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미란다에게 생긴 일 - 2010년 뉴베리상 수상작 찰리의 책꽂이
레베카 스테드 지음, 최지현 옮김 / 찰리북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딘가에서는 열한 살일 때 중학생이던데, 여기에 나온 미란다는 열두 살인데도 초등학교 6학년이다. 초등학교가 4년제인 곳도 있기는 하다. 아니 그것보다는 책 속에 나온 때가 1970년대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미란다는 엄마와 둘이서 살고 있고, 아버지가 없다.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엄마 남자 친구인 리처드 아저씨가 있어서였을까. 엄마는 변호사가 꿈이었는데 대학 1학년 때 미란다를 낳아서 학교를 그만두고 지금은 법률 사무소에서 일한다. 미란다 이름은 ‘미란다 경고(원칙)’에서 따온 거였다. 엄마가 처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그렇다고 했다. 미란다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남자 이름이었다. 미란다에 대한 것을 어디선가 본 것 같기도 한데 생각나지 않는다. 미란다가 늘 읽는 책은 《시간의 주름》(메들렌 렝글)이다. 이 책 나도 읽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제목에 ‘시간’이 들어가 있는 책을 읽은 것 같기도 한데, 다른 것인가 보다.

 

이 이야기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앞에 미란다에 대해 조금 썼는데, 미란다는 엄마가 일을 해서 열쇠를 가지고 다니고 열쇠를 학교에 두고 올 때는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집 가까운 곳에는 조금 이상한 사람이 나타났다. 미란다는 웃는 남자라고 했다. 이 웃는 남자 곁을 지난 때면 언제나 단짝 친구인 샐이 있었는데, 샐과 멀어지고 만다. 샐이 어떤 남자아이한테 맞고는 미란다와 말하지 않고 같이 다니지 않게 되었다. 미란다가 샐과는 멀어졌지만 학교에서 다른 친구를 사귀었다. 그래도 여전히 미란다는 샐에 대해 마음 썼다. 미란다는 샐을 때린 남자아이 마커스와도 말을 하게 된다. 어느 날 미란다는 빌려 온 책 속에서 쪽지를 보게 된다. 쪽지에는 알 수 없는 말이 쓰여 있었다. ‘네 친구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갈 거다. 내 목숨까지도.’ 이 말은 마지막 줄에 있는 말이다. 첫번째 쪽지는 엄마와 함께 봤는데, 두번째 쪽지에서 미란다만 보라고 했다. 미란다는 대체 누가 자신한테 쪽지를 보내는 것인가 하고, 위험에 빠지는 친구는 누구인가 한다.

 

쪽지 때문이었는지 미란다는 아이들을 잘 살펴본다. 그리고 여러가지를 알게 된다. 한 친구는 병이 있는데도 말하지 않았고, 그 친구를 좋아하는 친구를 보면서는 샐을 생각하는 자신과 같다는 것을 알았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창피해서 선생님한테 말하지 못한 아이를 보고는 미란다가 선생님한테 말하고 화장실에 그 아이와 함께 갔다. 그리고 사고를 당할 뻔했다가 웃는 남자 때문에 조금 다치기만 한 샐 마음도 알게 되었다. 샐이 미란다와 멀어지게 된 까닭 말이다. 샐은 자기한테 친구가 미란다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친구도 사귀어야 한다고 느꼈던 거였다. 친구가 하나밖에 없어도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닌데, 샐은 외로웠나 보다. 샐은 미란다한테 신호를 보냈다고 했는데, 알기 어려운 신호보다 말을 했다면 더 나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미란다 마음이 덜 아팠을 텐데 말이다. 쪽지에 쓰여 있던 위험해지는 친구는 바로 샐이었다. 그러니까 일어나지 않은 일이 쪽지에 쓰여 있었던 거다. 누군가가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란다는 바로 그 사람한테 편지를 써야 했다. 아직 시간 여행을 떠나지 않았고, 죽기까지 하는 사람한테 말이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와 비슷한 것을 본 것 같은데, 위험을 알려줘서 사고를 당하지 않았던 영화 <시월애>가 있기도 했다. 그리고 자기 동생을 구하려고 나중에 타임머신을 만들어서 앞날의 자신이 지금의 자신을 만나는 이야기도 있다. 《시간의 퍼즐 조각》(낸시 에치멘디) 앞에서는 제목이 떠오르지 않았던. 예전에는 시간 여행을 할 때 자기 자신과 마주치지 않아야 하는 원칙 같은 것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없어진 듯하다. 아니, 서로가 모르면 상관없을지도. 지금을 살아가는 자신은 앞날에서 온 자신을 모르는 거다. 겉모습이 다르니 모를 수밖에 없지만. 언젠가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면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슬픈 일이 한번 일어나서 그 일을 막기 위해 시간 여행을 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시간 여행도 중요하지만, 여기에서는 미란다가 자라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이런 모습은 동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이구나, 그리고 꼭 아이들만 자라는 것은 아니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좀 더 잘 보려고 하는.

 

 

 

희선

 

 

 

 

☆―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쉬워. 하지만 그 사랑을 소리 내어 이야기해야 할 때를 알기는 어려운 법이지.”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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