쓰지만 잘 모릅니다. 아는 거 하나 있네요. 컴퓨터는 이진법을 쓴다는 거. 이진법이라는 말은 알지만 어떤 건지 잘 모르는군요. 들은 적 있을 텐데. 잘 몰라도 컴퓨터 쓸 수 있다니 신기하군요. 이렇게 편하게 쓰게 만든 사람이 빌 게이츠던가요. 그것도 앨런 튜링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앨런이 오래전에 지금과 같은 컴퓨터를 만든 건 아니지만, 생각은 했답니다. 생각하는 기계, 전자 뇌. 이 책을 보기 전에 그런 말을 보고 들었습니다. 컴퓨터 써도 앨런 튜링이라는 이름은 몰랐습니다(듣고 잊어버렸을까요). 올해(2015) 영화가 나와서 이름을 듣고 알았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는 거. 영화는 전기로 만들었다고 한 것 같기도 한데 소설도 있더군요. 소설보다 전기를 보면 그 사람을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거 봐도 잘 모르겠네요. 영화 이야기 들을 때 전기 어렵다는 말도 들은 것 같네요. 책을 보면서 수학이나 과학 많이 알면 좀더 알아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영국 수학물리학자네요. 이 책은 예전에 쓴 건데 우리나라에는 이제 나온 걸까요, 다시 나온 걸까요. 제가 이런 것도 모르는군요. 앨런 튜링 아는 사람은 알았을 것 같네요. (2014년에 나온 개정판을 우리말로 옮겼나봅니다.)
지금은 그 사람이 가진 개성을 존중하지만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니 지금도 남과 다르면 안 좋다고 하나요. 관습에서 벗어난 사람은 지금보다 옛날에 사는 게 어려웠을 것 같아요. 앨런 튜링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부모와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가정의 중요성을 말하게 된 것은 그렇게 오래된 건 아닌가 싶네요. 옛날에는 아이를 엄마가 키우기보다 유모한테 맡겼습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런 사람이 많았겠지요. 이건 영국 쪽 이야기예요. 서양이라고 해야 할까요. 유모가 있다 해도 부모가 아이한테 사랑을 준 사람도 있었을 거예요. 부모가 함께 살지 않은 일이 앨런 튜링 정서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아주 없지 않을지도. 앨런 튜링은 어렸을 때 과학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화학 기본 개념도 공부하고. 그게 어릴 때군요. 저는 화학 같은 거 꽤 나중에 배우고 깊이 알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어쩌면 배운 적 없을지도). 과학을 처음에는 재미있게 여겼을지도 모르겠는데, 갈수록 어려워져서 별로 안 좋아하게 됐네요. 재미있게 여긴 적이 있는지. 앨런도 형 존이 다니는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했는데, 존이 그 학교는 앨런한테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때 사립학교는 꽤 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앨런은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공부하고 수학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었답니다. 지금이라면 이런 거 좋게 여겼을 텐데요.
크리스토퍼 모컴은 앨런한테 천문학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열다섯 때 앨런은 자신이 동성한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전에도 그런 것을 조금 느꼈을 텐데, 더 많이 생각한 건 사춘기였군요. 앨런은 사람을 잘 사귀지 않았는데 천문학을 가르쳐준 크리스토퍼 모컴과는 마음이 잘 맞았습니다. 크리스토퍼는 앨런이 처음 좋아한 사람인데 일찍 죽었습니다. 앨런 마음에는 언제나 크리스토퍼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크리스토퍼가 갑자기 죽지 않고 오래 살았다면 앨런 삶이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앨런은 다른 운동은 잘 못했는데 달리기는 잘했어요. 마라톤도 했답니다. 달리기 했다는 말 보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났습니다. 앨런이 크리스토퍼한테는 자기 마음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대학에 가서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했습니다. 그 뒤로 가까운 사람한테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힌 듯합니다. 부모와 형한테는 숨겼지만. 이런 건 지금도 그렇게 다르지 않군요. 옛날과 달라졌다 해도 식구가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동성을 좋아한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것도 있고 본래 갖고 태어난 성과 다르다 말할 때도 그렇군요. 몸과 마음이 달라서 힘든 건 당사자일 듯한데. 앨런은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런 사람이 있어도 거의 숨겼을 텐데. 법으로도 안 된다고 했으니까요.
대학을 나오고 대학교수가 되려고 했는데 전쟁이 일어났을 때 앨런은 정부신호암호학교에 가게 됐습니다. 독일 암호해독으로 전쟁에서 연합군이 이기게 했습니다. 암호해독은 독일에서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독일은 자신들이 쓰는 암호를 해독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는군요. 그때부터 정보 싸움은 시작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힘보다 정보로 싸우는군요. 앨런은 전쟁에서 이기기를 바라고 그 일을 했을까요. 어쩐지 그것보다 암호를 해독하는 즐거움에 빠졌을 것 같습니다. 과학자는 거의 그렇겠군요. 그것을 나쁜 데 쓰는 사람은 따로 있네요. 무언가를 연구할 때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앨런은 자유로운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성범죄로 잡혔을 때 감옥에 들어갈 것이냐 호르몬 치료를 받을 것이냐 했을 때 앨런은 호르몬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자신이 하던 연구를 하기 위해. 동성을 좋아하는 것을 정신질환으로 생각한 때도 있었지요. 호르몬 치료가 시간이 흘러서 성전환 수술하는 사람한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말은 치료지만 진짜 하는 건 화학 거세라는군요.
경찰에 잡히고 재판을 받고 호르몬 치료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앨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사과에 청산가리를 넣어서. 백설공주에 나오는 독사과 때문에 그런 듯합니다. 앨런이 왜 목숨을 끊기로 했는지 모르겠군요. 그 사람이 말한다 해도 그 사람 마음을 다 알기는 어렵겠지요. 좀더 살았다면 좋은 세상을 봤을 텐데 싶습니다(앨런이 제멋대로인 사람이 아닌 좋은 사람을 만났다면 그렇게 안 됐을 텐데 싶기도 합니다). 사마천은 앨런과 다른 일로 궁형을 받지만 살아서 사기를 써서 그게 지금까지도 이어지는군요. 아니 앨런도 남긴 건 많지 않지만 누구보다 앞선 생각을 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 이뤄졌네요. 천재는 시대를 잘못 타고 나면 살기 힘들지요. 짧지만 앨런 나름대로 살다 세상을 떠났다고 봅니다. 지금 앨런 튜링이라는 이름 기억하는 사람 많으니까요. 그 안에 저도 들어가는군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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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다른 이를 그저 단순하게 불만 없이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자신만의 개성이라는 자유롭고 소중한 선물에 고마워하고, 부끄러움이나 가식 없이 그 선물에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570~57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