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즈 스위트 홈 7
코나미 카나타
講談社 2010년 04월 23일
지난번(6권)에 치를 만나고 어느새 한해가 훌쩍 지나갔다. 그때는 바로 7권에서 10권까지 보려고 했는데, 지난해에는 치뿐 아니라 다른 만화도 거의 못 보았다. 그래도 나츠메 우인장은 보았구나(올해 나온 것은 아직이지만). 밀려있는 만화 언제 다 볼 수 있을지(원피스가 가장 많이 밀렸다). 이렇게 말하니까 만화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렇게 많지는 않다. 앞으로 천천히 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밀린 거 다 볼 수 있을 테지. 한해가 지나서 지난번에 어떤 이야기를 보았는지 다 생각나지 않는다. 겨우 하나, 치가 새 친구 얼룩고양이 코치를 만난 거다. 치하고 크기는 비슷하다. 그런데 치가 코치한테 꼬마라고 했다. 지난번이 아니고 이번에. 지난번에도 그런 말했을까. 밤에 치는 코치를 따라서 집을 나왔다. 치가 집을 나온 다음에 코치를 만났던가. 아빠는 치가 밖에 나간 것도 모르고 문을 닫았다. 뜰로 이어진 큰 창문이다. 지금 생각하니 치가 따라간 것은 코치가 아닌 검정고양이였다. 검정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와 만나고 있을 때 치가 공원에 있는 코치를 보고 따라갔다. 그러다 나뭇가지에 목걸이가 걸려서 그게 빠졌다. 고양이 목걸이는 잘 빠지게 되어있다고 한다. 잘못해서 목이 졸리지 않도록.
코치가 치한테 좋은 데 데리고 간다고 했던가보다. 거기는 길고양이한테 먹이를 주는 음식점 옆인 듯했다. 하지만 먹이는 없었다. 그곳이 쉬는 날이었다. 코치는 그만 헤어지자고 했는데 치는 코치를 따라갔다. 공원 안 수풀 속에 상자가 있었다. 거기는 코치가 자는 곳이었다. 코치는 길고양이다. 코치가 상자 안에 들어가니 치도 따라서 들어갔다. 그러고서 하는 말, ‘여기가 좋은 곳이야’였다. 코치는 치한테 좁으니까 나가라고 했다. 조금 끼이기는 했지만 둘이 붙어있어서 곧 따스함을 느꼈다. 치와 코치는 잠이 들었다. 거기에 검정고양이가 나타나서 치한테 ‘집에 가야지’하고 치를 물어서 상자에서 꺼냈다. 얼마 뒤 치가 깨어서 걸어가겠다고 했다. 치는 검정고양이와 헤어져 집에 갔는데 문이 닫혀있어서 밖에서 잤다. 아침에 치는 바로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엄마 아빠 요헤이가 치를 바로 못 보아서. 아침을 먹으려고 다 차린 다음에야 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다행히 요헤이가 밖에 있는 치를 보고 집에 들어오게 해주었다. 창이 커서 밖에 있는 치가 잘 보일지 알았는데 치가 작아서 못 보았나보다.
밖에 나갔다 온 치 몸이 지저분하고 냄새가 나서 엄마 아빠가 치를 씻겼다. 하지만 치는 씻는 것을 싫어한다.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니까. 씻기고 털을 말려주었지만 치 기분은 나빠 보였다. 아빠는 그 모습을 보고 고양이 빗으로 털을 빗겨주었다. 그랬더니 치가 기분 좋아했다. 요헤이네 집 텔레비전을 커다란 디지털 텔레비전으로 바꾸었다. 엄마 아빠 요헤이가 모여서 텔레비전을 보니까 치도 보았다. 그때 비둘기가 나와서 치가 ‘사냥감이다’ 하고 잡으러 텔레비전이 놓인 곳에 올라갔다. 그런데 비둘기가 치보다 더 커 보였다. 치는 깜짝 놀라서 거기에서 내려왔다. 나중에 아빠는 물고기가 나오는 곳을 틀고는 치한테 그것을 보라고 했다. 꼭 아이한테 말하는 것 같았다. 아빠는 어릴 때 금붕어를 키우고 싶어했는데 못 키웠던가보다. 치 먹이를 사고 오던 길에 금붕어를 보았다. 집에 치가 있어서 안 된다고 생각했다가 사 버렸다. 치도 금붕어 보기를 좋아하겠지 하면서. 하지만 치는 아빠 생각과는 달리 금붕어를 사냥감으로 여기고 잡으려고 했다. 치와 아빠 서로 다른 말을 할 때 웃겼다. ‘아빠, 치 사냥감 갖고 싶어. 나 줄거야?’ ‘치도 금붕어 보는 거 재미있지, 많이 봐.’ 말이 통하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지. 말이 통해도 다른 사람 마음을 모르기도 하는구나.
곧 비가 내릴 것 같은 날 치는 집에서 나왔다. 그러면서 무슨 냄새가 난다고 했다. 요헤이와 엄마를 따라가려고 한 듯한데 놓쳤다. 그리고 길을 잃었다. 치는 걷다가 코치를 보았다. 밤에 왔던 음식점 옆이었다. 거기에는 코치뿐 아니라 다른 길고양이도 있었다. 먹이를 먹으러 온 거였다. 치는 코치한테 우리집 어디야 했다. 먹이를 다 먹은 코치는 곧 비가 내릴 것을 알고 비를 피하러 갔다. 치도 코치를 따라가서 비를 피했다. 같이 비 피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치가 자꾸 우리집이라고 하니, 코치는 오래전(아주 오래전은 아니겠지만)에 상자에 함께 있던 형제를 아이가 우리집에 데리고 간다고 했을 때를 떠올렸다. 코치는 치를 집으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집으로 가다가 둘은 길에 떨어진 닭튀김을 보았다. 치가 반씩 먹자고 하고는 더 많이 떼어갔다. 코치는 냄새를 맡고는 치한테 그것을 먹지 말라고 했는데 치는 먹어버렸다. 거기에 검정고양이가 나타나서 코치는 치가 이상한 것을 먹었다고 말했다. 검정고양이가 치한테 먹기 전에 냄새 맡아보지 않았느냐고 하니, 치는 냄새는 안 맡아 보았는데 맛은 별로였다고 했다. 검정고양이가 치가 먹지 않은 것을 냄새 맡아보고는 상했다고 했다. 치는 상한 닭튀김을 먹은 거다.
검정고양이와 코치는 같이 치가 집에 돌아가게 해주었다. 치가 집에 가는 것을 보고 둘은 괜찮을까 했다. 닭튀김을 먹었을 때는 괜찮았던 치가 집에 갔을 때는 이상해졌다. 얼마 뒤 치가 먹은 것을 토했다. 엄마 아빠는 그런 치를 보고 놀랐다. 책을 보고는 치가 토한 게 털뭉치인가 했다. 하지만 털뭉치로는 보이지 않았다. 자꾸 토하는 치를 보고 다시 책을 찾아보았다. 곧 병원에 가야겠다고 했다. 치는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힘이 빠진 치는 잠을 잤다. 엄마 아빠 요헤이가 그 모습을 보았다. 거실 창 밖에서 검정고양이와 코치가 안을 보고 있었다. 둘을 엄마 아빠 요헤이도 보았다. 치가 걱정돼서 보러 왔나보다 했다. 사람으로 치면 치는 식중독에 걸린 건가. 바로 토해서 낫지 않았을까. 그러고 보니 앞에서 코치가 치한테 뱉으라고 했구나. 코치는 길고양이여서 먹이를 바로 먹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다. 검정고양이도 길고양이였던 적이 있었을까. 코치가 사람과 살게 되는 날도 올까. 그런 이야기가 나올지 안 나올지. 고양이가 사람과 사는 게 아주 좋은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코치가 조금 쓸쓸하게 보였다. 치가 ‘우리집’이라고 하는 말을 들을 때.
오랜만에 귀여운 치를 만나서 즐거웠다. 그리고 요헤이네 식구들과 검정고양이와 코치를 만난 것도.
희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