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케이틀린 - 2010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작 생각하는 책이 좋아 10
캐스린 어스킨 지음, 김영선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예전에 이 책 속에 나온 케이틀린처럼 아스퍼거 증후군인 아이가 나온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마르셀로의 특별한 세계》(프란시스코 X. 스토크) 책을 본 지 오래돼서 다 생각나지는 않습니다. 마르셀로는 케이틀린보다 나이가 좀 많았고, 세상에 나아가려 하고 있었습니다. 법률회사를 하는 아버지 일을 돕던 마르셀로는 아버지가 안 좋은 일을 하는 것을 알게 되고 그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변호사는 일을 부탁하는 사람이 나쁘다 해도 그 사람이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잖아요. 물론 그런 일을 아예 맡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보통 사람이라면 안 좋은 일을 보면 바로 말하거나 자기 식구와 관계가 있으니 모르는 척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마르셀로는 증거를 찾아내서 아버지를 고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게 생각나지는 않는데, 마르셀로는 옳지 않은 일을 옳지 않다고 말하는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마르셀로는 자신한테 편한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마르셀로한테 관심이 간다면 한번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인 사람이 쓴 책도 있었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저 문 너머로》(후지이에 히로코)입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이 발달장애(자폐증)와 조금 비슷하지만 다른 것입니다. 어쩌다 보니 다른 책 이야기를 먼저 했군요.

 

케이틀린은 아버지와 오빠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오빠가 다니는 중학교에서 학생이 총격 사건을 일으켰을 때 총에 맞아서 죽었습니다. 그 일은 케이틀린과 아빠뿐 아니라 케이틀린이 사는 지역과 학교 그리고 해를 입은 식구한테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누가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책 속에 나온 그 일은 실제 일어났던 일을 모델로 했다고 합니다. 2007년 버지니아 공대에서 3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범인은 한국계 미국 사람 조승희였어요. 그때 그 일로 우리나라도 시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이런 안 좋은 일일 때는 ‘한국계’라는 말을 꼭 붙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일일 때는 그냥 한국사람이라고 할지도. 작가는 케이틀린으로 하여금 많은 사람이 서로에 대해 더 잘 알려고 애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합니다. 아스퍼거 증후군인 케이틀린은 자신을 잘 알아주는 오빠를 잃었습니다. 앞으로는 오빠가 없는 세상을 살아가야 했지요.

 

평범한 사람도 식구를 잃으면 슬픔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텐데, 케이틀린은 어 더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케이틀린이 사람 감정을 잘 알기 어렵다고 했는데, 제가 볼 때는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확실하게 말할 수 없었을 뿐 케이틀린 마음속에서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마음을 함께 느끼는 것은 잘 못했지만. 학교에서 케이틀린은 상담 선생님 브룩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친구를 사귀어가려 합니다. 친구를 사귀는 일은 보통 사람도 어려운 일인데 말입니다. 케이틀린은 뉴스에서 ‘종결’이라는 말을 듣고 자신과 아빠도 무엇인가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오빠를 잃은 것에 대해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오빠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그 일은 케이틀린뿐 아니라 아빠 마음도 낫게 해주어야 했습니다. 케이틀린은 아빠와 함께 오빠가 만들다가 만 궤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오빠가 다닌 학교에 기증했습니다. 이 일은 다른 사람한테도 감동을 주었습니다. 총격 사건 때 엄마를 잃은 마이클한테도. 케이틀린은 마이클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이 일이 조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제대로 쓰지 못한 것 같습니다. 케이틀린이 오빠가 만들다 만 궤를 다 만드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 궤를 만들게 되면서 케이틀린은 오빠가 더 살지 못해서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된 것을 슬퍼합니다. 케이틀린은 그것이 공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케이틀린은 친구를 사귀기 위해 애쓰지만, 케이틀린 처지에서만 생각해서 문제가 일어났습니다. 이제 케이틀린은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을 조금 알게 된 것이죠. 우리는 다른 사람 처지에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이 많을지 적을지. 케이틀린을 대하는 아이들은 케이틀린을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과 조금 다르다고 해서 아예 마음을 닫아버리면 안 되겠죠. 총격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도 따돌림을 당했다고 하더군요. 따돌림이 꼭 따돌리는 쪽에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따돌림 받는 쪽도 생각하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화만 마음속에 쌓지 않고요. 어쩌면 조승희는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만 키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결국 그게 터져버린 거죠.

 

케이틀린처럼 우리도 다른 사람 마음을 잘 보도록 애썼으면 합니다. 사실 케이틀린보다 우리는 좀더 쉽게 알 수 있잖아요.(가끔 저는 어렵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스퍼거 증후군인 사람은 느려도 보통 사람이 하는 것은 다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알아두는 것도 좋겠죠. 케이틀린은 책을 잘 읽었고 그림도 잘 그렸습니다. 지금까지는 흑백으로 두었는데, 이제 색을 칠하려 합니다. 케이틀린은 세상에 한발짝 내딛었습니다. 이야기가 뒤죽박죽이네요.

 

 

 

희선

 

 

 

 

☆―

 

아빠는 나를 안아 주었다. 우리는 소파에 오랫동안 함게 앉아 있었다. 공감은 처음 느꼈던 것만큼 그리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같은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감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이따금 우리는 정말로 다른 사람들을 걱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할 수 있고, 그들이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만큼 좋은 느낌을 가질 수 있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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