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2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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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권을 다 보고 한번에 썼다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1권을 보고 먼저 썼으니 말이다. 그것을 쓸 때도 별로 안 좋았는데 지금은 더 안 좋다. 책하고는 상관없다. 여기에 이런 말을 쓰다니. 그냥 책이야기를 써야겠다. 스키터는 백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유색인 이야기를 쓰기로 하고, 아이빌린과 미니의 말을 들었다. 이야기를 해줄 가정부가 더 있어야 했는데 선뜻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힐리 집에서 가정부로 일하던 율 메이가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율 메이는 쌍둥이를 모두 대학에 보내기 위해 일해서 번 돈을 모았는데, 돈이 아주 조금 모자랐다. 율 메이는 힐리한테 돈을 빌려주면 일해서 갚겠다고 했다. 하지만 힐리는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좋지 않은 말도 했다. 율 메이는 힐리의 반지를 훔쳤다. 그것은 비싼 보석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율 메이는 교도소에 가고 벌금까지 내야 했다. 아이들은 대학에 가지 못하게 되었다. 이 일 때문에 가정부들은 화를 내고, 스키터한테 자기 이야기를 하게 된다. 씁쓸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따듯한 이야기도 있었다. 백인이라고 해서 모두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가정부 이야기는 책으로 나왔을까. 책으로 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 있었지만 책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 안에 스키터를 키워준 콘스탄틴 이야기도 들어갔다. 혹시라도 다른 가정부한테 해가 갈까 싶어 미니가 힐리한테 한 일도 넣었다. 힐리가 그 책을 보고 책속에 나오는 곳이 잭슨이 아니다고 말하기를 바란 것이다. 힐리가 책을 보기 시작했을 때는 그 안에 있는 가정부를 모두 밝혀내야겠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을 보고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그게 자신이라고 밝히는 꼴이 될 테니까. 그래도 힐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안에서 아이빌린과 미니한테 나쁜 일을 했다. 다른 사람한테는 가정부를 해고하라고 하기도 했다. 어디에든 안 좋은 일을 이끄는 사람이 있다. 그게 오래 갈까. 어쩐지 힐리는 누군가를 괴롭히고 따돌리는 일을 이끄는 사람 같다. 힐리 때문에 따돌림 당한 사람은 스키터와 셀리아다.

 

‘가정부’라는 책이 나왔을 때, 아이빌린과 미니와 스키터 마음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세사람뿐 아니라 다른 가정부도 그랬다. 다행하게도 아주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빌린이 엘리자베스 리폴터 집에서 일을 그만둬야 했지만. 엘리자베스 리폴터는 힐리 말을 그대로 따랐다. 미니는 술을 마시면 자신을 때리는 남편을 떠날 결심을 했다. 책이 모두에게 자존감을 갖게 해준 것은 아닐까. 아이빌린은 힐리와 엘리자베스 리폴터보다 자신이 더 자유롭다고 느꼈다. 파이를 먹은 게 자신이 아니다고 말해야 하는 힐리, 자기 이야기를 읽고도 깨닫지 못하는 리폴터. 힐리처럼 유색인과 자신은 다르다고 선을 긋는 사람도 있겠지만, 유색인이나 백인이나 같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미니도 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셀리아가 선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을 때 아주 이상하게 여긴 거였다. 1권 보면서 셀리아가 스키터와 친하게 지내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2권에서 미니는 셀리아한테 힐리보다는 스키터와 잘 지내보라고 했다.

 

정리를 잘 해서 썼다면 좋았을 텐데. 책을 보고, 그것에 대해 쓰고 나면 늘 ‘이렇게밖에 못 쓰다니’ 한다. 미국에만 인종차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이나 백인이 많은 곳에 가면 인종차별을 당하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동남아시아 사람을 차별한다. 그래도 괜찮은 것인가. 피부색하고 상관없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전쟁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희선

 

 

 

 

☆―

 

“스키터, 루브니아는 누구보다 용감해. 자기 문제도 힘들 텐데 앉아서 내게 말을 걸어주거든. 하루하루 버티게 도와줘. 루브니아가 나에 대해 쓴 것을 읽으면서. 자기 손자를 도와준 부분 말이야, 내 평생에 그렇게 고마운 적이 없었어. 몇 달 동안 그렇게 기분 좋은 적이 없었어.”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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