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1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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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독스 13 세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마음 졸이며 봤어. 두번째 그 시간이 다가오면 혹시 그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는데, 그리고 시계도. 그래, 나는 세이야 시계가 정확할 줄 알았어. 마지막까지 보고 났더니 이상하게 눈물이 났어. 대체 왜였을까. 슬퍼서였을까, 조금 덧없어서였을까. 아마 둘 다겠지. 결국에는 죽은 사람과 무서운 세계에서 몇 사람이 지낸 한달 남짓이라는 시간은 대체 뭐지, 하는 생각 때문이겠지. 겨우 몇 사람만 남은 세계에서도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세이야는 존경스러웠어. 나는 절대 그렇게 못할 테니 말이야. 그렇지만 그런 생각을 아주 안 한 것도 아니야. 그곳에 남은 사람들만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다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이런 생각은 내가 거기에 있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 그리고 P-13 현상이 한번 더 일어난다는 것을 몰랐을 때 한 생각이야. 누구나 또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면 무엇인가 달라질 것이다고 생각할거야.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본래 내가 차근차근 설명하는 거 잘 못해.

 

일본 총리를 만나러 JAXA(우주 항공 연구 개발 기구)에서 사람이 왔어. 블랙홀의 영향을 지구가 받게 되는데 그것을 P-13 현상이라 했어. 그 일은 3월 13일 13시 13분 13초에 일어난다는 거야. 총리와 각료들은 그때 큰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만을 바라고 국민들한테는 아무 말하지 않기로 했어. P-13 현상이 일어나도 그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었지. 국민들한테 말했다가 큰 혼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여긴거야. 사람이 느끼지 못한다 할지라도 조심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 P-13 현상이 일어났을 때 가만히 있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어. 그리고 그 사람들은 많은 사람이 사라져버린 세계에 남게 되었어. 모두가 사라진 것인지, 몇 사람이 그곳에 가게 된 것인지. 어쨌든 그 세계는 아주 무서웠어.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 지진뿐 아니라 모든 것을 잠기게 할 듯이 엄청나게 비가 쏟아졌거든.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을 모두 없애버리기 전에는 멈추지 않을 것 같았어. 실제로도 그랬고.

 

열세 사람이 가게 된 패러독스 13 세계는 사람뿐 아니라 살아있는 동물은 살 수 없는 곳인가 봐. 그 세계가 사람이나 동물을 다른 물질이라 여긴 게 아닐까. 그런데 이게 다른 세계에서만 있을 수 있는 일일까. 우리는 지구를 아프게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자연환경이 많이 바뀌기도 했잖아. 이 세계에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게 나왔을 때는 정말 무서웠어. 패러독스 13 세계에 내린 것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비를 경험했으니까. 여름에 우리나라 한 지역에 갑자기 비가 아주 많이 쏟아지게 된 것은 분명히 환경이 파괴되었기 때문일거야. 또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 아무리 사람한테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힘이 있다 할지라도 같은 일을 여러번 겪으면 마음이 꺾일거야. 그건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게 썼는데 신기하게도 이곳에 있는 사람이 열셋이었어. 열셋이었던 사람이 줄어갔지만.

 

사람 때문에 지구가 아프다는 것만을 말하고 있지는 않아. 이것이 아주 중요한 것이기는 해. 그렇다고 어떠한 형편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마라도 아닌 것 같아. 사실 희망은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뜬구름 같은 거잖아.(보이지 않아도 믿어야 하지만) 그러면 우리가 잡을 수 있는 것은 뭘까. 그것은 나도 잘 모르겠어. 사람마다 다 다르지 않을까. 바로 옆에 있는 사람 손일 수도 있고, 이런 경우가 가장 많겠지. 꼭 무엇인가를 잡아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어쨌든 살아가라 가 아닌가 싶어. 살아있어야 무슨 일이든 일어나잖아. 지금은 패러독스 13 세계에서 사람들이 보낸 한달 남짓의 시간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 시간이 그 사람들한테는 필요했던 거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말이야.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아주 다 믿는 것은 아니지만,

살아있는 게 좋다고 생각해

어쨌든 살아가

 

 

 

희선

 

 

 

 

☆―

 

“사람들을 잘 부탁해. 절대 타협하지 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어. 살려고 애쓰지 않는 사람한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아.”  (5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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