風の万里 黎明の空(上)十二國記 (文庫, 新潮文庫)
小野 不由美 지음 / 新潮社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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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만리 밝아오는 하늘 상   십이국기

오노 후유미

 

 

 

내가 썼지만 제목 별로네. 이번 이야기는 두권으로 나뉘었어. 처음 이야기 《달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도 두권이지만, 그것은 합치면 오백쪽이 조금 넘어. 그래서 한번에 읽었지. 이번에는 두권 다 두꺼워서 나눠서 보기로 했어.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는 한권을 한주 넘게 보기도 했군. 낮에 잠깐 지난해에는 어떻게 지냈더라 하는 생각을 했는데 떠오르는 게 없었어.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았겠지 했을 뿐이야. 그래서 조금 우울했는데. 별거 없는 하루하루라도 뜻있게 보내려고 해야 할 텐데 마음대로 안 되네. ‘뜻있게’가 안 좋은 건가, 그러면 ‘즐겁게’로 바꿔야겠어. 지난해가 떠오르지 않으면 어때, 지금 괜찮으면 된 거잖아. 큰일 없이 지냈기 때문에 지금 책을 볼 수 있는 거니까. 아무 일 없는 하루하루가 지루할지 몰라도 그것만큼 좋은 건 없을지도 몰라. 나한테 책 살 돈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이 책을 사서 보기도 하잖아. 내가 이 책을 보기로 한 건 문고로 나왔기 때문이야. 이렇게 말하다보니 잘 찾아보면 고마워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드는군. 지금 사는 곳이 아닌 다른 곳에 갈 일도 없고, 하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지.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난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지난번에 마지막에 잠깐 말했지. 이번에는 세 여자아이가 나온다고. 아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한사람은 요코야. 요코는 일본에서 고등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기린 케이키가 학교에 나타나서 이곳 열두 나라가 있는 곳으로 데려왔어. 이제는 말해도 될까. 요코는 한 나라, 경동국(경국) 왕이야. 고등학생 여자아이한테 너는 왕이다 하면 그것을 바로 받아들일까. 그건 고등학생이 아니어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아. 높은 자리여서 좋을 것 같지만, 왕 자리에 앉는 건 그렇게 가벼운 게 아니야. 이곳은 왕이 길을 잃으면 죽으니까. 일을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내려오기만 하면 되는 것과 아주 다르지. 왜 그렇게 만들었을까. 책임을 가지고 나라를 다스리라는 뜻일까. 왕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왕으로 뽑히면 괴로울 듯해. 요코도 좀 힘들어해. 요코가 왕이 되었지만 요코를 보고 관리들이 ‘또 여왕이라니’ 하는 생각을 했거든. 이것은 여자와 남자를 차별해서 하는 말은 아니야. 경국은 요코 전까지 여왕이 셋이었는데, 좋은 왕이 아니어서 그렇게 생각한 거야. 요코는 자신이 일본에서 사람들 눈치만 보던 것과 지금 관리들 눈치를 보는 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왕궁을 나와서 보통 사람과 살면서 이곳을 배우기로 했어. 요코 곁에는 아직 믿을 만한 신하가 없어, 기린 케이키밖에. 왕을 도와서 제대로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잖아. 경국 관리는 예전 왕 때 그대로고. 한 나라 왕이 되는 건 쉽지 않겠지. 그래도 요코는 거기에서 달아나려고 하지 않아.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듯해.

 

왕은 백성을 괴롭히지 않아야 해. 그런데 방극국(방국) 왕은 법을 엄격하게 만들어서 백성을 괴롭게 했어. 기린은 병이 들었어. 기린이 죽고 왕이 죽을 때까지 시간이 걸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백성이 괴로움을 당해야 할까 생각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왕과 왕비 기린 목을 베었어. 이건 왕 자리를 노리고 한 일은 아니야. 왕을 죽이는 일에 앞장 선 겟케이는 언젠가 그 벌을 받겠다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 방국 왕한테는 열세살 먹은 딸이 있었어. 손쇼(성과 이름) 쇼케이야. 쇼케이는 어머니가 죽는 모습을 보아야 했고, 선적에서도 빠졌어. 쇼케이는 열세살인 채로 왕궁에서 서른해를 지냈어. 앞으로는 보통 사람으로 나이들어야 해. 쇼케이는 그 일을 무척 억울하게 생각했어. 아버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자신을 몰랐다면서. 아버지, 어머니는 쇼케이한테 아무것도 몰라도 된다 했대. 왕뿐 아니라 왕 자녀도 그에 맞는 일을 해야 하는군. 관리만 왕한테 제대로 말해야 하는 건 아니기는 하지. 공주도 자기 나라 백성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 자신이 할 일이 없는지 찾아보아야겠지. 왕이 되면 아주 많은 것을 가지게 돼. 그것을 왕한테 주는 것은 일을 잘 하라는 뜻이기도 해. 쇼케이가 부모 없는 아이들이 사는 곳에서 일하고 지낸 지 세해가 흘렀어. 쇼케이는 자기 나이와 비슷한 여자아이가 경국 왕이 됐다는 것을 알게 돼. 그때 쇼케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쇼케이는 요코가 자기 것을 빼앗아갔다고 생각해. 그런 생각을 하다니. 쇼케이는 경국에 가서 요코한테서 왕 자리를 빼앗아야겠다 마음먹어. 엄청난 생각을 했지. 다행하게도 쇼케이는 경국에 가기 전에 라크슌(교국에서 요코를 도와준)을 만나. 라크슌은 쇼케이한테 공주가 해야 했던 일을 가르쳐줘. 지금까지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 생각한 쇼케이가 자기 잘못을 깨달아.

 

세 사람이니 한 사람 남았군. 이름은 오오키 스즈. 스즈는 재주국(재국)에서 비선 취미군 리요가 사는 곳에서 일을 했어.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즈는 일본에서 이곳으로 왔어. 꽤 오래전에. 스즈는 이곳에서 산 지 일백년이 다 되었다는군. 나이는 열여덟이라던가(어쩌면 한살 적을지도). 스즈는 본래 보통 사람이었는데, 이곳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아서 무척 괴로워했어. 이곳에 오고 몇해가 지나고 스즈는 자신과 같은 말을 하는 리요를 만나고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해서 선인이 되었어. 그런데 이 리요는 일하는 사람을 좀 괴롭혔어. 그 가운데서 스즈를 가장 심하게 대했어. 어느 날 스즈는 자기 나이와 비슷한 여자아이가 경국 왕이 되고, 일본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경왕을 만나고 싶어해. 경왕이 힘든 자신을 도와주리라 생각한 거야. 재국 왕이 도와줘서 스즈는 경국으로 떠나. 그렇게 떠나기까지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경국으로 가는 배에서는 남자아이를 만나. 쇼케이도 누군가를 만나고, 스즈도 만나는군. 스즈는 지금까지 자신이 어린애처럼 살았다는 걸 조금 알게 돼. 스즈는 다른 사람과 말을 할 수 있게 되고도 사람을 잘 사귀지 않은 듯해. 스즈는 자신만 무척 힘들다고 여겼어. 사람은 자신이 괴로우면 거기에 빠져서 둘레를 못 보잖아. 힘들게 사는 사람은 많은데 그런 걸 생각하지 못하지.

 

다른 곳에 있던 셋이 한곳에서 만나, 이것은 다음권에서. 경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려 해. 여기에서는 사람이 쉽게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 왕이 없어서 나라가 어지러우면 요마가 나타나거든. 사람은 요마 때문에 죽기도 하고, 자연재해 때문에 농사가 잘 안 되면 굶어죽기도 해. 어쩐지 이곳은 옛날 같은 느낌이 들어. 책을 보면서 여기 사람은 다른 즐거움을 어디에서 얻을까 했어. 예인이라고 해서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연극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먼저 나라가 안정되어야 문화생활도 하겠군. 이런 것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생각하는 게 더 나을까. 보통 사람으로. 스즈, 쇼케이를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 그것을 잘 말하지 못했지만. 요코도 마찬가진가. 하지만 나와 왕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아. 이런 생각은 왕을 차별하는 건가. 요코를 보면 자신이 할 일을 내던지지 않고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자신 안에 갇히지 않아야 하는 것도 있어.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잊어버릴지도 모르겠어. 앞으로도 이런저런 책을 만나면 좀 낫겠지.

 

 

 

희선

 

 

 

 

☆―

 

“응. 그때 생각했어. 아, 사람이 웃는 데는 두 가지가 있구나 하고. 자신이 불쌍해서 우는 것, 그냥 슬퍼서 우는 것. 자신이 불쌍해서 흘리는 눈물은 어린애 눈물이구나. 누군가 어떻게 좀 해줘 하고 우는 거니까. 아빠 엄마 아니면 옆집 아줌라도 괜찮으니 도와달라고.”  (317쪽)

 

 

“책임을 다하지 않고 손에 들어오는 것은 없어. 있다고 하면 그건 뭔가 잘못된 거야. 잘못된 것을 방패로 삼아도 아무도 봐주지 않아.”  (342쪽)

 

 

“방국 공주는 알아야 할 것을 몰랐기 때문에 벌받은 거야. 그것은 벌써 끝난 일이야. 아쉬워해도 소용없어. 하지만 쇼케이 삶은 이제 막 시작됐잖아. 말하자면 이제 세 살쯤이 아닐까. 서두를 거 없어.”

 

“그렇게…… 생각해?”

 

“응. 이 세상에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있어. 공주 삶은 이제 끝났으니까 바로잡을 수 없어. 그럴 때는 깨끗하게 내려놓고 뭐가 나빴는지 그것만 기억해두면 괜찮지 않을까?”

 

“그런 걸까…….”

 

“왕이나 공주는 불편하군. 어쨌든 왕은 한번 자리를 잃으면 다시 시작할 수 없으니까. 그런 점에서 백성은 편해. 죽지 않는 한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일은 없으니까.”  (349~3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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