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태양이 가진 비밀
데가미바치 17
아사다 히로유키
集英社 2014년 01월 04일
중간채용된 치코
몇달이 지나서야 16권 다음인 17권을 보았다. 얼마전에 19권 나와서 빨리 앞에 것 두권을 보고 19권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번 이야기와 이어지는 이야기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아주 없는 건 아닌가. 이 책이 만화여서 본래 띄엄띄엄 나오지만, 나도 띄엄띄엄 봤더니 여러가지를 잊어버렸다. 라그 엄마가 남긴 편지를 본 다음에 라그는 왜 ‘깜박임의 날’에 태어난 아이들을 바로 찾으러 가지 않는 건가 했는데, 그건 그 일 보고를 아직 위에 하지 않아서였다. 깜박임의 날(열두해 전)에 태어난 다섯아이한테는 빛이 없는 이곳 앰버그라운드의 아주 오래전 기억이 깃들어 있었다. 그 기억을 이으면 무엇인가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볼 수 있다. 깜박임의 날 태어나고 앰버그라운드의 아주 오래전 기억도 잠들어있는 사람. 아니 꼭 사람에 한한 것은 아닌 듯하다. 이번에 그 기억을 가진 동물이 나왔다.
여러 번 하는 말인데, 내가 이 책을 보기로 한 건 편지 배달하는 이야기여서였다. ‘편지는 보내는 사람 마음이다’ 하는 말도 있었는데. 앞에는 편지를 보내고 받는 따듯한 이야기도 있다. 언젠가부터 이곳 앰버그라운 정부의 비밀과 반정부집단 리버스(이건 다시 태어나다인가)가 나타나기도 했다. 어디에든 작은 이야기도 있고 커다란 이야기도 있구나. 이번에는 슬프지만 마음 따듯한 이야기와 오래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알기도 한다. 라그는 편지를 아주 소중하게 여긴다. 편지 받을 사람이 죽어서 그 편지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나타나서 편지를 찢어버렸다. 여자아이는 라그와 같은 비로 중간 채용된 치코(뒤에서 읽으면 코치라니, 새끼고양이 치 친구가 코치여서 생각난 거다)였다. 갑충 카베르네와 비들이 싸워서 일손이 많이 모자랐다. 라그가 치코한테 도시 안내를 하면서 함께 편지를 배달했다. 여기저기 다니다 편지 받을 주소가 돌로된 나무에 갔다. 주소가 집이 아니어도 된다니. 앞에서 편지 받을 사람이 죽었는데, 이번에도 편지 받을 사람이 죽었다. 그곳에 편지 받을 아이 엄마가 있어서 안 일이다.
아이 엄마가 편지를 쓴 건 몇달 전이다. 엄마는 집에 돌아가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편지에 썼는데, 아이는 마차 사고로 죽었다. 엄마는 편지를 왜 이제야 가져왔느냐면서 죽은 딸한테 편지를 보내달라고 했다. 억지스러운 일이지만 라그는 가만히 있을 아이가 아니다. 라그는 아이 엄마와 돌나무 위에 올라갔다. 거기에는 죽은 딸이 쓰던 공책과 망원경이 있었다. 라그가 심탄총을 쏘니 기억이 보였다. 아이는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그 나무 위에서 보고 언젠가 자신도 엄마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치코는 다른 데 갔다가 돌아와서 아이 엄마한테 편지를 주었다. 그것은 아이가 엄마한테 보낸 거였다. 아이가 살았을 때 엄마가 함께 시간을 오래 보냈다면 더 좋았을 테지만, 엄마는 아이와 살기 위해 일을 했다. 아이는 그것을 잘 알고 자랑스럽게 여겼다. 우리는 죽은 사람 마음 모를 텐데, 물건에 담긴 기억을 볼 수 있는 이곳에서는 그것을 알 수 있구나. 아니 우리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는 아니더라도 알려고 하면 조금 알 수 있겠지.
라그는 엄마가 깜박임의 날 태어난 아이를 찾으라고 했다는 말을 하치노스(이 말은 벌집이다. 편지 배달하는 사람을 벌bee이라고 하니 그렇구나)에서 보고 했다. 갈라드(관장이던가, 대리던가)는 깜박임의 날 태어난 아이를 찾는다고 신문에 냈다. 왜 찾는지 말하지 않고 선물을 준다고 썼다. 사람이 아닌 동물한테 보내는 편지가 있었는데, 치코가 그것을 라그한테 배달하라고 했다. 그 편지는 어니스트 시게튼(이 이름은 시튼이 생각난다)이라는 사람이 쓴 것으로, 그 사람이 어렸을 때 (열두해 전) 깜박임의 날 태어난 카피카바 새끼 폰타한테 보내는 거였다. 카피카바, 이름 처음 들어본다. 꽤 커다란 동물인데 새끼는 아주 작았다. 폰타는 아주 빨리 자랐다. 얼마 뒤 마을 밭이 엉망이 되었다. 시게튼은 폰타가 밭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여기고, 살던 곳에서 떠나야 해서 다른 사람이 찾지 못하게 폰타를 숲에 데리고 가서 두고 왔다. 시게튼은 폰타가 커서 사람들을 해친다고 여기고 편지를 썼다. 폰타는 몸집이 아주 컸다. 하지만 폰타가 사람을 해친 건 아니었다. 그 숲은 갑충이 지나는 길이었다. 오래전에도 폰타가 일부러 밭을 엉망으로 만든 게 아니고 갑충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막다가 그렇게 된 거였다. 시게튼은 폰타와 살려고 집을 다 정리하고 그곳에 왔다. 폰타는 시게튼을 기억했다. 폰타가 쓰러졌을 때 아주 오래전 기억이 나타났다. 해가 있는 앰버그라운드였다. 이곳에 본래는 해가 있었을까. 해가 아닐지도.
예전 하치노스 관장이었다가 지금은 리버스에 들어간 로이드가 라그한테 편지를 보냈다. 로이드는 라그한테 자신을 찾아오라고 했다. 인공태양 안에 잠든 커다란 갑충이 깨어났을 때 그것을 쓰러뜨리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정부는 갑충을 키우려고 인공태양을 만든 걸까.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리버스가 좋은 집단인지 잘 모르겠다. 잘못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사람이 모였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해 무언가를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이 옳을까.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지 않으려고
데가미바치 18
아사다 히로유키
集英社 2014년 08월 04일
소중한 사람들에게
며칠전에 예전에 알았던 사람이 생각나서 찾아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찾아본 건 아니다. 실제 만난 사람도 아니고 인터넷 때문에 알게 된 사람이어서 내 컴퓨터 즐겨찾기에서 가 보면 된다. 그렇게라도 남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게 있다 해도 지금은 아무것도 쓰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는 참 오랫동안 쓰는구나. 앞으로도 쓰겠지. 예전에 알았다가 어쩌다 연락이 끊겼는데, 다시 무슨 말 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그만두었다. 나는 가끔 생각해도 다른 사람은 나를 거의 생각하지 않았을 테니까. ‘갑자기 왜 나한테 말하지?’ 하면서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니까. 내가 예전보다 잘 살면 좋겠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서. 예전에는 무엇인가 꿈이라도 꾸었는데, 지금은 꿈도 없는 것 같다. 아니 아주 없는 건 아니고 이룰 수 있다 생각하지 않고, 그냥 작은 것을 할 뿐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 해야 할까. 책 읽고 쓰기. 올해는 밀린 만화를 봐야겠다. 이것은 ‘꿈’이라 하기 어려울까.
이야기가 조금 다른 데로 흘렀다. 편지 이야기를 잠깐 하려고 했는데. 이 만화가 ‘데가미바치(레터 비)’니까. 이렇게 말해도 잘 모르겠구나. 데가미바치는 편지 배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이때는 하치(벌)만 말해야 하나, 비라고 하니까). 앞에서 말한 예전에 알았던 사람(언니)한테 편지를 많이 썼다. 편지를 처음 받거나 가끔 받으면 그게 반가울지도 모르겠다. 별 말 없고 어쩐지 어두운 말이 쓰인 편지를 자꾸 받으면 별로 기쁘지 않겠지. 내가 그렇게 어두운 말을 자주 쓴 건 아니다. 지금도 비슷하지만 그때는 쓸쓸하기도 해서 편지를 자주 썼다(쓸쓸했다보다 심심했다고 해야겠다). 이 말은 언젠가 했을 텐데, 내가 편지를 자주 안 쓰게 된 건 책을 읽고 쓰고 난 뒤부터다. 책을 자주 읽게 됐을 때부터 그랬다면 예전에 편지 자주 안 썼을지도 모르는데. 꼭 그 편지 때문은 아니겠지만, 그것 때문에 멀어진 것 같다. 내가 쓰기만 하고 그걸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 소식 없는 것을 조금 섭섭하게 생각했다. 편지보다 실제 만나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더 좋겠지 하면서. 그런 생각 지금은 안 할까. 그것과는 조금 다른 생각을 잠깐 했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가보다. 똑같은 잘못을 하기 전에 알면 좀 나을지도.
책을 읽고 쓰면서 편지를 덜 쓰게 됐지만, 편지를 안 쓰는 건 아니다. 편지 이야기도 여러 번 하는구나. 이런 것뿐 아니라 편지도 잘 쓰고 싶다. 잘 쓰기보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만 쓰다니. 좀더 생각하고 써야겠다. 생각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을지도. 사는 곳이 가깝든 멀든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이런 말하니 편지 쓰고 싶기도 하다. 여기에 나오는 데가미바치가 편지를 배달해주면 더 좋을 텐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집배원이 그 일을 하는구나. 요즘은 편지가 줄어들어서 배달하는 보람이 없을까. 나는 편지를 자주 써서 편지가 줄었다는 실감이 없다. 내 처지에서만 생각하면 안 되겠다. 누군가 한사람한테 보내는 편지는 줄었다 해도 여러 사람한테 보내는 편지는 늘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인터넷 공간에 글 쓰는 사람 아주 많으니까. 그것 또한 편지다. 작가가 쓴 책, 만화도 편지와 같다. 어떤 책이든 편지로 생각하고 읽는다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글 쓴 사람이 무슨 말 하는 건지 더 알려고 할지도. 친구가 쓴 글은 좀 더 집중해서 보고 무슨 뜻이 있을까 알려고 하지 않는가. 책을 읽고 쓰는 건 답장(또 다른 편지)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 건 어떻게 하면 잘 쓸지.
이제는 이 책 이야기를 잠깐 해야겠다. 지난번에 나는 조금 잘못 알았다. 앰버그라운드에 오래전에 진짜 해가 있었나보다 한 말이다. 그것은 우리가 아는 해가 아니고 정령충이 갑충이 되기 전에 정령호박이 되고 빛을 낸 거였다. 지금 앰버그라운드에 있는 인공태양 안에는 그 정령호박이 있다. 그 갑충 이름은 스피리터스다. 갑충은 사람 마음을 먹이로 하는 것으로 정령호박 안에 있는 정령충이 깨어나서 되는 거다(정령충이 마음을 잃으면 갑충이 되는 거구나). 이것은 오래전에 나온 건데 잊어버렸다. 이번이 18권이니 앞에 것은 많이 잊어버릴 수밖에. 지금 앰버그라운드에 위험이 다가오려고 한다. 인공태양 속 갑충 스피리터스가 깨어나면 이 세계 사람은 모두 죽는다. 스피리터스는 엄청나게 큰 갑충이다. 여제는 잠자는 스피리터스한테 마음을 주는 장치에서 그것을 더 크게 만드는 일을 하는데, 지금 여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지금까지 여제는 딸만 낳았는데, 이번 여제는 라그(남자아이)를 낳았다. 진짜 사람은 아니지만. 라그는 여제가 되지 못한다. 어쩌면 라그 엄마가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서 라그가 태어난 건지도.
리버스를 이끄는 로이드는 라그한테 자신들이 스피리터스를 쓰러뜨리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했다. 스피리터스를 쓰러뜨리려면 여제와 엄청난 수의 마음을 희생해야 한다고 했다. 그 일을 치코한테 시킬 생각이었다. 라그는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기를 바라지 않았다. 누군가를 희생시키지 않아도 된다면 그 방법을 쓰는 게 낫다고 본다.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이 마음을 잃고 죽었다. 정부에서는 마음이 끊기지 않는 인공정령을 만들려고 실험을 했다. 그렇게 해서 죽은 사람도 많고 사람 모습이 아닌 사람도 많다. 치코도 정령이 되지 못한 사람이다. 그 연구를 하는 사람도 괴로워했다. 그러고 보니 그런 건 처음 나왔다. 라그는 왼쪽눈에 있는 정령충 마음을 깨워야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그 일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거였다. 지금까지 시간이 거의 천천히 흘렀는데, 이번에는 한해 가까이 흘렀다. 라그는 사람들한테 사람들 바람이 적힌 편지를 많이 모아달라고 말해두었다. 편지가 바로 마음이기도 하니까. 마지막에 라그가 나왔는데 모습이 조금 바뀌었다. 라그는 스피리터스를 쓰러뜨릴 수 있을까.
라그와 치코 수도 아카츠키에
데가미바치(LETTER BEE) 19
아사다 히로유키
集英社 2015년 04월 03일
수도 아카츠키
이 만화를 보려고 했을 때 책이 여러 권 나온 뒤였다. 그때는 그때까지 나온 것을 빨리 보고 싶어서 조금 부지런히 보았는데, 언젠가부터 밀렸다. 드디어 올해 4월에 나온 19권까지 보았다. 다음 권은 겨울쯤에 나온다고 한다. 지난번에 편지 이야기를 하고 다음에는 쓸 게 없겠다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다. 이번 19권 제대로 본 건지 잘 모르겠다. 이런 생각한 게 처음이 아니기는 하다. 책을 본 다음에 쓰면서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거나 잘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가기도 했다. 설명하기 어려운 거라고 해야겠다. 만화에 쓰여있는 게 아닌 내가 아는 대로 설명하는 거 말이다. 책은 자신이 보는 게 더 재미있겠지. 내가 만화를 보고 줄거리를 자세하게 쓴 건, 시간이 흐르고 그것을 보면 도움이 될까해서였다. 처음에는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그것도 자꾸 쓰다보니 늘어났다. 이것은 다른 만화 이야기기도 하다. 그 만화 밀린 거 본 다음에는 어떻게 쓸지. 지금은 이게 더 중요한데, 아직 안 본 것을 먼저 생각하다니. 중요한 것을 짧게 쓰면 좋을 텐데 어렵다.
앰버그라운드에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이곳이 지금처럼 돌아가게 하는 사람은 대체 누굴까. 어쩐지 이곳에는 구조가 있고 그것을 사람이 지키는 것 같기도 하다. 비밀을 알고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 사람이 제대로 나온 건 아니지만 정부 있다. 정부에 반대하는 게 ‘리버스’다. 정부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쓰는 것인가. 앰버그라운드 수도는 아카츠키다. 수도 아카츠키에는 인공태양이 있고 인공태양 안에는 갑충이 되기 전에 잠든 스피리터스가 있다. 정부에서는 인공태양이 꺼지지 않게 하려고 여제를 두고 많은 사람 마음을 더 크게 만들어서 스피리터스한테 주었다(자는데도 마음을 줘야 한다니). 여제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인공태양이 깜박였다. 지난번에 인공태양이 깜박이는 간격이 줄어들고 갑충이 여기저기에 나타났다. 이 세계가 달라지려고 하는가보다. 사람 마음이 담긴 편지를 전해주는 따듯한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었다니(전에도 한 말이구나). 세상을 구해야 하는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거 처음부터 생각했을까.
자기 왼쪽눈 정령호박 속 정령을 깨우려고 한 라그는 돌아왔다. 삼백오십팔일이 지나서. 전과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겉모습뿐 아니라 분위기도. 다른 사람은 라그를 반가워했지만, 저지는 인공태양이 깜박였을 때 마음을 빼앗긴 실베트를 보고도 울지 않는 라그를 보고 의심했다. 라그는 슬퍼도 기뻐도 잘 울었는데 이제는 울지 않았다. 겉으로는. 저지가 라그 진짜 마음을 알게 되는 건 헤드 비 후보를 고르는 심사 때다. 저지가 갑충한테 잡혔을 때 라그가 구했다. 그때 라그 마음이 저지한테 흘러들어갔다. 라그는 지금 정령충과 마음을 나누고 있었다. 그런 게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반은 라그 반은 정령충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고 정령충이 아주 다른 건 아니다. 그것은 라그의 한 부분이다. 겉으로 울지 않는 라그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실베트를 생각하고 울었다. 실베트는 어쩌다가 마음을 빼앗겼을까. 그것은 자세하게 나오지 않았다. 실베트 마음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실베트뿐 아니라 인공태양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이 다 마음을 되찾으면 좋겠지만, 그 안에는 죽은 사람도 있겠지.
헤드 비 후보는 라그와 치코가 되었다. 리버스는 커다란 배를 만들어서 거기에 많은 사람을 태우고, 치코가 아카츠키로 가게 되자 그 배도 떠났다. 배에 탄 건 마음을 바칠 사람이다. 라그는 사람을 희생시키지 않으려 했다. 라그 생각대로 되면 좋을 텐데, 그렇게 했을 때 라그는 괜찮을까 싶기도 하다. 정령충이 라그한테 심탄으로 라그 마음은 쓰지 마라 했는데, 그것 때문에 라그는 좀 달라진 건지도. 감정을 잘 나타내지 않게 되었다고 할까. 저지와 많은 사람이 라그가 떠날 때 라그한테 편지를 주었다. 이름은 잊었지만 예전에 나온 사람들이었다. 저지는 말이 아닌 편지에는 솔직하게 마음을 써서 편지가 대단하다 했다. 저지는 라그한테 쓴 편지가 처음으로 쓴 건가보다. 이 말 안 했는데 저지도 예전하고 달라졌다. 키도 크고 실력도 늘었다. 스피리터스를 쓰러뜨리는 일을 라그와 치코한테만 맡긴 건 아니다. 남은 사람도 돕기 위해 움직였다.
수도 아카츠키에는 사람이 지하에 있었다. 그냥 사는 게 아니고 (마음을 빼는) 기계 안에 있었다. 그 숫자는 엄청나고 모양은 벌집 같다. 여기 사람들은 아카츠키에서 사람은 잘사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아니 이건 내가 생각한 건지도. 그런 말이 나와서 그랬는지 그냥 그럴지도 모른다 생각한 건지. 아카츠키 정보가 다른 지역 사람한테 흘러가는 일이 거의 없었던 건지도. 헤드 비는 데가미바치면 누구나 꿈꾸는 일인데, 헤드 비가 하는 일은 여제가 많은 사람 마음을 늘리면 그것을 인공태양한테 주는 거였다. 여제는 사람 마음을 크게 하는 장치다. 라그와 치코가 아카츠키에 닿고 얼마 뒤 인공태양이 꺼졌다. 아주 꺼진 건지 빛이 다시 들어올지. 어쩐지 곧 끝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어떨지. 내가 보는 얼마 안 되는 만화에서 하나라도 끝나는 게 있으면 좋겠다. 만화는 참 길게도 나오는구나. 그런 거 그리는 사람 대단하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