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 클럽 단비청소년 문학 3
존 레키치 지음, 서은경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에 ‘루저’가 들어가 있다니.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학교폭력, 괴롭힘 문제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 게 나오는 이야기는 조금 어둡기도 한데, 이 책은 밝은 편이다. 고등학생이라고 하는데 어쩐지 중학생 같기도 하다. 열다섯 살이라고. 이 책이 그렇게 어둡지 않은 것은 많은 아이들이 루저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루저인 아이, 루저인데 제리 위트먼을 따르는 아이, 루저도 제리 패거리도 아닌 아이. 이렇게 셋으로 나뉜다. 거의 한사람을 여럿이 괴롭히는데 여기에서는 제리 위트먼이 많은 아이들을 괴롭히고 돈을 뜯어낸다. 그런데 제리는 왜 그렇게 된 것일까. 꼭 이런 것을 생각하게 된다. 제리가 한사람 뇌성마비 때문에 목발을 짚고 다니는 알렉스 쉐어우드만은 괴롭히지 않았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제리는 알렉스를 업신여기고 얕보는 듯했다. 알렉스는 루저들을 도와준다. 돈이 없는 아이한테 돈을 빌려주고, 윈스턴이 사물함에 갇히면 꺼내주었다. 그리고 뚱뚱한 매니와 함께 있어주기도 한다. 알렉스가 함께 있으면 제리가 괴롭히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윈스턴은 몸집이 작다. 세 아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알렉스, 윈스턴, 매니한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가정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알렉스 엄마는 이 세상에 없고 아버지는 발명가다. 한때는 발명으로 돈을 많이 벌기도 했지만, 문제가 생겨서 빚을 지고 지금은 어딘가로 몸을 숨겼다. 윈스턴 아버지는 사업가로 홍콩에 있었다. 윈스턴을 돌봐주는 네빌 형도 지금은 집에 없다. 집은 부자지만 좀 외로운 아이다. 이것은 알렉스나 매니도 마찬가지구나. 매니는 알코올 의존증 엄마와 살고 있다. 세 사람을 도와줄 어른이 없다. 알렉스가 윈스턴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알렉스는 윈스턴 옆집에 사는 해리를 훔쳐본다. 윈스턴은 해리를 괴물이라고 했는데, 알렉스는 해리가 자기와 같은 루저라고 여겼다(실제 그랬다). 해리가 달라지면 알렉스 자신의 앞날도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매니 엄마가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으러 갔을 때 매니도 윈스턴 집에서 지내게 된다. 해리는 세 아이의 보호자가 된다. 보호자라기보다 거의 친구다. 해리한테도 뇌성마비 아들이 있어서 해리는 알렉스를 남다르게 보았다. 알렉스 아버지를 찾아서 다시 돌아오게도 해주었다. 윈스턴 집은 루저 클럽의 모임을 갖는 곳이 되기도 한다. 세 아이와 다른 루저들은 제리가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모여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우리나라 단편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문열)이 떠오르기도 했다.

 

제리는 한사람이고 루저는 아주 많은데. 알렉스는 제리 패거리와 크리스마스 전구 장식으로 싸우기로 한다. 크리스마스트리 꾸미기인 듯. 알렉스와 다른 아이들이 이기면 제리는 루저들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했다. 얼핏 보면 평화로운 싸움인 것 같지만, 제리는 알렉스와 루저들이 꾸민 것을 한번 부수었다. 알렉스와 아이들은 제리한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시 힘을 낸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알렉스, 윈스터, 매니 그리고 루저들이 이겼다. 이것은 당연한 것인가. 겁쟁이에 끈기없는 루저일지라도 여럿이 힘을 합치면 큰 힘이 되니까. 두렵고 무서운 일에서 달아나지 않아야 한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겠지만, 여럿이 모이면 이길 수 있다. 하지만 이 일을 쉽게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왜일까. 여기에서 아이들이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거의 모두가 루저였기 때문이다. 같은 형편이 아닐지라도 힘있는 쪽보다는 힘없는 족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을 없애기 위해 학교와 가정에서 마음을 써야 하지만, 그 한가운데 있는 아이들도 애써야 한다. 나는 이렇게 쓰는 것밖에는 못하지만.

 

 

 

희선

 

 

 

 

☆―

 

“우리가 위트먼한테 복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어. 제리 위트먼이 그려진 다트 판이 있어서 제리 이마 한가운데 정확히 주먹을 날렸으면 좋겠어.”  (89쪽)

 

 

“우리는 녀석을 이길 수 있어. 크리스마스 전구든 구슬이든 뭐가 문제야? 우리는 녀석을 이길 수 있어”  (1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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