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스위트 홈 8

  코나미 카나타

  講談社  2011년 04월 22일

 

 

 

 

 

 

 

 

 

 

 

 

사람이 고양이와 함께 살아도 고양이 생활을 다 알 수 있을까. 고양이는 집안에서만 지내지 않을 거다. 아니 요즘은 집에서만 지내는 고양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비싼 것도 많으니까. 그래도 집에서 밖으로 자유롭게 나다니는 고양이도 있겠지. 치도 처음에는 집 밖에 나오지 못했다. 요헤이네가 전에 살던 집에서는 동물을 키울 수 없었다. 치는 길에서 주웠지만(그렇다고 길고양이는 아니다, 어미와 떨어진 것뿐이다), 요헤이와 엄마 아빠는 치를 함께 사는 식구로 여기게 되었다. 요헤이네는 치를 키우기 위해, 아니 치와 함께 살기 위해 동물을 기를 수 있는 집으로 이사했다. 그렇게 하는 동안 시간은 얼마나 흐른 걸까. 새 집으로 옮기고 치가 돌아다니는 곳은 조금 넓어졌다. 검정 고양이를 다시 만나고, 새 친구 코치를 만났다. 코치는 밖에서 사는 얼룩 고양이다. 치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길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어느 정도 아는 듯하다. 만화 속 시간은 정말 천천히 흘러가는구나. 현실에서 고양이는 몇달만 지나면 꽤 클 텐데, 치는 여전히 귀여운 새끼 고양이다. 사람인 요헤이도 여전히 어리다. 치는 언제까지나 새끼 고양이일지도 모르겠다.

 

고양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땅에 내려온다. 몸이 가벼운 것도 있고 땅에 내려올 때 몸에 충격을 덜 받게 하는 방법이 있는 건지도. 치는 먼지떨이로 청소하는 엄마를 따라다니면서 놀자고 한다. 먼지떨이가 강아지풀처럼 생겨서 치는 엄마가 놀자고 하는 걸로 생각한 거다. 엄마가 높은 곳 먼지를 털어서 치 발이 닿지 않았다. 치는 이층으로 가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먼지떨이로 발을 내밀었다. 그러자 치는 계단에서 밑으로 떨어졌다. 고양이든 물건이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시간은 아주 짧다. 만화에서는 어떻게 나타냈을까. 공중으로 뜬 치는 뭐지 하는 모습이었는데, 조금씩 몸을 돌려서 바닥에 사뿐히 네 발을 디딘다. 그 모습을 이렇게 설명하다니. 높은 곳에서 내려온 건 이때만은 아니다. 요헤이, 엄마, 아빠가 치와 놀아주지 않자 치는 공원에서 만난 코치를 생각하고 그곳에 간다. 코치는 공원에 있었다. 치가 같이 놀자고 하니 ‘나는 바빠’ 하고 다른 곳에 가려고 했다. 그런 코치을 멈추게 한 것은 빈 상자였다. 치가 먼저 안에 뭐가 들었나 발로 눌러보니 코치도 똑같이 했다. 둘이 앞발을 집어 넣고 뭔가 있다고 하는데 서로의 앞발이라는 것을 곧 알았다. 둘은 조금 아쉬워했다.

 

공원에서 나온 치와 코치는 어느 집을 지나다 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틈(문양)을 보고 둘이 한번에 들어가려고 했다. 두 마리가 한번에 빠져나갈 만큼 크지 않아서 차례차례 들어갔다. 그전에 코치가 뭔가 무서운 게 나올지도 모른다고 해서 치는 조금 겁을 먹었다. 치는 자기 발로 밟은 나뭇가지가 부러진 소리에 놀라고 얼굴에 닿은 풀잎에 놀랐다. 둘은 빈 플라스틱 통을 굴려보고, 나뭇잎과 벽 사이로 좁은 하늘을 보고 놀라워했다. 별일 없이 그 집에서 나왔다. 얼마 뒤 개가 나타났다. 치는 겁을 냈는데 코치는 줄에 묶여있으니 괜찮다고 했다. 사람이 개줄을 놓쳐서 치와 코치한테 달려왔다. 치와 코치는 개한테 쫓겨서 나무로 뛰었는데 치는 조금밖에 못 뛰었다. 코치가 치한테 위로 올라가자고 했지만 치는 잘 올라가지 못했다. 개가 치를 핥자 깜짝 놀라서 빨리 위로 올라갔다. 조금 뒤 주인이 나타나서 개를 데려갔다. 드디어 치가 높은 곳에 올라갔구나. 고양이는 높은 곳에 올라가지만 내려오는 건 어렵다고 한다. 치와 코치도 나뭇가지에서 밑을 보고 어떻게 내려가지 했다. 코치가 먼저 내려오고 치도 내려왔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짧게 말하다니. 사람과 사는 고양이는 자기도 사람으로 생각한다는데 치도 그랬다. 그러면서 코치와 놀다니. 코치는 대체 뭐냐고 치한테 물어보고 싶다.

 

한번은 코치가 치를 바깥으로 불렀다. 우유를 먹다가 치는 바깥으로 나갔다. 코치가 좋은 곳을 찾았다면서 치한테 따라오라고 했다. 그곳은 창고였다. 코치와 치가 그 안에서 놀면서 거기 쌓인 물건을 건드려서 큰 소리가 났다. 그 집 사람이 나와서 코치와 치를 내쫓았다. 치는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고 거기 숨어있었다. 사람이 물건 정리를 하고 문을 닫아서 치는 그곳에 갇혔다. 오랫동안 그 안에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치가 나갈 곳을 찾으려고 물건을 건드려서 또 소리가 났다. 그 소리를 들은 사람이 나타나서 문을 열었다. 사람이 치를 잡으려고 했을 때 치는 요헤이와 엄마 아빠를 생각하고 사람을 잘 피했다. 한편 코치는 치가 어디로 갔는지 찾아다니고, 집에서도 요헤이와 엄마 아빠가 치가 돌아오지 않은 것을 알고 이런저런 걱정을 했다. 그러다 밖으로 나와서 찾아다녔다. 코치와 치가 함께 오는 모습을 요헤이가 보았다. 배가 고픈 치는 집에 가서 우유를 먹어야지 했는데, 엄마 아빠는 치를 씻겼다. 치가 창고 안에서 돌아다녀서 먼지가 묻어서 지저분했다. 먼지 때문에 치는 눈이 안 좋아졌다. 결막염이었다. 동물이 발로 눈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 때 고깔 모양을 씌우지 않는가. 치도 그것을 목에 둘렀다. 그거 이름이 엘리자베스 칼라인가보다. 처음 알았다.

 

요즘은 고양이와 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만화와 책이 많이 나온다. 이것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다. 치는 새끼 고양이로 요헤이네 식구와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와 다른 고양이와 노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번에도 코치와 놀았구나. 앞으로도 코치와 노는 일이 많이 나올까. 사람이 모르는 일을 볼 수 있어서 재미있는데 고양이가 정말 이럴까 싶기도 하다. 실제보다 더 귀여우니까. 아니 진짜 새끼 고양이는 귀여울거다. 그 시간이 짧을 뿐이구나. 큰 고양이는 그것대로 사람 마음을 따듯하게 해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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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4 1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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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0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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