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프 1
캐서린 스토켓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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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제도가 없어졌다고는 해도 인종차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때는 1960대고,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심한 미시시피 주의 잭슨이다. 미시시피 하면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생각나기도 하는데. 허클베리 핀이 살았던 시대가 더 옛날이었겠구나. 1960년에 유색인이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 여기에서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다. 그 대표라 할 수 있는 사람이 아이빌린과 미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와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백인 여성 스키터다. 아이빌린, 미니 그리고 스키터 세 사람이 번갈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나한테 안 좋은 점이 하나 있는데 사람이 많이 나오면 어떤 사람이 중요한지 처음에는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세 사람 이름만 기억하기에도 조금 바빠서 말이다. 이 사람 이름 외워야 할까 한 사람은 힐리다. 힐리는 미니가 다른 백인집에서 가정부를 못하게 하고, 처음에 친구들과 리폴트 집에 모였을 때 가정부가 쓸 화장실을 따로 지어야 한다고 했다. 이 잭슨에서 인종차별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힐리다. 이때 백인들은 유색인에서 안 좋은 병이 옮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화장실을 따로 썼다. 잘못해서 유색인이 백인이 쓰는 화장실을 쓰면 죽을 정도로 때렸다. 리폴트 집에는 가정부 화장실이 따로 없었는데, 힐리 때문에 바깥에 만들게 되었다. 아이빌린은 리폴트 집에서 아기(메이 모블리) 돌보기와 요리, 청소를 했다. 화장실을 다 지었을 때 힐리가 생색을 냈다. 혼자 화장실을 써서 좋지 않느냐고.

 

여자들 모임 안에 스키터가 있었다. 스키터는 아이빌린한테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느냐는 말을 했다. 그리고 스키터를 키운 것은 유색인 가정부 콘스탄틴이었다고 말했다. 스키터가 콘스탄틴 주소를 아이빌린한테 가르쳐달라고 했지만, 아이빌린은 모른다고 했다. 스키터는 콘스탄틴이 자신을 길러준 때를 떠올렸다. 스키터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는 콘스탄틴과 편지를 주고받기도 했는데, 스키터가 졸업하기 얼마전에 콘스탄틴은 일을 그만두었다. 스키터는 콘스탄틴이 스스로 일을 그만두었다고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 일에 대해서는 아이빌린이 알고 있었는데 스키터한테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니, 어쩌면 다음 권에서 말할지도 모르겠다. 스키터는 지역 신문에 글을 쓰게 되면서 살림에 대한 일을 아이빌린한테 도움받았다. 얼마 뒤 스키터는 백인 가정에서 가정부로 일하는 유색인 여성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다. 다른 사람은 쓰지 않은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서. 스키터는 가장 먼저 아이빌린한테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했다. 처음에 아이빌린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아들 친구가 실수로 백인 화장실을 쓴 일로 눈이 멀게 된 일도 있었다. 얼마 뒤 아이빌린은 말하겠다고 했다. 힐리 때문에. 아이빌린이 쓴 글을 스키터한테 읽어주었는데, 스키터도 유색인에 대해 조금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색인은 글을 잘 쓰지 못할 것이다는. 아이빌린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선생님은 아이빌린한테 총명함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읽고 쓰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아이빌린은 기도를 글로 썼다.

 

가정부는 백인한테 말대답을 해서는 안 되었는데, 미니는 입바른 소리를 잘했다. 그래서 가정부 일을 그만두어야 했을 때가 많았다. 힐리한테는 무엇인가를 넣은 파이를 주었다는데, 이 일도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미니는 다시 가정부로 일하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잭슨에 온 지 얼마 안 된 사람으로 힐리가 따돌렸다.(그러고 보니 셀리아는 따돌림 당한 것이구나) 셀리아는 다른 백인 주인하고는 다르게 미니를 대했다. 백인 주인에 대해 그리 좋게 여기지 않던 미니는 셀리아의 태도도 좋게 여기지 않았다. 셀리아는 무엇인가 숨기는 게 있었다. 한번은 셀리아가 미니를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친구라고 생각했다면 자신에 대한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셀리아는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니가 셀리아 집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 좀 웃겼다. 하지만 미니한테 안 좋은 일도 있었다. 그것은 셀리아가 남편한테 가정부 쓰는 일을 숨겨서 미니가 일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온 것을 셀리아 남편으로 알고 손님 욕실에 숨어야 했던 일이다. 미니는 남편과 다섯아이가 있었다. 남편이 번 돈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웠다.

 

스키터는 인터뷰할 가정부를 아이빌린한테 알아봐달라고 했다. 미니도 하게 되고, 힐리 집에서 일하는 가정부 율 메이도 관심을 가졌다. 백인인 스키터가 아이빌린이나 다른 유색인 가정부를 만나고, 글을 쓰는 일은 꽤 위험했다. 그리고 미국유색인지휘향상협의회에서 지부장으로 일해온 사람이 총에 맞아 죽었다. 그 일은 KKK단이 한 일이라고. 스키터는 한번 잘못해서 가방을 힐리가 열어보게 했다. 그 안에는 아이빌린과 미니를 만나서 쓴 글이 들어있었다. 그래도 힐리가 그 글은 읽지 않았던가보다. 스키터는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아이빌린한테 이제 그만두어도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빌린은 그러지 않겠다고 했다. 이제 시작했을 뿐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는 다음 권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것을 느끼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신기한 일이 있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1960년부터 인종차별에 관심을 갖게 된 미국 젊은이가 많았다는 말을 들었다. 이 책을 볼 때 그랬다. 앞으로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봐야겠다.

 

 

 

희선

 

 

 

 

☆―

 

나는 잠시 묵묵히, 힐리가 조잘거린 화장실 계획과 가정부에게 물건을 훔쳤다고 뒤집어씌운 사실과 질병 운운하던 것을 떠올린다. 그 이름이 못쓰게 된 피칸 열매처럼 밍밍하고 씁쓸하다.  (210쪽)

 

 

우리를 갈라놓는 법이 얼마나 많은지 아연해져서 나는 총 스물다섯 쪽 가운데 네 쪽을 내리 읽는다. 흑인과 백인은 분수도, 영화관도 공중 화장실도, 야구장도, 전화박스도, 서커스도 공유할 수 없다. 흑인은 나와 같은 약국에 가지 못하고 같은 창구에서 우표도 사지 못한다. 예전에 우리 식구가 콘스탄틴을 데리고 멤피스로 놀러 가는 길에 고속도로가 거의 빗물에 잠겼는데도 호텔에서 콘스탄틴을 들이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우리는 쉬지 않고 곧장 차를 몰아야 했다. 아무도 그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우리 모두 이런 법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곳에서 살아가지만, 이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없다. 이것을 활자로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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