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우인장 17

  미도리카와 유키

  白泉社  2014년 01월 04일

 

 

 

 

 

 

 

 

 

 

 

 

 

여름에는 나츠메(夏目)를 만나야 한다. 별로 재미없는 말을. 겨울(2014, 1)에 나온 책을 이제야 보았다. 책을 보고 시간이 흘러도 얼마 본 게 얼마 안 되어서 예전보다 느려졌나 했다. 그런데 다 보고 나니 그렇게 느려진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얼마전에 ‘나츠메 우인장’에 나왔던 것을 찾아보려고 예전에 보고 쓴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보니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왜냐하면 너무 못 써서다. 그때 왜 그렇게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라고 달라지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만화를 본 다음에는 어떻게 쓰면 좋을까. 다른 책 보고 쓰는 것도 어렵고 만화 보고 쓰기도 어렵고. 나도 이것을 보고 나츠메가 어떤가를 말하는 게 좋을까. 나는 처음부터 봐왔으니 나츠메가 어떤지 알지만 나츠메가 대체 뭐하는 애야, 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 말이다. 지금까지(처음 빼고) 말 안 했으니 잠깐 말해도 괜찮겠지. 나츠메는 고등학생이다. 맨 처음에 이런 말을, 2학년 된 거 아닌가 했는데 아직 1학년이다. 아니 이상하다, 전에 2학년 된 것 같은데 이건 언제 이야기일까. 그냥 그런가 보다 해야겠다. 나츠메는 다른 사람은 볼 수 없는 요괴를 볼 수 있다. 부모님은 일찍 세상을 떠나서 나츠메는 여러 친척집을 옮겨다녔다. 그러다 아버지쪽 먼 친척인 후지와라 부부 집에서 살게 되었다. 할머니 레이코가 남긴 요괴 이름이 쓰여 있는 ‘우인장’ 때문에 야옹 선생과 이런저런 요괴를 만났다. 그전까지는 나츠메가 요괴를 안 좋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괜찮아졌다. 나츠메는 우인장에 있는 이름을 요괴한테 돌려준다. 이름을 돌려받기 위해 나츠메를 찾아오는 요괴도 있지만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오는 요괴도 있다(우인장을 노리고 찾아오는 요괴도 있다. 우인장이 있으면 요괴를 부릴 수 있다. 요괴 이름이 적힌 종이는 요괴 목숨이기도 하다. 종이를 찢거나 태우면 요괴가 죽을 수 있다. 곧 우인장은 요괴 목숨 다발이다. 나쁜 뜻을 가진 사람이나 요괴가 그것을 가지면 안 되겠지). 나츠메는 요괴가 보이고 말을 나누게 되어서 우는 요괴를 보면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말도 하다보니 길어졌다(별로 길지 않은가). 이번에는 우인장과 관계있는 일은 나오지 않는다.

 

요괴가 사람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사람과 같은 모습일 때도 있다. 나츠메는 우연히 남자가 떨어뜨린 봉투를 주워주고 자기 학교에 같이 간다. 남자 이름은 아오이다. 아오이는 어릴 때 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학교에서 나오는 친구 니시무라가 나츠메한테 ‘혼자서 뭐해’ 하는 말을 듣고, 나츠메는 자기와 함께 있는 게 요괴라는 걸 알았다. 결국 이렇게 쓰는구나. 아오이는 예전에 여자아이를 숲에서 만났다. 이런 이야기 전에도 있었다. 이 작가(미도리카와 유키)가 그린 《반딧불이 숲으로》다. 그냥 생각나서. 아오이가 만난 여자아이 이름은 소노카와 가오루다. 가오루는 숲에서 나무 위에 혼자 있는 아오이를 만나고 오랫동안 숲에 다녔다. 중학생이 되고도. 아오이는 가오루와 자신이 다른 시간을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가오루 앞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왜 지금 만나러 온 거냐면, 가오루가 결혼한다고 초대장을 보내서다. 아오이는 가오루를 잊으려고 했지만 아주 잊지 못했다. 둘은 만나고 어떻게 됐을까. 바로 이 말로 넘어갔다. 말하면 안 되는 건 아니겠지(전에는 더 자세하게 말해놓고 이제와서 이런 말을). 가오루가 결혼한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었다. 가오루는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다(아오이가 가오루가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했을 때 정말 그럴까 했다. 어떤 때는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서 사람이 죽었을 때도 있었다). 결혼한다고 한 것은 아오이를 잡기 위한 덫이었다. 아오이와 함께 있고 싶어서. 아오이는 가오루를 다시 만나고 가오루 곁에 있기로 한다. 사람과 요괴 사는 세계가 다르지만 만나버리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나츠메는 둘이 만나고 그렇게 돼서 기뻐했다.

 

야옹 선생이 늘 하던 것과는 다른 연회(술 마시러 간다)에 간다면서 나츠메한테 함께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봤지만 나츠메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학교에서 그 생각을 하다가 다른 연회는 어떨까 하다가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야옹 선생을 보고 따라갔다. 그런데 야옹 선생은 안 보이고 야옹 선생 닮은 돌이 있어서 나츠메는 그것을 주웠다. 그곳에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 있었다. 야옹 선생이 그 집으로 들어간 건가 하고 나츠메도 들어간다. 집 안에 들어가니 상처가 많은 요괴가 있었다. 나츠메는 그 요괴한테 괜찮으냐고 했다. 나츠메가 자기한테 손을 대자 그 요괴는 ‘이제 내가 술래다. 숨어’ 했다. 술래가 어쩌고 해서 나쁜 요괴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요괴들이 놀이(숨바꼭질)를 하는 곳에 나츠메가 끼어들고 만 거다. 야옹 선생이 집에 오지 않아서 나츠메는 히노에, 미스즈, 중급한테 도움을 받았다. 나츠메가 잠을 자면 그 집에 가 있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요괴가 하는 놀이는 며칠 동안 이어지는 거였다. 놀이에서 빠지려면 나츠메가 처음 만난 요괴(유즈루)를 찾아야 했다. 나츠메는 술래가 되어서 유즈루를 찾아서 자신이 숨바꼭질에서 빠지는 걸 허락해달라고 했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고 그렇게 해결됐다. 야옹 선생은 나중에 집에 돌아왔다. 나츠메는 잠깐 야옹 선생 닮은 돌이 야옹 선생인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사실은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

 

다음에는 사람들은 배우로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 모르게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는 나토리 슈이치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이야기가 나왔다. 고등학생인 나토리를 보니 나토리를 만났을 때 나츠메가 생각났다. 나토리가 그때 나츠메와 비슷해 보였다. 아주 똑같지 않지만. 나토리 집안은 본래 요괴를 쫓는 일을 했다. 그런데 요괴를 볼 수 있는 사람이 태어나지 않아서 그 일을 그만두었다. 그만둔 건 그렇다 치고 요괴가 복수하러 올까봐 무서워했다. 요괴를 볼 수 있는 나토리가 태어난 것도 달가워하지 않았다. 나토리 때문에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하기도.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나토리는 친구가 없었다.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는 사람 모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토리는 그곳에 찾아간다. 나토리는 자기와 같은 사람과 이야기가 하고 싶었던 거다. 이건 나츠메도 비슷했다. 나츠메는 야옹 선생을 먼저 만나서 요괴를 좀더 알게 되었다. 나토리가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마토바 세이지다. 마토바 집안은 요괴를 물리치는 집안에서 첫번째였다. 마토바는 요력도 셌다. 나토리는 그럭저럭이었다, 보통인가. 나토리는 마토바와 있는 게 편하지 않았다. 그래도 함께 큰 요괴를 잡았다. 이렇게밖에 말을 못하다니. 마토바는 힘을 길러서 요괴를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토리는 모임에서 만난 다쿠마 말을 듣고, 자신도 누군가를 위해서 요괴를 물리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토리가 만난 건 마토바만이 아니었다. 좀더 쉽게 생각하면 마토바는 방법을 가리지 않고 요괴를 잡아서 없애려 하고, 나토리는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주기 위해 요괴를 물리치려고 하는 거다. 나츠메는 사람도 요괴도 같다고 생각하고 둘 다 똑같이 대한다. 나츠메는 마토바하고도 나토리하고도 같지 않다. 마토바는 나츠메를 만나도 그대로지만, 나토리는 조금 달라졌다. 그것보다는 나츠메는 나츠메로 있어도 된다고 했구나. 고등학생 때 나토리는 요괴를 물리치는 일을 하다보면 무언가를 만나고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나츠메가 아닐까.

 

어쩐지 이번에는 나츠메를 조금밖에 못 본 것 같다. 나토리 이야기가 있어서구나. 지금까지 요괴와 사람이 만난 이야기가 있었지만 나중에는 헤어졌다. 사람이 죽거나, 요괴를 볼 수 없게 돼서. 요괴가 힘이 다한 적도 있다. 이번에는 헤어졌다 다시 만났다. 이런 이야기가 한번 나와서 좋구나. 그 둘도 언젠가 헤어지는 때가 찾아오겠지만 지금이 중요하다. 나츠메는 그때 우는 건 누굴까 했다. 남는 쪽이겠지. 아니, 꼭 운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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