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문학의 즐거움 41
후쿠다 다카히로 지음, 김보경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집단 따돌림, 괴롭힘이 나오는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이것은 제가 그것을 보려고 하는 걸까요, 그런 이야기가 저를 찾아오는 걸까요. 둘 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끔 봐도 시간이 지나면 학교 폭력을 잊고 살아갈 테니까요. 제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요. 이런 책이 늘 나오는 것은 집단 따돌림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학교, 가정, 그리고 아이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해도 그 뿌리가 다 뽑히지 않을 정도로 깊이 박혀 있는 거겠죠. 이런 생각을 하면 슬프기도 하군요. 왜 사람은 자기와 다르다고 해서 따돌리고 괴롭힐까요. 어쩌면 저한테 이런 말할 자격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저와 아주 다르면 그 사람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모르거든요(비슷해도 그럴지도). 하지만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그냥 관심을 안 갖습니다. 이게 좋은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와 다르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을 못 보고 마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자기 감정을 어떻게 나타내야 할지 모르기도 합니다. 저도 비슷하군요. 집단 따돌림, 괴롭힘 안 당하고 살아서 다행이군요. 지금 같은 세상에서 학교에 다녔다면 저도 따돌림 당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아주 심하지 않았을 뿐. 그래서 제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나봐요.

 

지금까지 본 책에서는 아이들이 한 아이를 따돌리고 괴롭혀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괴롭힘 당하는 아이를 그저 보기만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괴롭히는 아이, 괴롭힘 당하는 아이, 그리고 그저 지켜보는 아이. 그저 지켜보는 쪽에 있다 해도 괴롭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지요. 지금은 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많을까요. 이 집단 따돌림, 괴롭힘은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잖아요. 사회가 빠르게 바뀌고 사람들이 마음을 돌보기보다 성적이나 성공에만 마음 써서 그럴까요.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것을 풀기 위해서. 하지만 누군가를 괴롭히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도 왜 그것을 쉽게 그만두지 못하는 걸까요. 오늘은 괜찮아도 내일은 내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따라서 행동하는 것인지도. 이것은 조금 위험한 행동이군요. 그 안에 한사람이라도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만두게 하지 않는 한 집단 따돌림, 괴롭힘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제가 그 한사람이 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비겁한 저군요. 새로운 학교로 옮김 오카자카 아카리는 용기 있는 아이였습니다. 그런 아이가 학교에 많아지면 좋을 텐데요.

 

아카리는 산골 마을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녔습니다. 그 학교는 한 학년에 한반밖에 없었습니다. 아빠 일 때문에 2학기 때 학교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새 학교에 다니기 전에 아카리는 도서실에서 히가시카와 에미코라는 아이를 만났어요. 그런데 아카리가 학교를 옮겼을 때 에미코는 사고를 당해서 병원에 있다고 했어요. 아카리는 학교 아이들과 에미코 병문안을 갔다가 에미코가 사고가 난 곳에 들렀습니다. 그곳에 가 보고 아카리는 에미코는 사고가 난 게 아니고, 스스로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 말을 학년 모임에서 하고 난 뒤 아카리는 반 아이들한테 따돌림을 당합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자 아카리는 학교에 가고 싶지 않았어요. 그날 예전 학교 친구 가나를 만납니다. 가나는 소프트볼팀에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아카리는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그 일을 떠올리고 아카리는 가나한테 미안하다고 했답니다. 가나는 아카리한테 집단 따돌림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아카리뿐이라고 했어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도 하지요.

 

학생 혼자 집단 따돌림, 괴롭힘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선생님과 다른 아이들도 도와야 하지요. 아카리는 먼저 에미코에 대해 알아봅니다. 에미코가 5학년이 되고 따돌림 당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에미코는 4학년 때부터 따돌림 당했다고 합니다. 에미코는 나쁜 아이는 아니지만 감정을 잘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 있잖아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 좋을 텐데. 사실 저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따돌리는 게 아니고, 내가 다른 아이들을 따돌리는 거다고. 지금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못했을 것 같군요. 저도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를 옮겼는데, 제가 5학년 때 어땠는지 생각이 안 나는군요. 잠깐 다른 말을 했군요. 아카리는 5학년이 모두 모인곳에서 에미코가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한 증거를 찾아서 교장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한테 보여주었어요. 바로 무엇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바뀌었어요. 집단 따돌림, 괴롭힘은 숨기고 모르는 척하면 안 됩니다.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것 같아요.

 

담임 선생님은 자기 반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숨기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선생님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도와주려고 애쓰는 선생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선생님도 있더군요.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아이들 하나하나한테 마음을 쓸 수 없다는. 선생님은 아이들만 가르치지 않고 다른 일도 해야 하는군요. 그런 것을 줄여주고 아이들을 잘 볼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부모는 자기 아이가 괴롭힘 당하지 않기를 바라기보다 그런 아이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해주면 좋겠습니다. 가정, 학교, 그리고 아이 모두 애써야 합니다. 자신과 조금 다른 사람이 있으면 이상하게 여기지 말고, ‘세상에는 저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재미있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꿈에서 제가 집단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그전에 제가 괴롭힘 당하는 사람을 도와주었거든요. 그랬더니 다음에는 저를 괴롭히는 거예요. 꿈이었지만 기분 별로였습니다. 그래도 제가 꿈에서나마 다른 사람을 도와주어서 다행입니다. 꿈을 해석하기도 하는데 저는 꿈은 그냥 꿈으로 두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의식이 꿈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지만.

 

 

 

희선

 

 

 

 

☆―

 

“괴롭힘을 당한 아이뿐만이 아니야. 남을 괴롭힌 아이 역시 앞으로도 쭉 괴로워하게 될거야. 자기 자신이 싫어지고, 끝없이 울고 싶을 정도로 후회하게 될 거야. 반드시…….”

 

숨이 막혔다. 그 말은 내 얘기인지도 몰랐다.

 

“아마 모두 누군가 멈춰주길 바랄 거야.”  (96~97쪽)

 

 

우리는 약하다. 작은 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잔인한 감정에 휩쓸려버린다. 지금까지 우리 모두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니까 애쓰지 않으면 안 된다. 자연스럽지 않더라도, 야단스럽더라도, 자신이 여러가지 감정에 떠밀리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서 버티고, 정면으로 맞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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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18 21: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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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1 0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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